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MPANY] 국내 배전 시장 압도… 전력솔루션 경쟁력으로 세계시장 두들긴다
6월 기준 해외 연매출 7억6706만달러로 1년새 69%↑… '7억달러 수출탑'
북미시장 전력계통 사업 진출 위해 필수 규격인 UL인증 국내 최초 획득
4년 200억 이상 투자해 단계적 스마트 공장 구축… '세계 등대공장' 선정
글로벌 제조업 환경은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19를 시작으로 미·중 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굵직한 대외적 리스크가 겹치며 전례 없는 불확실성을 겪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정체됐던 투자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그간 패권 경쟁에 밀려났던 기업들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펼쳐지고 있다.
LS일렉트릭은 국내 전력솔루션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해왔으나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었다. 가격 경쟁력보다는 신뢰성을 우선시해 기존 거래선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큰 산업 특성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거치며 글로벌 공급망이 사실상 붕괴되며 '납기 대응력'이 최우선 경쟁력으로 부각되자, LS일렉트릭은 글로벌 공급망 쇼크의 틈새를 절묘하게 공략하며 세계 시장에서 크고 작은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LS일렉트릭은 2조5000억원이 넘는 수주잔액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올해는 수출 7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제60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7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해외 매출액만 7억6706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것이다. 이는 내수 시장에서의 굳건한 입지를 기반으로 불황 속에서도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해외 시장의 문을 꾸준히 두드린 결과다.
사업의 근간이 되는 전력기기와 시스템사업 경쟁력을 유지해온 만큼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기술력과 신뢰성에서도 인정받으며 인지도를 상승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S일렉트릭은 일찌감치 국내 배전 시장 지배력을 압도적으로 강화하고, 이를 토대로 해외 전력기기 및 인프라 시장도 보다 공격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LS일렉트릭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과 함께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는 북미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으며, 북미 전력계통 사업 진출을 위해 필수 규격인 UL인증을 국내 기업 최초로 획득하는 등 선제적 투자를 단행해 왔다.
LS일렉트릭은 지속적인 미래 성장을 위한 R&D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인 단락발전기 증설이다.
지난 5월 LS일렉트릭은 국내 최고의 민간 전력시험소로 꼽히는 자사 PT&T(전력시험기술원)의 단락발전기 용량을 2배로 업그레이드하며 세계 6위권 시험소로 도약한 바 있다. 단락발전기는 차단기·변압기 등 전력기기 성능 평가를 위해 실제 전력계통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전류(단락전류)를 시험하는 설비다.
LS일렉트릭은 사업밀착형 제품에 대한 시험 수요가 급증하며 발생한 시험 정체를 해소하고, 대외 잠재적 고객들의 시험 의뢰까지 충족시키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증설을 추진해 약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2대 발전기를 독립·병렬 운전으로 운용, 평균 2개월에 달하는 시험 정체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시험 효율 또한 85% 이상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이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수주를 감당하며 품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수십년에 걸쳐 시장을 선도해온 전력기기 분야 기술력 덕분이다. LS일렉트릭의 전력기기 주력 사업장인 청주사업장은 지난 2011년부터 약 4년 간 200억원 이상의 투자를 통해 단계적으로 스마트 공장을 구축, 지난 2021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세계 등대공장'에 선정된 바 있다.
이 곳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단순 적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다양한 고객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은 물론, 생산 효율화를 통한 획기적 원가절감을 통해 대량생산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다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한 사물인터넷 기반의 자동 설비, 자율주행이 가능한 물류 로봇, 머신러닝 기반의 검사 시스템 등 스마트공장 핵심기술로 납기와 품질을 동시에 확보하며 글로벌 사업을 강력히 지원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국내 시장에서 검증받은 신뢰성을 기반으로 북미 송변전 사업에 대한 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테네시주 녹스빌시의 공공 전력청인 KUB를 비롯해 애리조나주, 플로리다주 등 공공 전력청 초고압변압기 프로젝트를 대거 수주하는 등 로컬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또 '넷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RE100 정책으로 북미 지역에서 확대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도 대형 신재생개발업체인 Qcell, RWE, Earthrise Energy, BQ Energy 등과도 초고압변압기 중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1억2000만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키도 했다.
LS일렉트릭은 초고압변압기 시장과 더불어 대형 신재생 프로젝트 등 배전변압기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S일렉트릭은 10년 이상의 영업력과 제품 품질을 기반으로 고도의 사업신뢰성을 요구하는 민간전력회사(IOU) 시장에 내년 본격 진입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북미 송변전사업 실적을 기반으로 DX(디지털 전환)를 접목한 유연송전시스템과 송변전시스템, 그리고 O&M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초고압사업을 제2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해 발전에서부터 송배전에 이르기까지 전력산업 전영역에 걸쳐 글로벌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LS일렉트릭은 늘어나는 북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텍사스주에 첫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7월 텍사스주 배스트럽에 4만6000㎡ 넓이의 토지와 부대시설을 매입하고 토지 내 건물을 개조해 생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R&D과 애프터서비스(AS) 등 인력이 상주하며 고객사 요구에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 배전솔루션 기술력을 강화하고 레퍼런스를 축적해온 결과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며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준비하는 과감한 투자와 국내 시장에서 꾸준히 육성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롱런'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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