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찾아가는 양조장’의 흥행을 위해서는

2023. 12. 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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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양조장 ‘포천 배상면주가’ ©더술닷컴

관광산업과 관련된 말 중에 ‘굴뚝 없는 공장’이라는 말이 있다. 관광은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없어도 고용 창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고부가 가치 산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눈을 해외로 돌리면 관광은 ‘보이지 않는 무역’이라고 하여 외화 획득의 효율적인 방안이며 국제 친선, 문화교류, 국위 선양 등의 역할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7%, 4.6%로(‘21년)로 세계 평균 대비 아직 절반 수준이어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과거 관광하면 유명 지역 또는 명소라는 곳을 방문하는 형태의 관광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관광이 크게 변하고 있다. 23년 1월 한국관광공사에서는 「2023 관광 트렌드 전망 및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2023년 관광 트렌드 전망 내용 ©한국관광공사

2023년 여행 트렌드로 선정된 6가지 여행 테마 중 몇 가지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여행 테마로 유명 관광지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로컬 관광으로의 변화이다. 여행지가 가진 지명도의 영향력은 줄고, 대중적이지 않은 지역 방문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반적인 여행 경험보다는, 여행지에서 먹고, 자고, 취미를 즐기는 ‘새로운 일상 경험’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

두 번째로 농촌, 산촌, 어촌에서 자연과 이색 체험을 동시에 경험하는, 농촌여행이다. '농촌관광'이란, 농촌, 산촌, 어촌 지역에서 주민들과 교류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체험으로 이루어진 여행이다. 구체적으로 지역 체험 활동 및 자연과 환경, 역사와 문화, 생업이나 생활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세 번째로 개인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취미 여행이다. 팬데믹 이후 개인의 즐거움을 위한 여가 활동과 경험의 가치를 중시하게 되었다. 나만의 취미, 나만의 체험,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깊이 파고드는 발굴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평소에 자신의 취미와 관련한 축제나 이벤트를 방문하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다.     

 여행도 트렌드를 따라가기에 지금의 여행은 과거와는 다르게 진행이 되고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최근 여행 트렌드에 맞는 아이템 중의 하나가 ‘찾아가는 양조장’일 것이다.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지역의 우수 양조장을 선정하여 제조에서 관광·체험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과거 우리나라 양조장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장소가 아니었다. 양조장은 술만을 생산하는 곳이었기에 외부인들에게 보여주려는 노력도 그러한 시설도 없었다. 탁주가 대부분이었던 전통주에서 유통을 위해서 대부분 새벽에 생산하고 오히려 오후에는 양조장 문이 닫혀있는 경우도 많았으며 세금 단속 및 위생상의 문제로 인해 외부인의 접근을 극도로 꺼렸다.

심지어는 막걸리 붐이 부는 2010년경에도 막걸리 양조장 투어를 할 양조장 발굴이 힘들었었다. 찾아가는 양조장은 ‘13년부터 시작되었다. ‘13년에는 5곳의 양조장의 목표였으나 선정 조건에 맞는 양조장이 적어 양조장 2곳만이 선정되었다. 이처럼 처음에는 양조장 관광이라는 것이 모두 낯설었다.     

 이후 매년 5곳 정도가 선정되므로서 ’13년부터 올해까지 경기 13개, 강원 3개, 충청 16개, 경상 14개, 전라 7개, 제주 2개로 총 55곳의 찾아가는 양조장이 선발되어 전국에 포진하게 되었다.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들을 통해 이제 양조장은 술을 생산하는 경제적인 장소에서 관광할 수 있는 문화적인 장소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찾아가는 양조장 지도 ©더술닷컴

하지만 오랫동안 사업을 진행하면서 재도약을 위해 사업의 변화도 필요해 보인다. 가장 먼저 선정 후 2년간의 지원 사업 이후 사후 관리 프로그램이 없다보니 현재 찾아가는 양조장이 어떤 곳이 있는지 일반인들이 잘 모른다. 심지어는 찾아가는 양조장을 방문하고 싶어도 거부하는 양조장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한다.

물론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개인이나 소규모 손님을 안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찾아가는 양조장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 운영을 하는 양조장들이 있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이제 지정만큼 사후 관리를 위한 부분에 있어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지정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사업의 발굴도 필요하다. 올해에는 문화 ​사업을 추가로 할 수 있는 양조장 2곳을 선정해서 찾아가는 양조장 2차 사업을 진행했다. 이처럼 양조장들이 꾸준히 관광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원 사업이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지자체와의 연계를 지속해서 강화해야 한다. 찾아가는양조장은 관광사업이다. 지자체의 여러 관광 사업과 연계가 되지 않는다면 그 시너지를 제대로 얻기가 힘들다. 지자체의 관광 가이드 북이나 홈페이지에 찾아가는 양조장이 표시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다양한 관광 홍보 사업에도 참여시켜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찾아가는 양조장의 수를 보면 이제 사업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찾아가는 양조장’ 브랜딩 사업이 필요하다. 개별적인 양조장 55개가 홍보를 하는 것보다 ‘찾아가는 양조장’ 자체를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 사업을 통해 각 지역에 관광과 체험을 할 수 있는 찾아가는 양조장이 있고 가능하다면 이 브랜딩 사업의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면 전체적인 관리나 사업의 효율도 향상될 것이다.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이 지금보다 소비자들에게 만족도와 내실을 얻기 위해서는 그에게 맞는 당근과 채찍이 필요해 보인다.

조금 더 발전된 찾아가는 양조장을 통해 우리 술의 문화가 다채로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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