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골프장, 캐디에 안전·보건 보호 의무 있다”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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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을 운영하는 사업주는 경기보조원(캐디)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 및 보건 등에서 보다 적극적인 보호 조처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배씨가 골프장 근무 전부터 우울증을 앓거나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ㄱ씨가 캐디들을 총괄하고 관리하는 지위상의 우위를 이용해 적정 범위를 넘어 배씨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준 점 △배씨가 숨지기 전에도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고, 이를 ㄱ씨도 알고 있었던 점 등을 들어 ㄱ씨의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고,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골프장 쪽이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1억6000여만원을 책임져야 한다고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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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을 운영하는 사업주는 경기보조원(캐디)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 및 보건 등에서 보다 적극적인 보호 조처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3부(재판장 구회근)는 지난 21일 건국대학교가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일하던 중 상사 ㄱ씨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캐디 배아무개씨 유족이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선고에서 양쪽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배씨가 골프장 근무 전부터 우울증을 앓거나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ㄱ씨가 캐디들을 총괄하고 관리하는 지위상의 우위를 이용해 적정 범위를 넘어 배씨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준 점 △배씨가 숨지기 전에도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고, 이를 ㄱ씨도 알고 있었던 점 등을 들어 ㄱ씨의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고,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골프장 쪽이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1억6000여만원을 책임져야 한다고 선고했다.
배씨는 2020년 경기 파주시에 있는 골프장에서 일하던 중 다른 캐디도 함께 쓰는 무전에서 ㄱ씨에게 “뚱뚱해서 못 뛰는 것도 아닌데 뛰라”거나 “네가 코스 다 말아먹었다”는 등의 질책을 당했다. 또 출근표와 근무수칙 등 자료를 올리는 온라인 카페에서도 퇴출당하는 등 심한 압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정신과 진료를 받던 배씨는 그해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재판부는 가해자와 건국대 쪽 항소를 기각하면서 판결 내용을 일부 바꿨다. “골프장 캐디는 특수형태 근로자로 사업주인 피고는 이 사건 골프장의 경기보조원이었던 망인을 보호할 의무가 있었”다고 판시한 것이다. 이는 “노무를 제공받는 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해야 한다”(제77조)는 등의 보호 조처를 하지 않은 책임을 물은 것이다. 배씨를 대리한 윤지영 변호사는 “산안법에 특고 노동자에 대한 보호조처 책임 관련 조항이 입법된 뒤 법원이 판결에서 받아들인 최초 사례”라며 “이로써 특고 노동자에게 노무를 제공받는 사용자가 이들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방지할 직접적인 책임이 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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