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인생 역전의 아이콘' 박진섭에게 2023년이란?

박찬준 2023. 12. 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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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역전의 아이콘' 박진섭(28·전북 현대)은 만족하지 않았다.

박진섭은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대표급이 즐비한 전북에서도 빛을 잃지 않은 박진섭은 센터백으로 전향하며 새로운 길을 열었다.

박진섭은 "개인적으로는 좋은 일이 많았지만, 소속팀 전북의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 한켠에서는 마음이 아픈 시즌이기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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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7/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023년은 '피크'가 아닌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된 '터닝포인트'!"

'인생 역전의 아이콘' 박진섭(28·전북 현대)은 만족하지 않았다. 박진섭은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박진섭은 철저한 무명이었다. 프로 입단 조차 쉽지 않았다. 내셔널리그에서 어렵게 기회를 잡았다. 고개 숙이지 않고 특유의 성실함을 무기로 기회를 엿봤다. 2019년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에서 맹활약을 펼친 박진섭은 2020년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한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적했다. 대전에서 주장 완장까지 찰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은 박진섭은 2021년 K리그2 베스트11 미드필드 부문을 수상했다. "K리그1에서 뛰는게 목표"라고 했던 박진섭은 2022년 '절대 1강' 전북 현대의 유니폼을 입었다. 대표급이 즐비한 전북에서도 빛을 잃지 않은 박진섭은 센터백으로 전향하며 새로운 길을 열었다. 전북의 주전 센터백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박진섭은 2022년 K리그1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선정됐다. 내셔널리그에서 뛰던 박진섭이 K리그1 최고의 선수가 된 순간이었다.

박진섭은 2023년 더욱 높이 날아올랐다. 군입대를 앞두고 있던 박진섭은 항저우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로 발탁됐다. 연령별 대표 한번 뽑힌 적 없는 박진섭이 태극마크의 꿈을 이뤄냈다. 쿠웨이트와의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울려퍼진 애국가에 울컥했던 박진섭이었다. 박진섭은 그간 쌓은 내공을 제대로 폭발시켰다. 수비의 핵심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황선홍호의 금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병역특례는 덤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박진섭은 지난달 21일 중국 선전 선전유니버시아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2차전서 후반 45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A매치 데뷔까지 이뤄냈다.

박진섭은 2023년을 "기쁨과 슬픔이 공존한 해"로 정의했다. 그는 "모두가 올해가 피크로 생각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올해는 조금 더 올라갈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가장 기쁜 순간은 역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그는 "모든 변화의 발판을 마련해준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A대표팀은 말그대로 신기한 경험이었다. 박진섭은 "TV로만 보던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고 있다는게 너무 기뻤다. 동시에 이들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들인지 몸소 체감할 수 있었다. 확실히 템포적인 부분에서 빠르더라. 내 포지션의 김민재 플레이를 유심히 봤다"고 했다.

하지만 마냥 웃지는 못했다. 박진섭은 "개인적으로는 좋은 일이 많았지만, 소속팀 전북의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 한켠에서는 마음이 아픈 시즌이기도 했다"고 했다. 전북은 10년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박진섭은 "처음부터 좀 엉켰던게 많았다. 스타트가 좋지 않아 첫 단추가 잘 꿰지지 않다보니 조금씩 어긋났고, 그러면서 혼돈이 왔다. 감독님이 바뀌면서 조직적인 부분도 아쉬움이 많았다"며 "하지만 내년 시즌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할지 선수들이 깊게 생각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시즌이 아니었나 싶다"고 했다.

박진섭은 한단계 도약을 준비 중이다. 그는 아시안컵 훈련 멤버에 뽑혀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다. 박진섭은 "조금 더 노력을 하면 충분히 대표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가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고 했다. 이어 전북에서도 반전을 노리고 있다. 박진섭은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만들기 위해 더 노력 중"이라며 "팬들도 믿고 응원해주시면, 전북의 자존심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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