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산 '슈퍼소닉' 탄생하나, 신인 외야수 이선우를 만나다![부산야구실록]
도루왕 꼭 한번 해보고 싶어
컨택과 주루가 장점
지난 시즌 롯데의 도루 개수는 총 101개로 리그 6위였다. 많지 않은 수준이다. 도루 성공률은 70.6%로 리그 9위에 해당하는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약점 중 하나였던 장타력을 메우기에는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도루 성공률이 75%를 넘어야 팀의 생산력에 득이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마이너스’에 가까웠다.
2023시즌 롯데의 팀내 도루 공동 1위(16개)는 신인 김민석과 안권수였다. 3위는 박승욱으로 총 15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두 자릿수의 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이렇게 3명뿐이었고, 이 중 안권수는 내년부터는 롯데에서 뛰지 않는다.
롯데에는 장두성, 황성빈 등 주력이 빠른 선수가 몇 있지만, 출루 자체가 잘되지 않거나 대주자로 누상에 나가더라도 주루사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새롭게 합류한 고영민 코치의 지도로 주루 능력을 키워가고 있지만 내년에는 반등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도루왕’을 목표라고 언급한 당찬 신인 선수가 있다.
2024년 롯데의 7라운드 지명으로 팀에 합류한 덕수고 출신의 외야수 ‘이선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선우는 올해 열렸던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서울권C)에서 도루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우타자임에도 타격 후 1루까지 3.8초대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을 자랑한다. 1995년 당시 롯데 소속이던 전준호가 도루왕을 수상한 이후로 한 번도 도루왕이 탄생하지 않았던 롯데는 이선우라는 미래의 도루왕 재목을 품게 됐다.
아래는 이선우와 나눈 인터뷰.
[부산야구실록]
팀에 합류한 지 한 달 반 정도가 지났습니다. 적응은 잘 되고 있나요.
[이선우]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됐었는데 선배들도 잘 챙겨주시고 감독님, 코치님께서도 잘 알려주신 덕분에 지금은 좀 빠르게 적응하고 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구단 유튜브를 보면 장난기도 많고 성격이 활발해 보이는 것 같아요. 실제로도 성격이 활발한 타입인가요.
[이선우]
야구를 할 때는 좀 진중한 스타일인 것 같고요. 야구 외적으로는 활발한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최근 롯데 자이언츠에 덕수고 선수들이 많이 입단했습니다. 나승엽 선수도 얼마 전 전역을 한 상황인데 나승엽 선배와는 만남이 있었나요.
[이선우]
저에게는 닿지 못할 선배라서….(웃음) 아직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습니다.
[부산야구실록]
혹시 만나게 되면 묻고 싶거나 그런 부분이 있나요.
[이선우]
일단 타격을 워낙 잘하시는 선배님이라서 타격적인 부분에 대해서 좀 많이 물어보고 싶어요. 프로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도 많이 물어보고 싶어요.
마무리 캠프는 신인 선수가 프로팀 합류 후 맞이하는 첫 훈련 프로그램이다. 그렇기에 모든 것이 다 낯설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선배들의 관심과 동기들과의 우애는 신인 선수에게는 큰 힘이 된다. 이선우는 마무리 캠프 동안 외야수 선배들이 정말 많이 챙겨줬지만, 그중에서도 김민석 선배가 가장 많이 챙겨줬다고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에게 귀띔했다.
[부산야구실록]
많은 선배들은 마무리 캠프를 통해 만났을 것 같아요. 어떤 선배가 가장 잘 챙겨주나요.
[이선우]
일단 민석이 형이 제일 많이 챙겨주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외야수 형들도 다들 정말 많이 챙겨주세요.
[부산야구실록]
이번에 경험했던 마무리 캠프가 프로선수로서 첫 훈련이었잖아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했나요.
[이선우]
저는 일단 타격 쪽 부분에서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그런 쪽으로 타격 코치님과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많이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을 했고요. 타격 이외의 다른 부분들도 부족한 점들을 찾아서 더 발전할 수 있게 연습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아마추어 시절 했던 훈련과는 어떤 부분이 다르게 느껴지던가요.
[이선우]
일단 훈련의 체계성 부분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아마추어 시절에는 좀 여러 가지를 동시에 훈련하는 반면에 프로는 확실하게 한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서 하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좀 달랐는데 저한테는 프로 쪽 훈련 부분이 더 편했던 것 같습니다.
[부산야구실록]
롤 모델이 있다면 어떤 선수인지 소개해주세요.
[이선우]
저는 원래 자이언츠TV를 통해서 전준호 코치님이라고 말씀을 드렸어요. 최근에는 (윤)동희 형을 롤 모델로 정했습니다. 동희 형 플레이를 아시안 게임 때 TV를 통해 처음 봤었는데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동희 형에게 반해서 롤 모델로 정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이 질문을 드렸던 이유가 이전에 아마추어 시절,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롤 모델로 이종범 코치를 얘기했더라고요.
[이선우]
네 맞습니다. 그 당시에는 제가 내야수를 볼 때였는데 내야수였을 때는 이종범 코치님을 많이 좋아했어서 롤 모델로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외야수 전향 후에는 전준호 코치님으로 롤 모델을 정했다가 최근에는 윤동희 형으로 바뀌었어요.
롯데 자이언츠의 구단 역사 중 대표적인 ‘대도’를 꼽으라면 역시 전준호와 김주찬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전준호는 롯데 구단 유일의 도루왕 수상자(2회)이며, 1993년에는 75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롯데 자이언츠 창단 이래로 한 시즌에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한 선수로 남아있다. 김주찬은 2010시즌 65개의 도루를 기록했지만, 당시 이대형(LG 트윈스)에게 막혀 도루왕 등극에 실패한 바 있다. 아쉽게 도루왕은 놓쳤지만 65개는 롯데 역사상 3위에 기록될 정도로 매우 많은 수다.
도루는 빠른 주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상대 투수의 습관, 포수의 송구 능력, 볼 배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주루에 적용할 수 있는 ‘주루 센스’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접전 상황에서의 도루사는 팀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기 때문에 ‘과감함’과 ‘자신감’도 누상의 주자에게는 꼭 필요한 덕목이다. 이선우는 이제 막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딛은 어린 선수지만 본인의 장점을 ‘과감한 베이스 러닝’으로 이야기할 만큼 자신감이 있는 모습이었다.
[부산야구실록]
타자로서 본인이 갖고 있는 장점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이선우]
일단 저는 컨택에는 자신이 있는 편입니다. 그리고 출루를 하게 된다면 달릴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과감한 베이스 러닝 이런 게 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부산야구실록]
롯데 팬들 사이에서 이선우 선수에 대해 ‘정말 발 빠른 선수가 입단했다’, ‘기대를 해볼 만한 빠른 선수가 들어왔다’고 많이들 기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프로 생활을 하며 도루를 시도할 수 있는 상황이 많이 부여될 수 있을 텐데 목표로 하는 도루 개수가 있나요.
[이선우]
저는 개인적으로는 일단 50개 이상은 꼭 해보고 싶어요. 이종범 선배님이나 전준호 선배님처럼 70개, 80개씩 하는 건 좀 무리일 것 같고 최고 50개 이상은 한번 달성해보고 싶어요. 50개 이상 달성 후에는 박해민 선배님의 60개도 한번 넘어보고 싶습니다.
[부산야구실록]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나요.
[이선우]
야구를 잘한다, 못한다 이런 것보다는 운동장에서 절실하고 패기 넘치는 그런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어요.
[부산야구실록]
함께 입단한 동기들과는 많이 친해졌나요.
[이선우]
네 많이 친해졌어요. 다들 너무 착해서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내년이면 프로 1년 차에 돌입하게 됩니다. 이뤄보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가 있나요.
[이선우]
개인적으로는 큰 목표로는 도루왕을 노려보고 싶어요. 다른 목표로는 도루 20개 이상은 꼭 프로무대에서 기록해보고 싶습니다.
[부산야구실록]
마지막으로 팬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이선우]
내년에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캠프나 시범 경기에서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선우는 올 시즌 덕수고에서 26경기 출장해 총 30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산술적으로 한 경기당 한 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한 셈이다. 언제든지 도루가 가능한 주자는 늘 상대 팀의 위협 1순위로 꼽힌다. 상대 팀 투수와 수비수들은 타석에 들어선 타자뿐만이 아니라 누상의 주자에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루 능력이 확실한 선수는 1군 무대에서 대주자로도 빠르게 기회를 얻을 수가 있다.
지난해 롯데는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3명에 그쳤다.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한 선수(김민석)도 16개에 불과했다. 빠른 발을 가진 이선우가 캠프 기간 동안 준수한 주루 센스까지 보여줄 수 있다면 의외로 1군 무대에서 빠르게 기회를 얻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공격력에 ‘주루’라는 옵션이 추가된다면 팬들이 염원하던 가을 야구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도루왕’을 목표라고 밝힌 당찬 신인 이선우가 그 출발선에 발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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