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월세 190만원' 노래방 업주 살해 뒤 바로 냈다…50대 구속송치

충북 청주 노래방 강도살인 피의자 A씨가 지난 18일 오후 청주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청원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월세를 갚겠다는 이유로 노래방 업주를 살해한 뒤 금품을 빼앗아 도망쳤던 50대가 구속 송치됐다.

26일 뉴스1에 따르면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강도살인·강도예비 혐의 등으로 A씨(55)를 구속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2시36분쯤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노래방에서 업주 B씨(여·65)를 흉기로 위협해 현금 50만원과 카드 2점을 빼앗은 뒤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밀린 월세를 내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친구로부터 월세 등 금전적인 지원을 받아왔으나, 범행 10개월 전부터 친구의 지원이 끊기자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A씨는 월세 190만원이 밀려있었고, 노래방 업주로부터 빼앗은 현금 50만원은 범행 당일 밀린 월세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카드 사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이 궁핍하고 월세가 밀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 "범행 전후 버스를 타고 이동한 것은 '추가 범행 대상자를 물색하러 다니기 위해서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가 범행 전 노래방 인근 상가 2곳을 들러 범행을 시도하려다 사람이 많아 발길을 돌렸던 사실도 확인해 강도예비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A씨는 범행 이후 노래방에 있던 수건으로 혈흔을 닦아내 은폐를 시도했고, 현장을 빠져나온 뒤 CCTV 사각지대만을 골라 도주했다. 경찰은 A씨의 경로를 추적, 범행 42시간여만인 지난 16일 오후 9시10분쯤 내덕동 집에서 그를 긴급체포했다.

당시 집에서는 가검(칼날이 없는 크고 긴 칼)과 대검 등 40여점의 무기류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충북경찰청에 A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의뢰했으나, 그가 평소 어떻게 살아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한데 오랜 은둔생활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훔쳤다 버린 카드 사용 여부에 대해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