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아파트 화재, 부주의로 인한 발생 가능성”
작은 방엔 담배꽁초 수북…라이터도 발견
성탄절인 지난 25일 새벽 32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가 부주의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감식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소방 당국과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함께 2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45분까지 총 21명의 인력을 투입해 방학동 아파트 화재 현장을 합동 감식한 결과로 ‘사람의 부주의에 인한 화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경찰 등은 합동감식에서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내부 작은 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며 명확한 화재 원인과 사고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합동감식 후 현장에서 나온 담배꽁초들과 라이터 등을 증거물로 입수했으며 이를 토대로 인적 요인에 의한 발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전기 기구의 오작동이나 누전 등에 의한 전기적 요인이나 방화로 인한 발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 외 다른 요인도 모두 배제됐다”고 했다.
이어 “결정적 증거물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남은 조사에서 관련자 진술이 바뀔 수 있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사망한 박모(32)씨와 임모(37)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각을 파악하기 위해 이날 오전 9시쯤 시신을 부검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아이를 안고 4층에서 뛰어내린 박씨에 대해 ‘추락에 의한 여러 둔력 손상’이라는 부검 1차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10층 주민인 임씨에 대해선 ‘연기 흡입에 의한 화재사’라는 소견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범죄 혐의점 등은 발견되지 않았고, 조직 검사와 독극물 검사까지 진행한 뒤 최종 사인을 결론 지을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화재로 4층에 거주하는 30대 박씨와 10층 주민 임씨 등 2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 27명이 경상을 입었다. 아울러 주민 200여명이 대피했다. 화재가 발생한 세대는 전소됐고, 일부 층 베란다 등이 소실돼 총 1억98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