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이낙연 1시간 만나 민주당 문제 고민… “상황 되면 3총리 회동”

윤명진 기자 2023. 12. 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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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성탄전야행사에 참석해 기도를 하고 있다. 2023.12.24/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6일 1시간 동안 단독 조찬 회동을 갖고 당의 문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 24일 성탄전야 행사에서 짧게 만난 뒤 이틀 만에 다시 회동한 것.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측은 이날 회동 후 입장문을 통해 “국가와 민주당의 문제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며 “적절한 상황이 조성된다면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포함해 세 총리 회동을 추진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당장은 세 총리가 함께 움직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도 두 사람이 언급한 ‘적절한 상황이 조성된다면’이란 전제조건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끝내 김 전 총리와 정 전 총리의 마음을 사지 못한다면 내년에는 세 총리가 연대할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丁, 이재명 만나 공천잡음 우려 전달할 듯

정 전 총리는 28일 이 대표와 만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당내 공천 잡음에 대한 우려 등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윤식 전 시흥시장과 최성 전 고양시장 등 친명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낸 비명(비이재명)계 예비후보들이 최근 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로부터 연이어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실이 당의 단합을 저해한다는 우려다. 다만 정 전 총리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정 전 총리 측은 “정 전 총리는 여러 차례 ‘통합’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와 같은 길을 가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 대표가 직접 나서 당내 공천 잡음 최소화를 약속하지 않으면 정 전 총리가 이 대표를 지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 전 시장이 이날 “이낙연 신당에 참여하겠다”고 공식 밝히는 등 당내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 전 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의 민주당에 의한 북한 수령체계식 불법·부당한 공천 학살을 당한 후 이 전 대표께서 추진하는 신당에 참여하기로 결단했다”고 밝혔다.

야권 관계자는 “전직 총리 3명이 이 대표에게 당 쇄신과 공천 잡음 최소화, 선거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 대표가 이 요구사항을 현실화시키지 못할 경우 세 사람이 뜻을 모을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김대중재단 서울 강북지회 출범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 총리 회동 가능성에 대해 “적절한 상황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모임도 어려울 것”이라며 “(그 자리가) 의미 있는 자리가 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 내년 초까지 ‘이재명 리더십’ 시험대

이 대표로선 이 전 대표 등이 요구한 당 통합과 쇄신 요구 시한을 앞두고 당분간 리더십 시험대에 줄줄이 오르게 됐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이 없으면 연초에 계획대로 신당 창당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당내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이 대표에게 연말까지 사퇴하고 통합 비대위 전환을 요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내년 1월 1일과 2일 각각 권양숙 여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라 이 자리에서도 통합 관련 메시지가 나올 수 있을지 당 안팎의 관심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28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등을 처리하고 나면 곧장 당 공천관리위원회도 발족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계파 갈등에서 자유롭고 혁신의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는 외부인사로 공관위원장을 찾는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벌써부터 비명계에서는 “친명 지도부 입김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선거제 개편 과제도 남아 있다. 친명 지도부는 2016년 20대 총선까지 적용됐던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반면,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의원들이 4년 전 처음 실시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하든 당내 반발과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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