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경험 경남 청소년 56% "최저임금보다 못받은 적 있다"

노동계 "피해 대응 지원체계 마련 필요"

(경남=뉴스1) 박민석 기자 =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경험이 있는 경남 청소년 상당수가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설문을 진행한 경남 노동계는 권리 인식은 많이 향상됐지만 권리 보장이나 피해 대응에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노동인권교육과 상담 및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경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와 창원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26일 '2023년 경남 청소년 노동인권의식 및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도내 거주 중·고등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 등 455명이 참여했다.

아르바이트 등 일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도내 청소년 199명 중 절반 가까이가 최저임금보다 적게 받고 일한 적이 있다(56%)고 답했다.

임금을 계약보다 적게 받거나 받지 못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54%가 '있다'고 답했다. 60%의 응답자가 손님이 없거나 일이 적을 때 쉬었다며 약속한 임금보다 더 적게 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일방적이거나 부당한 해고(57%), 일을 하다 다쳤지만 치료비 등을 받지 못함(54%), 초과수당·주휴수당 미지급(55%) 등의 답변도 잇따랐다.

근무 중 욕설이나 폭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32%가 있다고 답했다. 폭행(11%), 성적 괴롭힘(12%), 차별(19%) 등의 피해 경험 응답도 나왔다.

일경험이 있는 도내 청소년 중 46%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사업주로부터 계약서를 받았다고 답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지만 계약서를 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18%였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21%), 구두로만 얘기했다(14%) 등의 답변도 있었다.

4대 보험 가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32%가 잘 모르겠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가입하지 않았다(25%), 모두 가입시켜 주었다(16%), 일부만 가입시켜 줬다(13%) 등의 답이 뒤를 이었다.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대응 방법에 대해서는 해결 방법을 몰라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가 1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을 그만뒀다(14%), 참고 일했다(13%) 등의 순이었다.

선생님에게 도움 요청(8%), 친구나 아는 사람에게 도움 요청·경찰에 신고(7%), 가족에게 도움요청(6%), 고용노동부 신고(4%) 등의 답변도 있었다.

경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도내 청소년들은 노동 권리나 노동문제에 대한 이해가 대체로 있는 편으로 파악됐다"며 "응답자의 71%가 아르바이트의 권리 및 의무 등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청소년들의 노동인식이나 기본적인 노동법에 대한 이해는 많이 향상됐지만 자신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대응이나 해결방법에 대해서는 더 많은 교육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노동교육이 전무한 상태에서 사회로 진출하는 상황에서 모든학교에서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당 수의 청소년들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은 현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지만 대응이나 문제 제기가 어렵다"며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상담기관 등이 현실적인 상담과 지원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pms44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