中 인민은행 총재 서열 '추락'…국유은행 회장보다 못한 신세

경제 위기·중앙 통제에 입지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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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EUTERS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막강했던 영향력이 급속히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정부가 금융 통제도 중앙집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인민은행 총재의 당 서열이 인민은행 감독을 받던 일부 은행의 수장보다 낮다”며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의 금융 개편으로 인해 인민은행 영향력은 물론 글로벌 규제당국 및 시장과의 소통 채널 역할마저도 약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중국센터의 조지 매그너스는 “중국의 새로운 금융 구조의 가장 큰 희생자 중 하나가 인민은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민은행의 개혁은 그간 중국 정부가 금융 자유화를 실험할 수 있게 해준 일종의 트로이 목마였다”며 “이제는 코로나19 이후 더딘 경제 회복세와 부채 폭탄에 내몰린 지방정부 등 각종 위기로 인민은행이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평가했다.

인민은행의 영향력이 약화되기 시작한 것은 올 초부터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계기로 3연임에 성공한 시 주석이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다. 그는 공산당 산하에 중앙집중적 금융감독기구인 중앙금융위원회를 신설했다. 이때 중앙금융위는 인민은행의 고위직 임명에 대한 발언권을 갖게 됐다. 모든 금융 활동을 감독하는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NFRA)도 설립했다. 해당 조직 개편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NFRA는 앞으로 인민은행의 주요 지점 1600개 이상을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인민은행 총재로 취임한 판공성(사진)에 대한 뒷말도 나오고 있다. 차기 총재로 거론되던 주요 인사들이 시장 지향적 개혁 성향 등으로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고, 정년을 코앞에 둔 판공성 총재가 깜짝 등판했기 때문이다. 판공성 총재의 공산당 서열은 중국공상은행의 랴오린, 중국농업은행의 구슈 등 인민은행 감독을 받는 국유은행 회장보다 낮다고 FT는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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