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허물고 폐교 공간 활용한 공유교실 다양성 교육 대안학교·홈스쿨도 포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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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찾은 경기도 시흥시 장곡중학교.
밤중에도 불이 환하게 켜진 교실에선 학생이 아닌 지역 주민 20여 명이 모여 목공 수업을 듣고 있었다.
지난해 공유 교실은 256회 문을 열었고, 총 3541명의 학생과 지역 주민이 참여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빈 교실과 폐교가 늘어나는데 활용 방안은 없는 비효율이 갈수록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학교·지역 사회 융합 사업은 교육 하드웨어 개혁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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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제빵·문화교실 등
지역사회 참여교육 '호응'
비인가 대안학교 600여곳
재정지원·학력인정 안돼
홈스쿨은 관련법조차 없어
◆ 퓨처스쿨코리아 ◆
최근에 찾은 경기도 시흥시 장곡중학교. 밤중에도 불이 환하게 켜진 교실에선 학생이 아닌 지역 주민 20여 명이 모여 목공 수업을 듣고 있었다. 공구를 이용해 목재를 샌딩하거나 타공 작업을 하면서 직접 설계한 진열장이나 책상 등을 뚝딱 만들어내고 있었다. 수강생 A씨(34)는 "목공 수업이 비싼데 이곳에선 수강료 없이 재료비만 내면 되기 때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는 시흥시가 운영하는 '공유 교실' 프로그램으로 지역 주민이면 누구나 신청해 참여할 수 있다. 시에서 예산을 지원하고, 학교는 학생 감소로 갈수록 활용도가 떨어지는 빈 교실을 체험형 교실로 리모델링해서 제공한다. 현재 목공 교실부터 문화 교실, 제빵·커피 교실, 미래 산업 교실(3D 프린팅·게임 제작)까지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공유 교실은 256회 문을 열었고, 총 3541명의 학생과 지역 주민이 참여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빈 교실과 폐교가 늘어나는데 활용 방안은 없는 비효율이 갈수록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학교·지역 사회 융합 사업은 교육 하드웨어 개혁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학교라는 울타리에만 갇힌 한국식 교육이 기업, 지역 사회와 경계를 넘는 혁신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서울시 청년정책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은 폐교 건물을 활용한 청년 공유 주거시설은 서울시가 실제 제도화에 나설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이들이 제안한 '스쿨하우징(SH)'은 청년을 대상으로 폐교 용지를 공공 기숙사로 제공하는 것이다. 주거 시설은 물론 도서관·체육관 등 문화 시설, 창업 공간, 스터디룸까지 갖춘 종합 공간이다.
대안학교 활성화도 교육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현재 교육청에 등록해 인가받은 대안학교는 95개에 불과하다. 시교육청에 등록된 비인가 대안교육기관이 221개, 등록되지 않은 비인가 대안학교가 600여 개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한국에선 정규 교육기관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비인가 대안학교는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실질적 재정 지원도 이뤄지지 않는다. 이홍우 대안교육연대 사무국장은 "학교의 자율성이 침해될까 봐 등록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재정 지원이 없어 교사 인건비를 비롯한 운영상 어려움을 겪는 학교가 많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보편화한 홈스쿨 또한 기존 교육의 틀을 깨는 학습 방식이지만 국내에선 관련 법조차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법적 근거가 불분명하니 홈스쿨을 이유로 아동을 학대하고 방치하는 사례와도 혼동되고 있다. 홈스쿨이 발달한 미국에는 주마다 홈스쿨에 관한 규정이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교육 방식을 국가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국 모든 학생이 똑같은 교육과정을 비슷한 교과서로 배우면서 한국 교육에서는 다양성이 실종됐다. 특히 인구 감소로 다인종·다문화 국가로 전환이 불가피해 이민자를 위한 기반을 위해서도 교육의 다양성이 절실하다.
하태욱 전 건신대학원대학교 대안교육학과 교수는 "지금까지의 대안교육 정책들은 누더기였다"며 "교육에 대한 실험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 아닌, 필요할 때마다 학교 밖 청소년을 수용할 수 있게끔 만든 법이었다"고 지적했다.
[한상헌 기자 / 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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