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새하얀 운동장 위 살아 움직일 듯한 '청룡'의 정체는?

김휘란 기자 2023. 12. 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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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당일(25일) 세종시 한 중학교 운동장에 희망의 메시지를 그려낸 유기준 작가와 그의 친구들. 〈사진=유기준 작가 제공〉

"큰 생각 없이 소소하게 그림을 그렸는데 여기저기서 연락이 많이 와 얼떨떨합니다. 저희 그림을 보신 분들 모두 내년에는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어요. " (유기준 작가. JTBC와의 인터뷰 중)

8년 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선물처럼 찾아왔던 어제(25일) 아침.

새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세종시 한 중학교 운동장에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2명과 1명으로 역할을 나눠 눈밭 위를 도화지 삼아 무언가를 열심히 그리는데요.

〈영상=유기준 작가 제공〉

잠시 뒤 커다란 뿔이 달린 용의 얼굴과 숫자 '2024'가 나타납니다.

쉬지 않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거침없이 작품을 만들어 가는 세 사람.

뒤이어 굴곡진 용의 몸체와 영어 'HAPPY NEW YEAR'가 적힙니다.

〈영상=유기준 작가 제공〉

보기만 해도 기운이 샘솟는 그림과 글귀 밑에는 '묘금도(卯金刀) 그림'이라는 힌트도 새겨졌는데요.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된 이 눈밭 위 작품의 주인공들은 동양화 화가 유기준 작가와 그의 친구들입니다.

유 작가는 오늘(26일) JTBC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세종에 친한 지인들이 있어서 크리스마스를 맞아 놀러 갔는데, 마침 이브 날과 당일 눈이 왔다"며 그림을 그리게 된 사연을 전했습니다.

이어 "친구 한 명이 이브 날 눈 위에 간단하게 트리 그림을 그려 저한테 보내면서, 내일(25일)도 눈이 올 것 같으니 운동장에 나가서 더 큰 그림을 그려보자고 제안했다"며 "다음 날 눈을 떠보니 정말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곧장 아파트 경비실에서 삽과 빗자루 등을 빌린 유 작가와 친구들은 운동장 시계탑을 중심으로 위치를 잡고, 그림과 문구를 분담해 약 1시간 20분에 걸쳐 커다란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영상=유기준 작가 제공〉

그림을 그리는 도중 아파트에서 이 과정을 지켜본 주민들의 응원도 이어졌다고 하는데요.

유 작가는 "일부 주민들이 따뜻한 커피도 내어 주시고 사인도 해달라고 하셨다"며 "기분 좋게 추억을 남기고 전주로 내려오는 길에 친구네 가족이 찍어준 영상을 SNS에 올렸는데,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학교 교장 선생님도 연락이 오셔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해주셨다"며 "만나서 차라도 대접하고 싶다고 하셔서, 나중에 세종에 갈 일이 있으면 꼭 연락을 드리겠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림 그리기에 참여한 이호진 씨(가장 왼쪽)와 유기준 작가(왼쪽에서 세번째), 이규용 씨(가장 오른쪽). 〈사진=유기준 작가 제공〉

'묘금도'라는 성을 사용하고 있는 유 작가는 꾸준히 '부귀'와 관련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 작가는 "여기서 말하는 부귀는 단순히 돈이 많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늘 걱정 없고 건강하게, 그리고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자는 뜻"이라며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을 맞아 이 그림을 보신 분들이 모두 건강과 행복을 찾아가셨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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