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없이 월급만 … 총수일가 '미등기임원' 여전히 많아

공정위 분석…재직 181건
중흥·유진·하이트진로 順

대기업집단 계열사에서 총수(동일인) 일가가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사례가 181건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한 비율은 하이트진로가 15개사 중 7개사로 가장 높았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분석'을 발표했다. 미등기 임원은 이사회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급여를 받기 때문에 법적 책임은 면하면서 각종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공정위에 따르면 총수 일가가 한 명이라도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회사는 136곳에 달했다. 집단별로는 중흥건설이 10개로 가장 많았고 유진(8개), 하이트진로(7개), DB(5개) 등이 뒤를 이었다. 비율로는 하이트진로가 15개 중 7개로 46.7%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직위 가운데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의 직위는 57.5%로 절반 이상이었다. 또 상장사(20.6%)가 비상장사(3.3%)보다 약 6.2배 많았다. 다만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433개(16.6%)로 2019년 이후 5년 만에 비중이 높아졌다.

[이진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