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재명 건드리면 탄핵 응수 …'쌍방울 수사' 검사도 겨눴다

권인숙 의원 탄핵청원 제출
"허위진술 강요해 조작" 주장
'사법방해 탄핵' 우려도 나와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셋째)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 부장검사 등에 대한 탄핵소추 청원 제출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에 대해 추가적인 탄핵을 추진한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해 대북송금 사건을 조작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검찰에서는 민주당이 이 전 부지사를 회유해 진술을 번복시켰다고 보고 있어 '사법 방해 탄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 전 부지사 담당 변호인인 김현철·김광민 변호사와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지검 부장검사 김영남, 검사 박상용이 허위 진술을 강요해 이른바 '이재명 대북송금' 사건을 조작했다"고 밝힌 후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 청원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청원 이유에 대해 "이 전 부지사에게 유죄 처벌을 협박하고 그에 대한 선처를 조건으로, 이 전 부지사로 하여금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사실을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했다고 허위 진술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검사범죄대응태스크포스(TF)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원심사소위에서 김영남·박상용 검사에 대한 청원심사를 조속히 할 것을 촉구했다. 만약 법사위 청원심사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으면 검사범죄대응TF에서 상설특검과 직접 탄핵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사실상 당 차원에서 두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은 민주당의 회유·압박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대북송금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가 번복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검찰의 진술 강요가 있었다는 이 전 부지사 아내의 탄원서까지 공개하며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그러나 검찰은 민주당이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을 번복하기 위해 회유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천준호·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사법 방해 의혹으로 검찰 소환조사까지 요구받았다.

민주당은 이전에도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한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당시에는 탄핵 사유가 수사 내용이 아닌 이 검사의 개인 비위 의혹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수사 내용이 직접적인 이유라 민주당이 '사법 방해 탄핵'에 나섰다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용민 검사범죄대응TF단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사건 조작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서 검찰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사건을 조작하고 있다고 폭로하는 것이 신빙성이 더 높다"며 "검찰이 민주당의 탄핵 추진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오히려 국회 탄핵 방해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우리는 지금까지 탄핵 요건이 안 되는 사안에 대해 언급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