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강기' 있었다면···오래된 아파트 피난설비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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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의 23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30명이 중경상을 입은 가운데 완강기나 미끄럼대 등 화재 피난 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면 희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 서울경제신문이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를 확인한 결과 대표적 피난 설비인 '완강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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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도 16층 이상에만 설치해
설치 의무화 이전 건설돼 강제성 없어
"정부·지자체에서 유도·강제 필요 있어"
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의 23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30명이 중경상을 입은 가운데 완강기나 미끄럼대 등 화재 피난 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면 희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 서울경제신문이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를 확인한 결과 대표적 피난 설비인 ‘완강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현행 소방청 고시 따르면 공동주택(아파트)의 3~10층에는 완강기가 설치돼야 한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와 같은 계단식 구조의 아파트는 세대마다 하나씩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규정이 만들어진 2005년 이전에 건설된 아파트에는 해당 규정이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화재 아파트는 2001년 완공, 입주가 시작돼 해당 고시에 적용 받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이번 사고로 숨진 30대 남성 2명은 현행 완강기 설치 기준에 포함되는 4층과 10층에 거주했다. 완강기나 미끄럼대 등 피난 기구가 설치·비치돼 있었으면 극한의 상황에서 피해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생존 수단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경로당에서 만난 이 모 노인회장은 “집 안에 완강기나 다른 소방 설비를 본 적은 없다”며 “(아이 아빠가) 뛰어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완강기 등 피난 설비뿐만 아니었다. 화재 발생 시 초기 진화에 이용되는 ‘스프링클러’의 경우도 규정이 마련되기 이전과 이후의 상황이 크게 달랐다.
사고 아파트가 지어질 당시 소방법에서는 16층 이상 아파트를 대상으로 16층부터만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했다. 이후 2004년 11층 이상 공동주택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이 역시 소급 적용이 되지는 않았다.
서울경제신문이 주민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화재 발생 아파트 단지의 다른 동 17층에는 규정대로 스프링클러가 주방 2개, 거실 2개, 방 2개에 각각 하나씩 총 6대 설치돼 있었다. 반면 2층에는 스프링클러가 따로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현장에서 만난 한 소방 관계자는 “이 아파트도 당시 규정에 따라 저층부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스프링클러는 초기 소화에 효과가 있는데 ‘저층부에도 있었다면 불길이 위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방화문이 모두 열려 있었던 점, 아파트 1층이 필로티 구조로 외부 공기가 원활하게 유입됐다는 점 또한 저층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고층으로 번진 이유로 제기된다.
공 교수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완강기와 비용이 많이 들어도 탈출에 효과적인 미끄럼대 같은 다수인 피난 장비도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설치를 유도하고 강제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정유민 기자 ymjeong@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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