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생명 앗아간 도봉구 아파트 화재… “부주의 발화 가능성”

송복규 기자 2023. 12. 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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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새벽 32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가 사람의 부주의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소방당국, 한국전기안전공사와 2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20분까지 총 21명의 인력을 투입해 방학동 아파트 화재 현장을 합동 감식했다.

경찰 등은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아파트 301호 작은 방을 집중적으로 감식해 화재 원인과 사고 경위 등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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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티 구조·스프링클러 기준이 피해 키워
26일 오전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 화재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당국으로 구성된 합동감식팀이 감식을 하고 있다. 전날 이 아파트에선 화재가 발생해 3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뉴스1

성탄절 새벽 32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가 사람의 부주의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소방당국, 한국전기안전공사와 2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20분까지 총 21명의 인력을 투입해 방학동 아파트 화재 현장을 합동 감식했다. 경찰 등은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아파트 301호 작은 방을 집중적으로 감식해 화재 원인과 사고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결정적 증거물을 입수한 뒤 인적 요인에 의한 발화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전기 기구 오작동이나 누전 등 전기나 방화 요인은 낮은 것으로 봤다. 다만 경찰은 남은 조사에서 관련자 진술이 변경될 수 있어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화재경보기 작동 등에는 이상이 없었다. 다만 방화문이 모두 열려있었고, 아파트 1층이 필로티 구조로 외부 공기가 원활하게 유입돼 불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2001년 준공 당시 소방법에 따라 16층 이상부터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던 것도 피해를 키웠다. 현행법은 6층 이상 아파트는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4시 57분쯤 방학동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은 차량 60대와 인력 312명을 동원해 신고 약 4시간 만인 오전 8시 40분쯤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26일 오전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 화재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당국으로 구성된 합동감식팀이 감식을 하고 있다./뉴스1

이 화재로 30대 남성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을 입었다. 불이 시작된 301호는 전소됐고, 401·501호는 발코니 등 일부 소실됐다. 재산 피해 규모는 1억980만원 상당으로 파악됐다. 이재민은 8세대, 23명으로 인근 모텔 3곳에서 임시 거주 중이다.

숨진 채 발견된 4층 거주민 박모(33)씨는 3층에서 불이 빠르게 위층으로 번지자 아파트 경비원들이 주민들의 대피를 돕기 위해 가져다 놓은 재활용 포대 위로 2세 딸을 던진 뒤 7개월 딸을 안고 뛰어내렸다. 박씨의 뒤를 따라 뛰어내린 아내 정모(34)씨와 아이들은 생명에 지장이 없었지만, 머리를 크게 다친 박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끝내 숨졌다.

또 다른 사망자 임모(38)씨는 10층 거주자로, 화재 사실을 가장 먼저 신고했다. 임씨는 부모님과 남동생을 먼저 대피시키고 가장 마지막으로 집에서 나와 불을 피하려 했지만, 11층 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결국 사망했다.

경찰이 박씨와 임씨의 사망 원인과 시각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한 결과, 박씨는 ‘여러 둔력에 의한 손상’, 임씨는 연기 흡입에 의한 화재사’로 사인이 추정됐다.

경찰은 도봉경찰서 강력1팀 등 3개 팀을 투입해 현장 감식·관련자 조사 등 집중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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