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저 과금유도 규제···판호 뚫은 K 게임 발목 잡나
중국 정부가 최근 게임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예고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게임업계는 물론 현지 진출을 앞둔 국내 게임사들도 수익 악화에 따른 고민이 깊어졌다. 다만 대규모 허가를 내주는 등 게임산업 육성에 대한 중국 당국의 기조는 변함이 없는 만큼 현지에 맞는 다양한 사업모델(BM)을 만들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방송총국(광전총국)은 이용자 지출 한도 설정과 유도성 보상 설정 금지, 확률형 아이템의 미성년자 제공 금지를 통해 게임 이용자들 대상의 과금 유도 행위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온라인 게임 규제 초안을 지난 22일 공개했다.
중국 게임은 지난 몇 년간 고강도 규제로 성장세가 꺾였다가 올해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발급 확대 등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기습 규제로 다시 제동이 걸리게 됐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규제안이 발표된 날 중국 게임사 텐센트와 넷이즈 등의 주가가 10% 이상 급락해 시총이 104조원가량 증발했다. 국내 게임사 주가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시장이 요동치자 중국 정부는 다음날 공지를 통해 “해당 내용은 초안으로, 기업과 이용자 등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이어 25일에는 중국 게임 105종에 대해 대규모 판호를 발급했다. 하루만에 100종 이상의 판호를 발급한 건 처음 있는 일로, 중국의 게임 콘텐츠 공급 확대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정부의 최종 규제안은 내년 1월 중 확정된다.
만약 규제가 현실화하면 중국 시장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사업모델 수정이 불가피하다. 중국에서 서비스되는 대부분의 한국산 게임이 이번 법안이 규제하는 확률형 아이템이나 출석 보상 등을 포함하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을 앞둔 게임사들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2일 라그나로크X: 넥스트 제너레이션(그라비티), 미르M(위메이드), 블레이드&소울 2(엔씨소프트) 등 3종의 한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를 발급했다. 이들 게임의 구체적인 중국 출시 계획은 정해진 바 없으나, 현지 규제 동향에 맞춰 일정과 BM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안 공개 후 중국의 긴급 진화 작업과 판호 발급 추세 등을 보면 게임산업 진흥에 대한 중국의 기조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악화될 수도 있겠지만 일부 사업모델 수정으로 현지 유저에 친화적인 다양한 게임 환경을 만들면 장기적으로는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발 규제가 한국 게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규 규제안은 확률형 BM이 과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및 수집형 RPG를 주타깃으로 하고 있다”며 “해당 BM으로 중국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국내 게임사가 실질적으로 없는 만큼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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