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구 이사장 "방재 데이터 활용해 화재 위험 낮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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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화재와 산불 처리는 여전히 정부 재정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민간 보험회사의 공적 기능을 확대하면 시장을 넓히는 기회도 될 수 있습니다."
강영구 화재보험협회 이사장(사진)은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고 취약 부문에서 보험사의 역할을 확대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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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보험 가입률 30% 그쳐
화재 사고 처리 정부 재정에 의존
민간 보험사 공적 기능 확대 필요
협회에 방재 관련 데이터 축적
위험 관리플랫폼 '브릿지' 구축
“전통시장 화재와 산불 처리는 여전히 정부 재정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민간 보험회사의 공적 기능을 확대하면 시장을 넓히는 기회도 될 수 있습니다.”
강영구 화재보험협회 이사장(사진)은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고 취약 부문에서 보험사의 역할을 확대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취약 부문은 전통시장이나 산림처럼 화재 위험이 높고 피해도 크지만 보험 가입률은 낮은 영역을 말한다.
위험 관리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강 이사장은 “취약 부문의 변화가 개인 안전, 국가 재정, 보험사 시장 확대 등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대문시장 등 전통시장의 보험 가입률은 30% 안팎에 그친다. 상인이 보기엔 보험료가 비싸고, 보험사 입장에선 수익성이 떨어져 시장이 성숙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강 이사장은 “정부와 보험사가 함께 취약시설의 위험 관리와 안전의식을 끌어올리는 게 선순환의 시발점”이라며 “전통시장에서 큰불이 나면 상인들이 가장 먼저 국가가 아니라 보험사를 떠올릴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가 제시한 위험 관리의 선순환 구조는 다음과 같다. 전통시장에 소화시설을 늘리는 식으로 안전도를 높이면 적정한 보험료를 산출할 수 있다→상인의 보험 가입률이 올라간다→대형 사고에 대한 정부 재정 부담이 줄고 보험사에는 시장 확대 기회가 된다→사회 전체의 안전도가 높아진다.
이런 강 이사장의 비전에 따라 화재보험협회는 지난 5월 행정안전부 소방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및 12개 손해보험사와 화재 등 재난 예방 및 안전문화 확산 업무협약을 맺었다. 강 이사장은 “1년여 남은 임기를 국민 안전문화 확산과 보험사의 영역 확장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해외 전문기관과 협업 확대
화재보험협회는 ‘협회’라는 이름 때문에 이익단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법적 성격은 화재보험법에 근거한 공공법인이다. 주요 업무는 특수건물(11층 이상 등)에 대한 안전 점검, 방재 컨설팅, 화재 예방 교육 등이다.
강 이사장은 지난해 3월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협회 구성원들에게 ‘재난 예방’이라는 협회 본연의 역할을 심화·발전시키자고 강조했다. 협회는 그동안 축적한 방재 관련 데이터를 종합한 보험 플랫폼 ‘BRIDGE(브릿지)’를 구축해 출범 50년을 맞은 지난 5월 선보였다.
강 이사장은 “화재보험협회는 화재나 폭발, 붕괴, 침수 등 각종 재난과 예방에 관한 데이터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갖고 있다”며 “1차 고객인 보험사가 손해 사정이나 상품 설계 등에서 협회의 데이터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보험과 관련한 데이터가 중심이지만 향후 해외 전문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종합 리스크 관리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화재보험협회는 10월 유럽 기반 국제 방재기구연합인 CFPA-EU에 아시아 기구 최초로 가입했다. 미국 FM글로벌, 영국 FPA 등 선진국 보험사 및 기구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화재보험협회의 직원은 200여 명이다. 이 중 120명가량은 안전 점검 및 리스크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다. 강 이사장은 “협회 엔지니어들은 화재를 포함한 각종 사고 예방과 관련한 전문적인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이런 노하우를 토대로 공신력 높은 안전진단 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협회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건물이나 공장이 보험에 가입하려면 화재보험협회의 리스크 보고서를 필수적으로 내야 하는 수준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화재보험협회의 보고서 결과에 따라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는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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