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3~4%가 뉴노멀 … 우크라·중동전쟁 확전이 최대 변수"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3. 12. 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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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주도해오던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내년 미국의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불러드 전 총재는 "미국 기준금리는 앞으로 3~4%를 유지하는 '뉴 레짐(새로운 체제)'에 접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미국이 금리 인하 사이클로 피벗(정책 전환)될까.

―시장은 내년 3월 연준의 금리 인하를 전망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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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주도했던 불러드 前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매일경제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주도해오던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내년 미국의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불러드 전 총재는 "미국 기준금리는 앞으로 3~4%를 유지하는 '뉴 레짐(새로운 체제)'에 접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미국 물가가 재상승할 확률과 하락할 확률은 3대7"이라며 "물가가 반등할 때 초래될 혼란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15년간 연은 총재를 지냈으며 가장 최근에는 2022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여해 미국 금리 정책에 깊이 관여했다. 2015년에는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7위에 올랐다. 불러드 전 총재는 올해 8월 퍼듀대 미첼 대니얼스 주니어 경영대학원 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내년에 미국이 금리 인하 사이클로 피벗(정책 전환)될까.

▷FOMC 결과를 해석하면 내년 금리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금리가 세 차례 인하될 가능성이 나온다. 이는 2024년 말까지를 가정한 것이다. 연준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내년에 물가 목표치 2%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하락은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하락 추세인 물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은 없는지.

▷글로벌 금융 시장은 미국 물가가 반등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1970년대 연준은 물가를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않았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한 적이 있다. 미국 경제가 올해 하반기에 가속화되고 2024년에도 좋은 위치에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 재반등은 위험 요소일 수 있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을 추적하는 애틀랜타 연은 'GDP 나우'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강력한 일자리와 소매판매 호조에 힘입어 2%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실물경제 신호가 현재 인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은 내년 3월 연준의 금리 인하를 전망하는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 것은 시장에 희소식이다. 증시는 향후 12~18개월 동안 발생하는 상황을 예측하려고 노력한다. FOMC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FOMC는 물가가 계속 내려가는지 지켜보면 된다. 실제로 물가가 하락 추세에 있지만 FOMC는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전에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하는 증거를 보고 싶어할 것이다.

이에 따라 2024년까지 여러 (금리 인하 가능) 날짜를 염두에 두고 확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현재로서 FOMC가 언제 금리를 인하할지는 불확실하고 물가 상승 가능성에는 아무도 준비하지 않는 것 같다. 만일 물가가 재반등한다면 글로벌 금융 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내릴 수 있나.

▷우리는 높은 명목금리라는 뉴 레짐에 접어들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0년대 초반까지 정책금리가 높은 수준이었고 물가 상승률이 거의 대부분 2%에 머물렀는데, 그때로 돌아간 것 같다. 따라서 명목금리는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2009~2019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 정상적인 명목금리 수준으로 돌아올 것으로 본다.

―내년에 미국 경기가 침체되지 않고 연착륙할 가능성은.

▷연준은 경기 침체 없이 물가를 낮출 수 있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여 고무적이다. 많은 사람이 물가를 낮추려면 경기 침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나는 그 진영에 속하지 않았다. 연준의 신뢰도가 1970년대보다 훨씬 높아진 현대에서 연준이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979~1987년 연준 의장이던) 폴 볼커 시대를 떠올려보면 정책금리를 20% 이상 올려 물가를 통제했지만 미국 경기 침체를 초래해 결국 신뢰를 얻지 못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신뢰를 얻어야 한다. 연준이 2022년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네 번 연속 공격적으로 인상한 것은 물가 상승률을 2%로 되돌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고 결국 물가는 하향 궤도에 진입했다.

―초강경 매파였는데, 연준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그렇다. 2024년 상반기에도 디스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미국 경제가 성장하는 가운데 노동 시장도 강세를 보이기 바란다. 2022년 당시 정책금리를 급격히 상향한 것은 이른바 선제적 대응 전략인 '프런트로딩(frontloading)'이었다. 인플레이션을 최대한 빠르게 통제해 미국 경제에 미치는 피해를 줄이자고 판단했다. (연준이 주로 판단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3.2% 수준인데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많은 진전이 있었다.

―중동과 유럽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전쟁'이 세계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처음 벌어진 지상전 때문에 유럽 경제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질적으로 미친 파장이 크지 않았다. 중동에서 수십 년간 분쟁이 계속됐지만 국지적 분쟁에 머물렀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확전될 가능성이 있어 위험하다고 말하고 싶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모든 베팅은 끝나게 된다. 매일 일어나는 사건이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시장은 확전 가능성 등의 위험을 우려해야 한다.

―중국 경제 리스크를 어떻게 보나.

▷중국 경제는 최근 1년 이상 여러 문제에 직면했다. 그중 부동산 (거품) 문제가 오래전부터 지적됐고 일부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손쉬운 해결책은 없다고 본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는 유럽 시장에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특히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이 중국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유럽 경제가 어려움에 봉착했다. 세계 3대 블록 가운데 상대적으로 미국 경제가 가장 선방하고 있다.

제임스 불러드

△1961년 미국 위스콘신주 △세인트클라우드주립대, 인디애나대 경제학 박사 △1990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 부총재 △2008~2023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2023년 8월~현재 퍼듀대 미첼 대니얼스 주니어 경영대학원 원장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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