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르쿤 "AI 발전 위해선 오픈소스 생태계 키워야"

김미정 기자 2023. 12. 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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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드와 인터뷰서 지적…"오픈AI, 폐쇄적 연구 방식" 비판

(지디넷코리아=김미정 기자)"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이버 범죄 등 나쁜 AI을 막는 방법은 좋은 AI를 폐쇄적으로 개발하는 게 아니라 더 빠르게 키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과 기관은 AI 연구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오픈소스 생태계가 활발해야 AI 기술도 클 것이다."

'AI 4대 천황'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얀 르쿤이 AI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오픈소스 모델을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르쿤은 최근 미국 테크 전문잡지 '와이어드'와 인터뷰에서 "AI 발전을 위해선 건강한 오픈소스 생태계가 필수"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의 일환으로 그는 오픈AI의 폐쇄적인 개발 방식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르쿤은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교수,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와 함께 ‘AI 4대 천왕’으로 불린다. 특히 르쿤은 2018년 힌턴, 벤지오 등과 함께 ‘컴퓨터과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르쿤은 메타 수석 AI 과학자 겸 뉴욕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얀 르쿤 메타 수석 AI 과학자 (사진=구글)

이번 인터뷰에서 얀 르쿤 교수는 오픈소스 모델 활성화가 AI 개발 속도를 더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든 개발자와 기업들이 함께 AI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술 발전과 보안성까지 가속할 수 있다는 게 이런 주장의 근거다. 

르쿤 교수가 몸담은 메타는 지난 7월 자사 LLM '라마-2'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현재 사용자는 라마2를 연구와 상업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오픈소스, AI 주권 지키고 빅테크 독점 막아줘"

얀 르쿤 교수는 오픈소스 모델이 각 나라의 AI 주권을 지키고 빅테크 독점을 막아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와이어드와 인터뷰에서 "모든 기업이나 국가가 구글, 오픈AI 등 빅테크 모델을 불만 없이 활용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LLM에 자국 언어와 문화가 포함되지 않는 순간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국 정보 없는 LLM에 아무리 훌륭한 데이터를 집어넣어도 무용지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메타)

르쿤은 각 국가가 처음부터 자국 언어와 문화가 담긴 AI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 필요한 게 오픈소스 플랫폼이다. 그는 “기업은 오픈소스형 AI 모델에 자국 언어, 문화, 관심사 데이터셋을 접목함으로써 각 나라에 적합한 AI 시스템 구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소수 빅테크의 AI 생태계 독점을 막기 위해서도 오픈소스 생태계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도 오픈소스 모델을 통해 빅테크 못지않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며 "작은 기업도 사람들에게 자사 제품 사용을 유도하고 빅테크를 제압할 힘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오픈AI 달리3)

다만 오픈소스 모델은 치명적 단점을 가졌다. 모든 기업과 개인이 해당 모델에 접근할 수 있어 모델 데이터셋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사이버 해커가 이런 모델을 악용해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르쿤 교수는 이런 우려가 과장됐다고 반박한다. 특히 메타 등 빅테크가 만든 오픈소스 모델을 해킹하는 것은 현 기술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메타의 LLM 라마 2를 예시로 들었다. 

르쿤 교수는 "해커가 메타의 라마 2를 해킹하려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 그래픽처리장치(GPU) 2천대를 배치하고, 이를 위한 자금력과 인력을 충분히 구해놔야 할 것"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이럴 수 있는 해커 집단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중국조차도 이를 실행할 수 없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르쿤은 "AI를 활용한 사이버 범죄 등 나쁜 AI를 막는 방법은 좋은 AI를 폐쇄적으로 개발하는 게 아니라 더 빠르게 발전시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 모든 AI 연구를 공개해야 한다"며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필수인 이유다"라고 말했다.

"오픈AI 변질...연구·모델 공유에 폐쇄적"

얀 르쿤 교수는 오픈AI가 오픈소스 생태계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픈AI는 비영리 목적으로 AI를 연구하기 위해 탄생했지만,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위한 연구소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마이크로소프트로 투자금으로 기업을 연명하면서 진행 중인 연구 내용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왼쪽)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진=오픈AI 행사 캡처)

얀 르쿤 설명에 따르면, 그동안 오픈AI는 모델의 데이터셋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새로운 모델 개발 현황도 비공개다. 이는 얀 르쿤이 주장하는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성화에 반하는 행보다.

르쿤은 지난 11월 발생한 샘 올트먼 해임 사태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그는 "이러한 극적인 사건이 발생하면 내부 사람들은 독창적인 연구를 주저한다"며 "안정성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연구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미정 기자(notyetki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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