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났어요" 신고하고 11층 올라갔다…이웃 구하려다 숨진 10층 남성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6일 오전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임모씨(38)의 빈소가 차려졌다.
임씨는 전날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남성 가운데 한 명인 10층 거주자였다.
자신을 임씨의 고모라고 소개한 유족은 "어머니와 동생은 중환자실에 있고 아버지만 빈소에 있는데 (아버지가) 슬픔에 빠져 경황이 없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착한 우리 애 못보낸다. 우예 사노 우리는…"
26일 오전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임모씨(38)의 빈소가 차려졌다. 임씨는 전날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남성 가운데 한 명인 10층 거주자였다. 빈소 한편 마련된 작은 방에서는 중년 남성의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자신을 임씨의 고모라고 소개한 유족은 "어머니와 동생은 중환자실에 있고 아버지만 빈소에 있는데 (아버지가) 슬픔에 빠져 경황이 없다"고 눈물을 흘렸다.
크리스마스 당일 23층 아파트의 3층에서 시작된 불길은 17층까지 순식간에 옮겨붙었다. 부모님, 남동생과 함께 10층에 거주하던 임씨는 가족들을 다 대피시킨 뒤 11층에 화재를 알리러 올라갔다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에 따르면 화재 당시 임씨는 가족들과 함께 잠을 자고 있었다. 임씨는 화재 최초 신고자이기도 하다.
안타까운 사고에 평소 임씨를 알지 못했던 시민들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장례식장을 찾았다는 김모씨(58)는 조용히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나온 뒤 "나도 아파트에 사는데 남일 같지가 않아서 인연도 없는데 빈소를 찾았다"며 "임씨 아버지가 (아들이) 착하고 효자인데 갑자기 세상을 등져 마음이 아프다고 엉엉 우셨다"고 전했다.
임씨와 함께 숨진 박모씨(33)는 2세 자녀를 경비원들이 들고 있던 재활용 포대 위로 던진 후 생후 7개월 된 딸을 이불로 감싸 안은 채 4층에서 뛰어내렸다. 박씨 부인과 자녀 2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으나 박씨는 끝내 숨졌다. 박씨의 빈소는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두 사람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임씨에 대해 '화재 연기 흡입에 의한 화재사', 박씨에 대해 '추락에 의한 여러 둔력 손상'이라는 부검 1차 소견을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 등은 발견되 않았고 조직, 독극물 검사 등을 진행한 후 최종 사인 결론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4시간30분에 걸쳐 경찰과 소방 당국의 합동 감식이 진행됐다. 화재가 처음 발생한 301호에서 발화 원인을 찾는데 주력했다.
합동 감식이 끝난 후 경찰 관계자는 "거실과 가까운 작은 방에서 처음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고 발화 지점도 특정했다"며 "감식 결과 전기 용품 때문에 불이난 것은 아니고 인적 요인으로 불이 났다는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이어 "방화문이 열려있었고 스프링쿨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향후 관련자 조사를 통해 발화 원인에 대한 조사를 더 이어갈 방침이다. 합동 감식 결과는 최소 20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태국 재벌 2세와 결혼한 신주아…"집에 방 몇 개인지 아직도 몰라" - 머니투데이
- 박나래, 세금 수천만 원 추징금 부과에…"탈세 목적 아니었다" - 머니투데이
- "변기 물 어떻게 내려요?" 당황한 어르신…영화관 화장실 봤더니 - 머니투데이
- '각집살이' 이봉원 "박미선과 '이혼' 좋다"…충격 발언, 무슨 일? - 머니투데이
- 망치 든 산타, 선물 대신 수갑 채웠다…페루 경찰의 위장, 이유는 - 머니투데이
- "학교가 룸살롱이냐" 래커로 도배된 서울여대…학생들 폭발한 이유는 - 머니투데이
- '나혼자 산다' 절반 이상은 비자발적…한달 생활비 128만원·하루 2끼도 안먹어 - 머니투데이
- 조세호 대신 1박2일 남창희 '호평'…퇴근벌칙도 소화 "고정 가자" - 머니투데이
- '이재명 사법리스크' 현실화에 당황한 野…전략 대전환 '고심' - 머니투데이
- 안개 낀 주말 아침 날벼락…삼성동 아파트 충돌한 '헬기' [뉴스속오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