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정세균 “3총리 회동 추진 가능”…민주당 분란 ‘타협점’ 찾을까
김부겸 포함 ‘3총리’ 회동 가능성 언급
오는 28일 이 대표와 정 전 총리 만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6일 만나 ‘3총리’(김부겸·정세균·이낙연) 회동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표와 김 전 총리가 지난 20일, 김 전 총리와 정 전 총리는 지난 24일 만났다. 또 이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오는 28일 회동한다. ‘이낙연 신당’ 출범 시간이 가까워지자 김·정 두 전직 총리가 중재자 역할을 맡은 그림이다. 김·정 전 총리의 조율은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모두에게 압박이다. 이 전 대표에겐 신당 창당 제동으로, 이 대표에겐 비이재명계와의 화합 및 권한 내려놓기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함께했다. 이 전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두 사람은 국가와 민주당 안팎의 문제들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 두 사람은 국가와 민주당의 문제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또 “두 사람은 적절한 상황이 조성된다면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포함한 3총리 회동을 추진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김대중재단 서울 강북지회 출범식 행사 후 기자들에게 ‘3총리’ 회동 성사 요건에 대해서 “의미가 있어야 한다. 적절한 상황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모임도 어려울 것이라는 뜻도 된다”고 말했다.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등 자신이 제안한 요구 사항이 수락돼야 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낙연 전 총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신당 창당) 타임테이블(시간표)을 고려할 때 늦어도 연말 연초에는 삼총리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3총리’와 이 대표가 각각 일부씩 만나면서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접점도 넓어지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앞서 지난 20일 이 대표를 만나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유지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지난 24일 김 전 총리와 정 전 총리 회동, 이날 이 전 대표·정 전 총리 회동이 이어졌고, 오는 28일에는 이 대표와 정 전 총리가 만난다. 이어서 ‘3총리’ 회동이 실현된다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직접 만나지 않아도 서로의 의견을 간접적으로 공유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김·정 두 전직 총리는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타협점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각각 한발 물러서도록 조율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권한을 나누고, 이 전 대표는 창당을 포기하는 식이다.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정 전) 총리 생각은 정해져 있다. 절대로, 제일 중요한 건 내년 총선 승리”라며 “그러기 위해선 당이 분열해서는 안 되고 통합해야 한다. 이낙연 (전) 대표가 저렇게 나가는 건 말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통합하려고 보니 ‘이재명 체제 문제가 심각하지 않냐는 불만이 많지 않냐’ ‘이 대표가 결단을 내리면 다 같이 힘을 합쳐서 갈 수 있는데 왜 미적거리느냐’(라는 게 정 전 총리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의 결단이 통합 비상대책위원회냐’는 질문에 “그렇다. (하지만) 이 대표가 모든 걸 내려놓고 나가라고 하면 그렇게 하겠느냐. 그러니까 방법을 좀 찾아야 한다”며 “권한을 나누든지. 어쨌든 이재명이 당대표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도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설득을 해봐야 하는 여러 가지 상황이 있다”며 “국민의힘은 비대위로 전환하면서 바뀌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런데 민주당에서도 쇄신을 얘기를 하려니까 거기에 가장 먼저 걸리는 게 이 대표다. (이 전 대표가 내놓은 문제 제기에 대해서) 의미 있는 해법을 내놓는 건 이재명 대표밖에 할 수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당 지도부에선 ‘3총리’ 공동선대위원장을 통해 당을 단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보고되진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과거에도 전직 총리들이 선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공동선대위원장론에 대해 “제가 당내 문제를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선대위원장은 공천에 관여할 수도 없는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낙연 신당’ 시계는 계속 돌아가고 있다. 최성 전 고양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낙연 신당’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최 전 시장은 민주당 예비후보자 검증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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