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넘어 세계로…장르·플랫폼 다각화 외치는 게임업계

조민욱 기자 2023. 12. 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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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올해 게임업계의 공통 키워드는 장르·플랫폼의 다각화다. 국내 게임사들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겪고 있는 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을 목표로 다양한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MMORPG 등 주요 장르가 포화 상태를 겪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게임사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2023년 업계 전반에 걸쳐 최악의 불황이라는 상황속에서 게임사들은 신작 부재로 인한 실적 악화라는 지적을 탈피하기 위해 저마다 야심작을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특정 장르나 플랫폼에 국한된 것이 아닌 본래의 틀에서 벗어난 참신한 시도들이 여러 차례 나오면서 미래 K-게임의 비전을 확인할 수 있는 한 해였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9월 출시한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K-소울라이크 게임이란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P의 거짓은 네오위즈 산하 스튜디오 라운드8이 개발한 소울라이크 장르의 싱글 플레이 액션 RPG다.

PC·콘솔 멀티플랫폼을 지원하는 P의 거짓은 판매량의 90% 이상이 북미·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나왔으며, 누적 판매량도 100만장을 넘기며 K-소울라이크로써 새 지평을 열었다. 콘솔 불모지로 평가 받은 국내에서 AAA급 콘솔 게임에 도전해 글로벌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국내에서는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 본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누렸다. 네오위즈는 P의 거짓의 글로벌 흥행을 바탕으로 3분기 흑자전환을 거뒀다.

올해 연매출 4조원을 점찍은 넥슨도 장르, 플랫폼 다각화를 통한 성과를 입었다. 지난 6월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스팀 플랫폼에서 판매량 200만장을 넘기며 글로벌 메가 히트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싱글 패키지 게임이 글로벌 팬덤까지 형성한 점,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과 어깨를 나란히 '2023년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된 점, 휴대용 콘솔 시장에서 영향력을 입증한 점 등을 미루어 보아 올해 데이브 더 다이버가 끼친 파급력은 가히 막강했다는 평가다.

넷마블도 지난 9월 방치형 RPG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출시하며 장르 다양화 분위기에 동참했다. 그동안 방치형 RPG 장르는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에서 대형 게임사들로부터 외면받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넷마블은 자사 대표 IP '세븐나이츠'를 활용해 가볍고 쉬운 게임성을 전면에 내세웠고, 그 결과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거두며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다.

게임업계의 장르, 플랫폼 다각화 바람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실적 부진의 고리를 끊기위해 게임사들이 저마다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보다 다양한 게임들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내년 선보일 신작으로 '퍼스트 디센던트', '퍼스트버서커: 카잔' 등을 예고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 루트슈터 장르의 게임이며, 퍼스트버서커: 카잔은 소울라이크 요소를 가미한 콘솔 게임이다. 장르적 특성과 플랫폼을 고려해 두 게임 모두 북미·유럽 등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내년 성과가 기대된다.

MMORPG 명가인 엔씨소프트도 장르, 플랫폼 다각화에 맞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내년 출시 예정인 난투형 대전 액션게임 '배틀크러쉬'는 엔씨소프트의 첫 닌텐도 스위치 신작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LLL'은 3인칭 슈팅게임으로 서구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 게임 시장에서 주류로 부상한 서브컬처 장르의 게임도 연이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서브컬처 장르는 국내외 강력한 팬덤 문화를 형성하고 있고, IP를 바탕으로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넷마블은 '일곱개의대죄: 오리진'과 '데미스 리본' 등을, 컴투스는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를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작 IP 개발과 플랫폼 다양화는 게임업계 전반의 패러다임"이라며 "내년에는 장르 다양화를 통한 게임들의 성과가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mwcho91@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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