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도 ‘예술인 기회소득’ 도입해야…지역 원로 예술인들 한목소리
경기도의 예술인 기회소득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수원에서 지급되지 않는 데 대해 수원 지역 원로 예술인들이 지역 사회의 각성을 촉구했다.
‘예술인 기회소득’에 관한 원로예술인 간담회가 26일 오후 3시 수원 라포애갤러리에서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경기도가 올해부터 도내 27개 시군 대상으로 진행 중인 예술인 기회소득 사업이 수원특례시를 비롯한 4개 지자체(수원, 용인, 고양, 성남)에서만 시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 예술인들이 대응책을 모색하고자 기획됐다.
앞서 수원시가 올해 9월 ‘수원시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 조례안’을 상정해 내년도 사업 근거를 마련하려고 했으나, 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도비(50%)와 시비(50%)로 매칭되는 예술인 기회소득 사업을 위해 경기도는 2024년도 본예산에 수원시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분을 포함시켰으나, 수원시는 관련 사업 근거인 조례안 통과부터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에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원로 예술인들이 공론화를 위해 나선 것이다.
수원미술협회 이사를 맡고 있는 김대준 작가가 사회를 맡은 이번 행사에선 미술계와 문인계 등 수원 지역에서 터를 잡고 오랜 기간 활동해온 김재중, 권청자, 임병호, 이주영, 이오연, 정세학 원로 예술인 등 총 6명의 패널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패널들은 공직사회가 예술인들을 바라보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으며, 이번 자리를 예술인들이 합심해서 향후 정치권에 목소리를 내는 기회를 늘려갈 수 있는 마중물로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주영 작가는 “문화도시 수원이라고 하는데, 문화예술인들은 도대체 이 도시에서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예술인들을 바라보는 저열한 생각들이 행정 전반에서 다 드러난다고 본다”며 “예술가들은 귀중한 인적 자산이다. 어느 나라든 도시든 그곳의 수준을 말하는 건 문화와 예술 영역에서 결정되는데, 그걸 생산하고 담당하고 책임지는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투자도 없이 토사구팽하는 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의식을 바꿔야 할 때”라고 토로했다.
이오연 작가도 “예술인의 활동은 시민들의 정서적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등 사회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예술인들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해 수원시의회 의원들은 무관심과 태만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수원시내 예술인들은 범예술인 운동을 통한 시민사회와의 연대는 물론 전국 예술인 연대 투쟁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객석에서 패널들의 의견을 듣던 윤춘수 작가(수원미술협회 감사)도 “정치하는 사람들을 상대하려면 우리도 대응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예술인들이 시의회 등 공직에 진출할 수 있게 하는 방안 등 다방면으로 우리들의 목소리가 퍼져나가는 창구를 마련해 예술인들의 현실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임병호 시인 역시 “특정 단체의 이해관계를 따질 게 아니라, 수원시내 예술인들 모두가 합심해서 공직사회에 단순한 호소 대신 날카로운 경고를 날려야 하는 시점”이라며 “액수의 문제가 아니다. 150만원 안 받아도 된다. 이건 사회에 공헌하는 예술인들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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