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우가 만난 사람] '레클레스' 단독 인터뷰(1부) "서포터 변경 도전은 가장 멋진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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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데뷔한 '레클레스'는 프나틱으로 이적했으나 연령 제한에 걸려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2013년부터 공식전에 나섰다. 2015년 '후니' 허승훈(현 LCK 해설), '레인오버' 김의진(현 팀 리퀴드 코치)과 함께 팀을 유럽 LEC 스프링 정규시즌 전승(18전 전승)으로 이끈 그는 결승전서 오리젠을 3대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까지 프나틱 원클럽맨으로 활동한 '레클레스'는 2021시즌을 앞두고 G2 e스포츠로 이적했다. 하지만 G2 이적은 그에게 최악의 선택이었다. 이후 프랑스 리그인 LFL(La Ligue Française) 팀인 카민 코프(2024시즌부터 LEC 합류)에서 1년을 뛴 '레클레스'는 프나틱으로 돌아왔지만 2023년 LEC 윈터와 스프링만 활동한 뒤 휴식을 취하며 서포터로 포지션 변경을 준비했다.
그런 '레클레스'가 내년 1월 말에 개막 예정인 LCKCL서 T1 e스포츠 아카데미서 활동한다. 왜 '레클레스'는 서포터로서 T1 2군 팀을 새로운 행선지로 선택했을까.
Q, 해외 매체의 특종으로 시작된 본인의 한국행 스토리가 어제 오피셜로 확정됐다. 기분이 어떤가.
A, 사실 ‘베커’(정회윤) 단장님이 10월 중순에 연락했을 때부터 기대하고 있었다. 다른 팀들한테도 비슷한 시점에 연락받았는데 단장님과 이야기했을 때 ‘꼭 도전해 보고 싶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난 모든 기회나 도전이 오면 해보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단장님과 이야기한 이후 ‘내가 만약에 한국에 간다면, 내가 T1이라는 팀에 합류할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쉬운 도전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프로 생활, 한국 사람과의 만남,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등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었다.
Q, 해외 매체의 기사를 본 관계자들은 리트윗하며 충격을 받은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그런 걸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A: 행복했다. (웃음) 한국 팬들은 내가 여기와는 맞지 않을 거로 생각해서 반기지 않을 거 같았는데 따뜻하게 받아줘서 행복했다. 또 다들 내가 여기서 적응할 수 있게 노력해 주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집(스웨덴)과 멀리 떨어져 있고 특히 시차 때문에 가족, 친구들과 연락하는 게 어렵지만 한국에서의 주변 사람들 덕분에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등 잘 적응하고 있다.
Q, 올해 프나틱에 합류한 뒤 해외 언론에서 본인의 포지션 변경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최근 공개된 T1 입단 영상을 보니 서포터로 포지션 변경을 생각한 건 2014년부터라고 했다. 사실 원거리 딜러서 서포터로 변경해 성공한 ‘코어장전’ 조용인(현 팀 리퀴드 혼다)의 사례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서포터 포지션을 원한 이유는 무엇인가.
A, 나는 게임을 하면서 ‘내가 만약에...’라는 순간이 없었으면 했다. 프로 생활을 한 뒤에는 매번 반복되는 걸 매일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만약에 은퇴한 뒤 ‘내가 만약에 다른 팀에 가서 다른 걸 해봤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하기 싫었다. 그래서 결정한 게 서포터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것이었다. 계속 생각했고 나의 플레이스타일, 소통 방식 등 모든 게 맞을 거 같았다.
이번에 서포터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조금 했다가 다시 원거리 딜러로 돌아가는 건 싫었다. 진짜 열심히 했다. 4~5개월 정도 솔로 랭크서 서포터로만 했으며 오프 시즌 때 오퍼를 받으면 도전하려고 했다. 원거리 딜러로 오래 플레이했고 제안도 있었지만 계속 반복되는 삶이 싫었다. 서포터로는 새로운 도전이며 처음 눈을 뜨는 느낌이다. 모든 게 새롭다. 그리고 새로운 걸 배우는 게 좋다.
계속 솔로 랭크를 했고 LEC 스프링이 끝난 시점에는 서포터로 포지션을 완벽하게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때 다른 팀들이 연락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T1도 관심을 보였다. 새로운 도전을 해서 연락했던 거 같다. 만약에 원거리 딜러였으면 연락이 없었을 것이다. 내가 살면서 이 도전은 가장 멋진 선택이었고 지금 너무 행복하다. 잘 선택한 거 같다.
A: T1은 최고의 게임단이며 조직도 큰 편이다. 내가 이번에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든 꿈같은 상황은 내가 어느 지역의 나라에서 활동할 수 있다면 그건 한국에 있는 T1에서 뛰는 것이었다. 지금 내 꿈을 이루고 있다.(웃음) 비록 2군이긴 하지만 서포터로서 보여줄 수 있는 게 많다. 내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나이와 경험이 많지만 여기서는 내가 루키다. 서포터로 플레이를 한 건 이제 7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더 잘할 수 있게 연습하려면 최고의 지역과 팀에서 활동해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캐드럴' 마크 라몬트(전 LEC 해설)이 T1서 LoL 월드 챔피언십 개인 방송을 할 때 같이 있는 사진이 한국 커뮤니티에 올라갔다. '캐드럴'은 '레클레스'의 T1 행 루머를 본인이 퍼트린 게 아니라고 부인했다.
A: 한국에서 ‘캐드럴’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T1 식당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캐드럴’이 나에게 한국서 뭘 하는지 물어봤다. 우린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을 거 같았다. 그래서 지금 T1 2군에서 테스트를 보는 중이라고 했다. 같이 점심도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캐드럴’은 진짜 좋은 친구다. 내가 T1서 테스트를 보는 중이라는 소식을 알고 있었는데 잘 지켜줬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는 거 같았다. 진실한 사람이다. ‘캐드럴’은 한국에 있는 동안 다들 반겨줘서 너무 좋다고 했다. ‘캐드럴’은 모르겠지만 T1 스태프들이 잘해주고 너무 친절해서 우리는 계속 한국서 살 수 있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Q, 사실 한국 등 각 지역 2부 팀의 경우 환경적으로 열악한 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본인이 한국 2부 팀으로 간다는 소식에 매우 의아했다. 유럽의 슈퍼스타가 모든 걸 내려놓고 그런 선택을 한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을 거 같다.
A: 2군에서 플레이하는 것에 대해선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사실 유럽 2군은 1군과 회사 조직도가 다르지만 한국은 같으며 1, 2군 차이일 뿐이다. 한국 팀들의 운영 방식에 대한 전문성을 믿고 있었다. 작은 회사들이 리그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며 각자 큰 회사에서 큰 리그를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교하자면 내가 2022년에 카르민코프(프랑스 리그 LFL에 있었으며 2024년부터 LEC에 합류한다.)에 있었을 때 리그 운영과 리그에 있는 몇몇 팀들의 태도가 안 좋은 것에 대해 걱정했었다. 여기서는 그럴 걱정을 안 해도 되는 게 모든 팀이 LCK 팀이며 프로답게 행동하기 때문이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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