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에 '연어 단지'가 생긴다 … 60조 글로벌 시장 정조준
유통·가공 클러스터도 만들어
이르면 2025년 말 출하 전망
국내식탁 공급서 수출까지
세계 5대 연어 생산국 목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통계(2021년)에 따르면 전 세계 연어 생산량은 377만t이다. 유통과 가공, 기계장비 등을 포함한 시장 규모는 6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어 부산물을 활용한 바이오, 의약품 등 부가산업 규모도 10조원에 육박한다.
연어시장 대부분은 노르웨이가 점유하고 있다. 칠레와 영국, 호주, 캐나다, 미국, 중국, 일본 등도 연어를 양식하고 있으나 규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국내에서 식재료 등으로 쓰이는 연어 역시 대부분 노르웨이산으로 100% 수입에 의존한다. 2020년 4만2000t, 2021년 6만2000t에 이어 지난해 7만6000t을 들여왔다. 연어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고 치매나 근육손실 예방 효능이 있는 '슈퍼푸드'로 알려지면서 국내 소비 및 수입량이 계속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산 대서양 연어가 식탁에 오르고, 역으로 수출까지 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강원 동해안에 대규모 연어 양식 클러스터가 조성되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와 강원도, 동원산업 등은 강릉·양양에 대서양 연어 양식 실증 단지, 대량 생산 단지, 가공·유통 배후단지를 집적화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30년까지 테스트베드·양식산업단지·질병예방 연구센터·수산식품 클러스터·연어 산업화 연구개발단지를 구축하고, 2035년까지 연어 전후방산업 클러스터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2040년까지 브랜드 개발 및 글로벌 홍보에 나서겠다는 장기 로드맵을 수립했다.
사업의 핵심인 대서양 연어 양식단지는 양양 현북면에 들어선다. 동원산업과 노르웨이 새먼에볼루션의 합작회사 '케이스마트양식'이 단지 조성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수입한 대서양 연어 알을 정선 내수면 치어 양식장에서 부화시켜 1년가량 키운 뒤 양양 해수면 양식장으로 가져와 성어가 되면 출하하는 구조다.
정선 내수면 양식장은 내년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고, 비슷한 시기에 양양 해수면 양식장도 착공 예정이다.
연간 목표 생산량은 우선 2만t으로 잡았다. 이르면 2025년 말, 늦어도 2026년부터는 K연어가 본격적으로 출하될 전망이다.
인근 양양 손양면에는 연어 가공, 유통, ICT, 신소재, 장비 기업 등이 들어설 배후단지도 조성된다.
이와 함께 강릉 연곡면 일원에 3만6073㎡ 규모의 '대서양 연어 스마트양식 실증 단지'가 일부 착공에 들어가 내년에 준공 예정이다. 이곳에는 육종 연구, 특산품종 개발 등을 실증하는 시설이 집적화되고 관련 창업 및 교육지원 센터도 들어선다. 장기적으로 연어 알 수입 없이 강원도에서 직접 산란시키는 방안에 대한 실증 사업도 추진된다. 이미 강원도는 클러스터 가동에 앞서 연어 양식 강국인 노르웨이와의 교류 협력 기반을 탄탄하게 다진 상태다.
지난 8월 강원도는 양양군, 한국어촌어항공단, 강릉원주대, 케이스마트양식 등으로 대표단을 꾸려 노르웨이로 파견했다. 선진 연어양식 기술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당시 대표단은 아쿠아노르 박람회에 참가해 각국 동향을 살피고 해외 바이어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아쿠아노르는 노르웨이가 1979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세계 최대 양식 박람회로, 올해는 30개국 593개 수산 기업이 참가했다. 또 노르웨이 대사관 주최로 열리는 한국-노르웨이 세미나를 통해 트뢰넬라그주와의 연어산업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노르웨이 대표기업 아쿠아젠, 새먼에볼루션, 비켄코 등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자동화 양식 시스템도 둘러봤다. 단장을 맡은 김명선 강원도 행정부지사는 "노르웨이 선진 양식기술을 현장에서 접해보고 산업 체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였다"며 "강원도 여건에 맞는 K연어 산업화 성공 모델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클러스터를 통해 '아시아 양식산업 1번지'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연간 연어 생산량 20만t, 세계 5대 연어생산국 진입, 고용창출 3만명 달성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최근 양양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전 세계 60조원의 연어시장 선점을 위해 강원형 K연어 산업화를 반드시 실현해 강원도가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원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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