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20주년 쉽지 않은 것"…'K팝 자부심'의 뜨거운 성인식 [종합]

김수영/유지희 2023. 12. 2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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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26일 정규 9집 발매
타이틀곡 '레벨' 포함 10곡 수록
"데뷔 20주년 특별, 우리팀 수식어는 '성실'"
"와인처럼 은은하게…꾸준한 팀 되겠다"
그룹 동방신기 /사진=변성현 기자

"20주년이요? 결코 쉽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롱런하는 분들이 많았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데뷔 20주년을 맞은 그룹 동방신기가 후배들에게 건넨 말이다. "팀으로서 성인식을 맞았다"고 표현한 이들은 앞으로의 20년을 쉽게 내다보지 않았다. 다만 성실하고 꾸준하게 달려 나가겠다는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동방신기는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정규 9집 '20&2'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은 동방신기의 데뷔 일로 이들은 20주년에 맞춰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유노윤호는 "동방신기가 성인식을 맞이하는 나이인 20주년이 됐다. 돌이켜보면 많은 스태프분이 뒤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최강창민은 "기념일에 큰 감흥이 없고 생일도 조용히 넘어가는 편이지만 가수로서 20주년 맞는 그룹이 많지 않아 동방신기의 20주년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덧붙였다.

동방신기가 정규 앨범을 발매하는 건 5년 만이다. 정규 9집 '20&2'에는 타이틀 곡 '레벨(Rebel)'을 비롯해 10곡이 수록됐다. 유노윤호는 이번 앨범에 대해 "20년의 세월을 되짚어 보면서 두 멤버가 향후 어떻게 활동해 나갈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타이틀 곡 '레벨'은 강렬한 드럼 비트와 무게감 넘치는 신스 베이스가 폭발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댄스곡으로, 리드미컬한 트랙 위로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의 탄탄한 보컬이 이끄는 극적인 사운드 전환이 특징이다. 특히 가사에는 동방신기가 걸어온 길을 투영하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한 시대의 진정한 반항아(Rebel)는 기존 관념에 대한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밀고 나아가는 자'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최강창민은 "타이틀곡 '레벨'은 저항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그 뜻이 가진 강렬한 느낌보다는 20년 활동하다 보니 특정한 길에 정체될 수 있지만 그것에 저항하며 나아가자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메시지에 걸맞게 현재의 음악과 앞으로 나아갈 음악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노윤호는 "보컬에서 베이스는 윤호, 하이는 창민이라는 강점들이 모였다"며 "관념적인 반항보다도 우리 나름대로 해석이 들어갔는데 밀고 나가겠다는 신념이 담은 동방신기다운 곡"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타이틀곡 뮤직비디오는 퍼포먼스의 강한 그룹답게 독특한 구성이 돋보인다. 최강창민은 "이번 타이틀곡 선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이 곡이 가장 강렬하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30여명의 댄서와 퍼포먼스 하는 장면이 있는데 기대해 달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유노윤호도 "이번 뮤직비디오는 새로운 부분이 있다. 슈트가 어울리는 그룹 동방신기가 트렌디한 룩도 선보였는데 이것들을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여 줄지 생각하며 준비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동방신기는 이번 간담회에서 정규 9집 '20&2'중 타이틀곡인 '레벨'과 함께 수록곡인 '정글'과 '프라미스'를 공개했다.

'정글'은 힙합 비트를 베이스로 한 공격적인 사운드의 곡이다. 지금까지 정글 같은 환경에서 활동한 동방신기가 그들답게 그것들을 헤쳐 나간다는 뜻을 담았다. '정글'의 초반 도입부에는 2인의 내레이션이 들어간다.

'프라미스'는 최강창민이 작사에 참여한 곡이다. 지금까지 동방신기와 같은 추억을 만들어 갔던 카시오페아(동방신기 팬클럽)를 생각하면서 더 건강하게 좋은 곳을 향해 걸어 나가자는 약속과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만큼 이번 컴백은 동방신기에게 더욱 특별했다. 2004년 싱글 '허그(HUG)'로 데뷔한 이들은 '라이징 선', '믿어요', '풍선', '주문(MIROTIC)'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2011년 1월 정규 5집 '왜 (Keep Your Head Down)'를 통해 기존 5인에서 2인조로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으며, 2012년 '캐치 미(Catch Me)', 2014년 '썸띵(Something)', '수리수리 (Spellbound)'로 남성 듀오로서의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20주년을 맞은 동방신기는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표현했다. 유노윤호는 최강창민을 '또 다른 나'로 표현하며 "동방신기로 활동하며 힘든 순간 기쁜 순간 등 모든 중요한 순간에 함께 있어 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최강창민은 "윤호 형이 없었으면 이런 의미 있는 날을 맞이할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며 "늘 든든하게 옆에 있어 주고 길을 이끌어 주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준 형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팀을 지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성실함'이라고 했다. 최강창민은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특별한 무언가를 준비했다가 잠시 쉬는 게 아니라 늘 꾸준했다. 우리 팀을 수식어로 한다면 '성실'인 것 같다"면서 "지루하고 재미없는 답변일 수 있지만 '성실'이라는 단어는 앞으로 더 빛을 발하는 단어이지 않을까"라고 털어놨다.

유노윤호는 동방신기를 "와인 같은 그룹"이라 칭하고는 그 이유에 대해 "와인은 숙성될수록 맛과 향이 깊어지지 않냐. 동방신기도 시간이 지나니 더 우리의 맛과 멋이 풍기는 것 같다. 그게 무대 위에서 더 빛나고 은은하게 남겨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현재에 집중하며 계속해 달려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유노윤호는 "처음에는 적토마처럼 가보자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느긋하고 꾸준하게 달려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조용필, 나훈아, 남진, 박진영 같은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보면서 현역이라는 것에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이어 최강창민은 "크고 먼 목표를 생각하기보다 목전에 있는 연말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당장 이번 주에 예정된 콘서트를 무사히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길게 호흡하는 가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동방신기의 정규 9집 '20&2'는 이날 오후 6시에 발매된다. 콘서트는 오는 30~31일 인천 영종도 K팝 전문 아레나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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