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뉴스] '흥남 철수' 역사전쟁? 중 "승전일" vs 미 "성탄 기적"

조익신 기자 2023. 12. 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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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 〈굳세어라 금순아〉가 수록된 앨범
"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 "
가수 현인이 1953년에 발표한 노래 〈굳세어라 금순아〉의 가사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흥남 철수 작전'이 그 배경이 됐습니다.

1950년 12월, 미군은 함경남도 장진호 일대에서 중공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는데요. 영하 30도의 혹한 속에서 7개 사단 12만명에 이르는 중공군의 '인해전술'을 뚫고, 흥남으로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미군 10군단과 국군 1사단, 그리고 10만명에 이르는 피난민이 미 군함에 함께 몸을 실었는데요. 피붙이를 북에 놓고 와야 했던 실향민들의 애달픈 심정이 〈굳세어라 금순아〉의 노랫말 속에 녹아있습니다.

우리에겐 이별과 눈물의 기억인 흥남 철수 작전. 중국과 미국이 크리스마스 이브를 앞두고, 때아닌 역사 논쟁을 벌였습니다.

베이징TV "크리스마스 이브? 장진호전투 승전일"


영화 장진호 포스터
먼저 포문을 연 건 중국입니다. 중국관영 베이징TV가 소셜 미디어에 12월 24일을 크리스마스 이브가 아닌 '장진호전투(長津湖戰鬪) 승전 기념일'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6.25 전쟁을 편파적으로 다뤄 개봉 당시 논란을 빚었던 영화 '장진호전투'(2021년작) 영상도 12초가량 함께 공개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흥남 철수, 크리스마스의 기적"


미국 언론도 보고만 있진 않았습니다. 워싱턴포스트가 곧바로 "흥남 철수는 한국과 미국에 크리스마스의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미국의 패배가 아니라는 겁니다.

당시 장진호 전투에서 미 해병 1사단을 비롯한 유엔군 1만7000여명이 죽거나 다치는 등 큰 피해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중공군 역시 4만80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미군 2만4000명을 포함해 총 3만6000명을 섬멸했다"는 입장입니다.

장진호에서 중공군의 진격을 지연시킨 덕분에 12월 22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까지 '흥남 철수 작전'을 성공리에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미 해병대 지휘관은 후퇴냐는 종군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지금 다른 쪽으로 진격 중이다"라고 답해 항전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습니다.

1950년 흥남철수작전 당시 피란민 모습 〈사진=전쟁기념관〉
장진호 전투의 진정한 승자가 누구냐? 중국과 미국이 다툴 문제인가 싶기도 합니다. 한국전쟁의 진정한 승패는 남한과 북한의 현재 모습에 그 답이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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