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NOW] 비만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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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위고비가 엄청난 성공을 이루자 유사한 기능을 하는 당뇨병 치료제들도 비만 치료제로 처방되기 시작했는데, 미국 일라이릴리의 터제파타이드(제품명 마운자로)가 대표적이다.
일라이릴리는 위고비보다 더 성능이 좋다는 비만 치료제 덕분에 주가가 1년 만에 2배 이상 뛰었고, 시가총액 또한 700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가 비만 치료제를 올해의 10대 혁신기술 중 하나로 선정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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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노보노디스크사
기업 시총 천정부지 치솟아
비만치료시장 2030년 130조
규제 혁파와 기술혁신으로
韓기업 '블록버스터 약' 기대
전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건강을 해칠 정도로 지방조직에 비정상적인 또는 과도한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비만한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고혈압 12배, 당뇨병 6배, 뇌졸중 6배, 관상동맥질환 4배 등 각종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고 비만이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WHO는 이러한 많은 질환의 원인이 되는 비만을 치료해야 하는 질병, 최근에는 신종 전염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비만 치료의 기본은 식단 조절과 운동 같은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이러한 변화만으로는 충분한 체중 감량을 이루기 쉽지 않다. 비만 수술과 같은 외과적 옵션은 효과적일 수 있지만, 위험과 제한이 따른다. 이러한 이유로 수많은 제약사가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최근 비만 치료제로 위고비 열풍이 불고 있다. 위고비는 덴마크 노보노디스크가 원래는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한 세마글루타이드로,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을 모방해 작용한다. 즉 식후에 분비되는 GLP-1 호르몬과 같이 포만감을 높여 식욕을 줄이게 된다. 임상 결과 비만 환자가 주 1회, 68주간 위고비 주사를 맞은 후 약 15%의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 위고비가 큰 성공을 하자 노보노디스크 시가총액은 불과 1년 만에 두 배 늘어 현재 약 600조원이 됐다. 이는 우리나라 최고 시가총액을 가진 삼성전자보다도 30% 이상 높은 것이다.
위고비가 엄청난 성공을 이루자 유사한 기능을 하는 당뇨병 치료제들도 비만 치료제로 처방되기 시작했는데, 미국 일라이릴리의 터제파타이드(제품명 마운자로)가 대표적이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비만 치료용으로도 허가를 받고 젭바운드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됐는데, 72주 투여 후 약 21%의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일라이릴리는 위고비보다 더 성능이 좋다는 비만 치료제 덕분에 주가가 1년 만에 2배 이상 뛰었고, 시가총액 또한 700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그러자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가 2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15%, 심부전 발생 위험을 18% 낮추는 등 비만 치료에 추가로 심혈관 혜택도 나타낸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가 비만 치료제를 올해의 10대 혁신기술 중 하나로 선정할 만하다.
하지만 이들 약도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구토, 두통, 설사, 변비, 어지럼증 등이 알려져 있고 최근 자해 및 자살 충동 위험에 관해 유럽의약품청에서 조사 중이다. 비용은 위고비가 월 175만원, 젭바운드는 138만원이 든다. 투여 종료 후 요요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식단 조절,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며, 이를 통해 치료가 힘든 경우에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
세계비만연맹은 2010년 5억명이었던 세계 비만 인구가 2030년에는 10억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렇게 비만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보니, 비만 치료시장 규모는 2030년 1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 큰 시장을 나눠 먹기 위해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과 우리나라 기업들도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비만 치료제 개발 하나가 나라를 먹여 살릴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줬다. 우리나라도 규제 혁파와 기술 혁신, 그리고 최근 출범한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의 노력을 통해 이러한 블록버스터 약을 개발하는 날이 곧 오기를 기대해본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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