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둔화 우려에도 K배터리 투자 고삐…배경은[뉴스쏙]

하지나 2023. 12. 2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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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속 완성차 업체들이 숨 고르기에 나선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의 공격적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전기차 시장 둔화 우려에도 최근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 및 소재업체들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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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너지머티, 스페인 동박공장 5600억 자금 확보
말련 5·6공장도 증설 중..2028년까지 13만t까지 확대
전기차 시장 본격화 앞서 시장 선점 위한 외형 확대
SK온 서산공장 투자금 증액..LG화학 美양극재 4조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속 완성차 업체들이 숨 고르기에 나선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의 공격적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본격 개화를 앞두고 선제적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외형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유럽 법인은 지난 22일 스페인 동박공장 시설 자금 투자 목적으로 현금 및 현물출자 방식으로 2179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2098억원, 지난 15일 1054억원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로써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스페인 동박 공장 건설을 위한 자금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5600억원을 투자해 스페인 카탈루냐 몬로이치에 연산 3만톤(t)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엔드 동박 생산 시설을 짓는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 및 중국 업체들의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동박업계 수익성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공격적 투자 방침을 그대로 유지키로 한 셈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당초 밝혔던 계획에 맞춰 차질없이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며 “2025년 완공 후 2026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페인 스마트팩토리 조감도
현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말레이시아에도 5·6공장 증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본격 가동에 돌입할 예정으로 총 생산량은 6만t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8년까지 말레이시아 생산량을 9만t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으로 총 전체 생산 능력을 13만t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처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커지기 전에 시장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서다. 최근 가파른 성장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 추세는 여전하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본격 개화되는 2025년 이후 투자에 나설 경우 자칫 시장 대응에 뒤처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대부분 장기 공급 계약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선점 및 고객사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설비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공장이 완공된 이후에도 수율 안정화 등 실제 양산을 위해서 시간이 소요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기차 시장 둔화 우려에도 최근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 및 소재업체들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최근 미국 테네시주 몽고메리카운티 클락스빌에서 배터리 양극재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4조원을 투자해 12만t 규모의 공장을 짓는다. 단일 공장 기준으로 북미 최대 규모다. 우선 1단계로 2026년까지 6만t 규모의 생산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SK온도 충남 서산공장 증설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 SK온은 서산 오토밸리산업단지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3공장 증설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SK온은 투자 금액을 1조7500억원으로 증액했다. 이어 SK온과 포드의 미국내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인 ‘블루오벌SK’는 SK이노베이션을 대상으로 9090억원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블루오벌SK는 미국 켄터키주에 2개 공장을, 테네시주에 1개 공장을 각각 짓고 있다. 이들 공장은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가동될 예정으로, 모두 완공되면 12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우려가 커진 것은 맞지만 적절한 투자 시기를 놓칠 경우 발 빠른 시장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며 “완공 이후 시장 상황에 맞춰 생산시기 및 생산량을 조절하더라도 현재로서는 설비 투자를 통해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나 (hjin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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