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의 대변신…배출되는 이산화탄소로 '드라이아이스' 만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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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받던 발전소 굴뚝이 친환경 사업 모델로 탈바꿈했다.
이병목 SGC에너지 사업부문 기술 담당 전무는 "국가적 차원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CCU는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며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 안정화 및 CCU 활성화를 위해 국고 보조금 확대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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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받던 발전소 굴뚝이 친환경 사업 모델로 탈바꿈했다. 전북 군산에 위치한 SGC에너지 열병합 발전소다.
지난 20일 찾은 이 발전소는 여느 발전소와 다른 모습이었다. 높은 굴뚝과 탱크, 배관 사이 아파트 18층 높이(50m)로 솟은 흡수탑과 38m 높이의 재생탑이 자리 잡고 있었다. 긴 배관을 따라 2분 정도 걷다 보면 1500톤(t)의 액화탄산을 저장할 수 있는 탱크가 보인다. 탄소를 포집해 액화탄산으로 만드는 CCU(탄소 포집·활용) 시설이다.
SGC에너지는 인근 산업단지에 증기를 24시간 365일 공급하는 집단에너지사업자다. 업의 특성상 이산화탄소 배출이 불가피한데, 이를 줄이기 위해 CCU 시설을 도입했다. 2021년 CCU 사업 투자를 결정하고 민간 기업 중 처음으로 한국전력공사와 CCU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한전의 CCU 기술은 습식 방식으로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90% 이상 분리해 포집한다.
SGC에너지는 지난 5일부터 액화탄산 생산에 들어갔다. 전처리 과정을 거친 연소가스가 흡수탑으로 이동하면 흡수제(코졸)가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포집한다. 재생탑은 이를 증기로 가열해 고순도의 이산화탄소를 회수한다. 마지막으로 액화설비에서 140도의 이산화탄소 온도를 영하 20도로 낮춰 액화시키면 액화탄산이 만들어진다. 액화탄산은 외부 배관을 통해 500t씩 저장할 수 있는 3개의 탱크로 이송된다. 설비는 24시간 가동된다.
생산된 액화탄산은 준공 전 이미 10년 치 공급계약을 한 드라이아이스 제조 업체로 옮겨진다. 20톤 트럭이 하루 15대 오간다. SGC에너지의 액화탄산 생산량은 하루 300톤, 연간 10만톤에 달한다. 승용차 5만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 것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이산화탄소 10만톤은 편백 8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액화탄산은 드라이아이스 외에도 용접이나 탄산음료, 반도체 세정 등에 쓰인다. 현재는 드라이아이스 제조사를 유일한 수요처로 두고 있지만, 반도체, 농업 등으로 넓힐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급 초고순도 액화탄산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150톤 규모의 설비를 증설해 반도체급 초고순도 액화탄산을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수요처가 될 수 있다.
온실가스배출권 수익도 동시에 올릴 수 있다. 현 시세는 액화탄산은 톤당 30만원, 온실가스 배출권은 톤당 1만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연수익 310억원 수준이다. SGC에너지는 CCU 설비 구축에 570억원을 투자했다.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이 낮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은 현재 1만원대 수준이지만, EU(유럽연합)는 16만원대에 달한다. 이병목 SGC에너지 사업부문 기술 담당 전무는 "국가적 차원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CCU는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며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 안정화 및 CCU 활성화를 위해 국고 보조금 확대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CCU 기술을 넘어선 탄소중립도 꾀한다. 박준영 SGC에너지 부회장은 "SGC에너지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약 177만 톤 수준으로 감축해 나갈 계획"이라며 "CCU 기술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신사업을 확대해 탄소중립을 앞당기는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군산(전북)=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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