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마저 10분의 1 토막…'고질병 되풀이·해외팬 모시기' 방송 3사 연말 가요제[TEN스타필드]

김지원 2023. 12. 2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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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의 까까오톡》
연말 가요 행사, 안전사고 또 발생
시청률마저 1%대
불법적으로 거래되는 '무료 티켓'
개선될 여지 없이 관행처럼 반복하는 연말 방송사 가요 행사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에스파 / 사진=텐아시아DB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판합니다.

 


연말마다 고질병처럼 방송 3사의 가요 행사에서 사건, 사고가 발생한다. 시청률마저 1~2%까지 추락한 가운데, 이 '지루한' 행사를 외면하는 대중이 늘고 있다.

지난 25일 '2023 SBS 가요대전'이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진행됐다. NCT 텐은 독무로 NCT 127의 무대를 열었다. 방송 상에는 무탈히 진행된 듯 보였으나 현장에서 팬들은 텐의 추락을 목격했다. 텐이 무대를 위해 이동하던 중 리프트가 무대 아래로 내려간 것을 발견하지 못한 채 몸을 던졌다가 그대로 떨어진 것. 텐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무대에 올라 퍼포먼스를 마쳤고, 26일 새벽 팬 플랫폼을 통해 "나는 괜찮다"고 글을 올려 팬들을 안심시켰다. 비슷한 사고는 4년 전에도 일어났었다. 2019년 '가요대전' 리허설 도중 레드벨벳 웬디는 2m 상당 높이 리프트에서 추락하면서 전치 6주의 부상을 입었다.

NCT 샤오쥔, 텐. / 사진=텐아시아DB


본무대 전 레드카펫 현장에서도 아찔한 소동이 있었다. 에스파가 레드카펫을 퇴장하던 중 객석에서 카메라를 든 한 남성이 에스파 쪽으로 다가가려 한 것. 다행히 이를 발견한 경호원이 해당 남성을 제지했다. 에스파는 다소 놀란 듯 소동이 일어난 곳을 바라보며 걸음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크고 작은 안전사고를 감수하면서도 개최한 '가요대전'이지만 약 4시간에 달하는 편성에서 시청률은 겨우 1부 2.2%, 2부와 3부는 2.4%다. 2021년 1.7%를 기록한 적도 있다. 최고 시청률 2009년 17.4%를 기록한 데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사진=KBS


다른 방송사의 연말 가요 행사도 마찬가지다. KBS는 올해 가요대축제를 '뮤직뱅크 글로벌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15일 방영했다. 연말 가요 행사를 해외에서 개최한다는 비판에 이름을 바꾸고, 1부는 서울 여의도에서, 2부는 일본 현지 녹화분을 내보냈다. 일본 현지 공연의 티켓 가운데, VIP 좌석은 약 36만 원이라는 비싼 값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1부 방영분 역시 생방송이 무색할 만큼 사전 녹화 무대가 많았다.

KBS의 '뮤직뱅크 글로벌 페스티벌' 시청률은 '가요대전'보다 심각하다. 1부 1.5%, 2부는 1.1%였다. 이는 역대 최저 시청률로, 2009년 역대 최고 시청률 15.3%의 10분의 1 수준이다.

MBC 가요대제전의 경우 KBS나 SBS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가요대제전은 31일이 한 해의 마지막날에 방송한다는 어드밴티지로 인해 시청률 면에서는 타 방송사보다 덕을 본다. 하지만 그 마저도 한 자릿대. 지난해 MBC 가요대제전의 시청률은 3.9%. 또한 방송사 자체 공개홀에서 행사를 진행한다는 점 때문에 타 방송사보다는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었으나, 한편으로는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적은 탓에 비매인 당첨 티켓이 수십, 수백만 원대에 불법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사진=MBC


이처럼 의미가 퇴색된 연말 무대를 고집하는 건 방송사들의 자존심과 더불어 높아진 K팝 위상과 팬데믹으로 인해 막혀있던 K팝 공연에 쏠리는 해외 팬들의 수요 때문이다. 국내에선 잦은 논란과 적어진 시청자에 명분을 더 이상 찾기 힘든 연말 무대를 해외에서 개최하거나 해외 팬들에게 표를 팔아 실리를 챙기려 하는 것. 여러 팀이 큰 공연장에 모이는 데 비해 충분한 연습과 리허설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안전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다.

오랫동안 해왔다는 자존심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방송사들은 관행처럼 연말 행사를 되풀이하고 있다. 해가 갈수록 규모만 커지고 대책은 마련되지 않는 연말 가요 행사들. 화려하게 하루를 떼우고 나면 논란은 금방 잊혀질 것이라는 경솔한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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