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에도 "더 오른다" 증권가 콕…대기자금 52조 움직일까
대주주 양도세 규제가 완화되는 등 시장에 호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어떤 종목을 사야 할지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진다. 주식 투자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1일 기준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52조원이 쌓였다. 증권가에서 최근 목표주가를 상향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종목들이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다.
26일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상향한 종목은 CJ대한통운을 포함해 총 31개다. 이들 중 CJ대한통운, 종근당, LIG넥스원은 목표주가를 상향한 증권사가 4곳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에스디에스(3곳), 리노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2곳) 등이 뒤를 이었다.
연말연시 온라인 이용자 수가 급등한 덕택에 CJ대한통운은 지난 22일 장중 12만96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연초 대비로는 주가가 35%가량 상승했다. 최근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 11만원 → 14만원 △삼성증권 9만5000원 → 12만원 △KB증권 11만원 → 15만원 △NH투자증권 11만4000원 → 14만 5000원 등이 CJ대한통운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증권가에서 주목하는 건 CJ대한통운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성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직구가 CJ대한통운의 강력한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전자 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올해 3분기 해외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넘게 증가했다. CJ대한통운은 알리익스프레스의 직구 물량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추가로 늘어날 해외 직구 물량을 대비해 CJ대한통운은 국제특송센터(ICC)를 증설해 일일 처리 가능한 물량을 4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주가가 급등했으나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판단한다"며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로 택배 물동량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겼고, 자동화율 개선 등에 따라 비용 통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최근 미국 4족 보행 로봇 업체인 고스트로보틱스를 인수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CJ대한통운과 마찬가지로 최근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증권가에서는 비이성적인 과열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반응하고 있지만 과열로만 치부할 수 없다"며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는 회사 재무 체력에 부담을 줄 정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화투자증권 10만원 → 12만원 △삼성증권 12만4000원 → 15만원 △현대차증권 13만원 →16만원 △IBK투자증권 11만원 →16만원 등이 LIG넥스원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형 수출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는 등 수주흐름도 긍정적이다. 올해 3분기 신규 수주는 3706억원, 3분기 누적 기준 수주잔고는 12조1000억원이다. 올해 4월 공시했던 인도네시아 헬기 수리부속 사업이 수주잔고에 반영될 경우 수주잔고는 증가추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에서 LIG넥스원의 해안방어용 유도 로켓에 관심을 보여 계약이 성사되면 미국으로 수출되는 1호 국산 무기체계가 된다.
종근당도 최근 상승 랠리에 편승해 주가가 오름세를 보인다. 1년 전과 비교할 때 종근당 주가는 46%가량 상승했다. 최근 글로벌 빅파마를 대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덕택에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나섰다. △상상인증권 12만원 → 15만원 △SK증권 13만원 → 16만원 △다올투자증권 11만원 → 15만원 △KB증권 11만원 →15만5000원 등이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월6일 노바티스는 총 1조7300억원 규모의 계약을 통해 종근당의 신약후보물질 'CKD-510'에 대한 전 세계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며 "프랑스에서 임상 1상밖에 완료되지 않아 단정하긴 어렵지만 우수한 확장성을 지닐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에스디에스는 내년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어 AI와 클라우드가 내년 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물류 부문도 계절적 효과로 4분기 물동량이 증가함에 따라 실적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 17만4000원 → 21만원 △SK증권 17만원 → 21만원 △다올투자증권 20만원 → 25만원 등이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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