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로봇' 시대 온다…제조·의료 현장서 주목
(지디넷코리아=신영빈 기자)올해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 때문에 많이 힘드셨죠. 포스트 코로나 이후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하게 했던 2023년 한해도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새해 2024년에도 세계 경제가 녹록치 않아 기업들이 투자와 대응 전략 수립에 고민이 많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전망하고 생각을 정립하기 위해 지디넷코리아가 2024년 ICT 분야 이슈 키워드와 기술·시장 트랜드를 미리 점검해 봤습니다. [편집자주]
로봇이 제조 현장을 나와 개인 서비스 영역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새해엔 웨어러블(착용형) 로봇의 성장세가 가파를 전망이다. 산업 현장부터 의료와 재활, 방산, 개인용 등으로 활용 영역이 다변화된 영향이다.
26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지난해 74억 달러(약 9조 5천억원)에서 오는 2026년에는 144억 달러(약 18조 5천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은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웨어러블 로봇은 지난 2019년부터 이어져 오는 ‘제3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의 핵심 육성 대상 중 하나였다. 당시 정부는 14대 서비스 로봇 분야 가운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돌봄, 웨어러블, 의료, 물류 영역을 4대 전략 분야로 선정한 바 있다.
산업 현장 도입을 위한 제도 개선이 먼저 이뤄졌다. 지난해 6월 고용노동부 주도로 웨어러블 로봇의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기준이 마련됐다. 웨어러블 로봇이 지원 대상 품목으로 인정되면서 제조, 건설, 물류 등 현장에 도입이 속도는 내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도 제도적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로봇 업계 관계자는 “산업부와 복지부가 재활로봇을 활용한 의료 행위에 대해 수가화하기 위해 임상 유효성을 검증하고 있다”며 “로봇을 활용한 비대면 재활 서비스 규제도 개선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은 지난 2019년 3차 계획이 발표된 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를 끝으로 새해에 새로운 5개년 기본계획이 수립된다. 업계는 새해 4차 계획에서도 각 정부 부처가 후속 육성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대기업을 중심으로 웨어러블 로봇 제품도 늘어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가 첫 착용형 보조기구 로봇 ‘EX1’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제품은 노인 운동을 돕는 ‘시니어 케어’ 특화 로봇이 될 전망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한국전자전에서 로봇 사업에 대해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재활로봇 전문기업 엔젤로보틱스는 방산 시장에 웨어러블 로봇을 도입하기 위해 지난 9월 LIG넥스원과 손잡았다. 엔젤로보틱스는 2017년 공경철 KAIST 교수가 창업한 이래 보행재활 환자를 위한 의료기기와 하반신 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등을 개발해왔다.
건축자재 업체 베노티앤알은 지난 10월 웨어러블 로봇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주력 제품인 이족 보행로봇 ‘엑소모션’을 선보였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캐나다 웨어러블 로봇 업체 휴먼인모션로보틱스 지분을 획득해 최대주주가 된 바 있다.
이차전지 소재사 코스모그룹도 최근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낙점했다. 계열사 엑소아틀레트아시아 사명을 ‘코스모로보틱스’로 바꾸고 2025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한다.
엑소아틀레트는 2016년 설립된 웨어러블 로봇 전문기업이다.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 공학연구소가 개발한 재활로봇 '엑소아틀레트' 원천 기술을 이전받고 코스모그룹 지주사격인 코스모앤컴퍼니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누구나 쓸 수 있는 컨셉 로봇도 등장했다. 위로보틱스는 초경량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WIM)’을 새해 1월 중에 선보일 계획이다.
로봇 업계 관계자는 “제조 현장에서 작업자 안전과 생산성 향상 목적으로 웨어러블 로봇을 도입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웨어러블 로봇은 서비스 로봇 가운데에서도 장기적으로 가장 유망한 분야”라고 말했다.
신영빈 기자(burger@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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