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불꽃·와인·성실···'20주년' 동방신기가 자평한 과거와 미래(종합) [SE★현장]
'원조 한류 아이돌'로 평가받는 보이그룹 동방신기가 20주년을 맞았다. 멤버 두 사람은 여태까지 쌓아온 역사를 되돌아 보고 앞으로 맞이할 20년, 30년의 청사진을 그렸다.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 3층 그랜드볼룸에서 동방신기 정규 9집 '20&2' 발매 기념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멤버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이 참석해 앨범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동방신기는 지난 2003년 '허그(Hug)'로 데뷔해 단숨에 2세대 톱 보이그룹으로 떠올랐다. '라이징 선(Riring Sun)', '주문(MIROTIC)' 등 숱한 히트곡을 남기며 일본 K-팝 시장도 개척했다. 2009년 멤버 박유천, 김재중, 김준수가 잇따라 탈퇴하며 큰 변화를 겪긴 했지만 특유의 열정과 카리스마로 여전히 건재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유노윤호는 "동방신기를 갓난아기로 표현한다면 성인식을 맞이하는 나이다. 돌이켜 보면 옆에 있는 창민이는 물론이고 많은 사람, 스태프들이 도와주셨다. 뒤에서 지원해주시고 버팀목이 되어 주신 팬 분들 덕에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강창민은 "기념일에 크게 감흥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특히 가수로서 동방신기로서 20주년은 굉장히 그래도 특별히 다가오더라. 가수로서, 아이돌 출신 그룹으로서 20주년을 맞이할 수 있는 그룹이 많지가 않지 않나. 감사한 일이다"고 고개를 숙였다.
여태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는 무대에 대한 열정과 팬들이 보내주는 사랑을 꼽았다. 최강창민은 "저희를 잘 만들어주시고 도와주시는 스태프 분들은 물론이거니와, 셀 수 없는 많은 분의 도움을 받고 여기까지 왔다. 가장 큰 힘을 꼽자면 팬 여러분이지 않을까. 팬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에 저희가 연말에 공연도 할 수 있다. 저희 둘이 서 있는 장소는 팬 여러분이 사랑으로 만들어 주신다고 생각한다"며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그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좋은 활동을 보여드려야 한다는생각으로 임했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활동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고 말했다.
유노윤호 역시 "동방신기를 브랜드로 표현하자면, 처음부터 지금까지 함께 고생했던 분들, 그 분의 추억이 모여서 저희를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지 않을까한다. 그리고 그게 곧 별자리 카시오페아(팬덤명) 아닐까"고 언급했다.
20주년을 맞이해 발매하는 앨범은 '20&2'다. 최강창민은 "20년을 활동하다 보니 특정한 길에 정체될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 정체되지 않고 저항하며 나아가자는 진취적인 뜻을 담았다"며 "메시지에 걸맞게 동방신기의 현재 음악,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음악성을 느끼실 수 있는 앨범으로 채워지지 않았나"고 평했다.
일례로 앨범에는 동방신기의 2004년 발매곡 '더 웨이 유 아(The Way U Are)'의 편곡 버전이 수록됐다. 최강창민은 "20주년이다 보니 팬 여러분께 선물 같은 트랙을 선사해주고 싶다는 의견이 나와서, 기존 곡 리메이크를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저희 동방신기 노래를 커버해주시는데 그 중 '더 웨이 유 아'가 굉장히 많더라. 기존 댄스곡을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해주셨는데 소울풀하다"고 밝혔다.
타이틀곡 '레벨(Rebel)'은 강렬한 드럼 비트와 무게감 넘치는 신스 베이스가 폭발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댄스 곡이다. 가사에는 '한 시대의 진정한 반항아(Rebel)는 기존 관념에 대한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밀고 나아가는 자’라는 솔직한 메시지를 담았다.
유노윤호는 "SM의 피에 트렌디함을 섞었다. 신인 때부터 함께 해주신 켄지 작가님께서 작사, 작곡, 편곡, 디렉팅까지 오랜만에 해주셨다. 동방신기의 장점, 초심 등에 포인트를 잘 잡아 주셨다. 아주 재미있게 곡이 나왔다. 분위기가 웅장하면서도 심플한 부분이 있어서, 여러분께 충분한 에너지를 드릴 수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동방신기의 전매특허인 퍼포먼스도 관전 포인트다. 최강창민은 "어떻게 하면 가장 동방신기의 퍼포먼스가 가장 부각될 수 있을까 생각했고, 회의 끝에 이 곡이 가장 강렬하면서도 가장 역동성이 느껴지지 않는 곡이지 않나 생각했다. 퍼포먼스도 더욱 강렬하게, 에너지가 넘쳐 보이게 열심히 준비했다"며 뮤직비디오에서도 그런 에너지를 잘 보여드리기 위해 댄서 30분 정도와 함께 퍼포먼스를 했다. 여태까지 이 정도의 규모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타이틀곡을 비롯해 앨범에는 ‘다운(Down)’, ‘로데오(Rodeo)’, ‘정글(Jungle)’, ‘라이프스 어 댄스(Life’s A Dance)’, 유노윤호의 솔로곡 ‘픽스 잇(Fix It)’, 최강창민의 솔로곡 ‘테이크 마이 브리드 어웨이(Take My Breath Away)', 팬송 ‘프로미스(Promise)’, '더 웨이 유 아' 언플러그드 버전, ‘빛나는 계절 (Starlight)’등이 수록됐다.
이 중 '프로미스'에는 최강창민이 작사에 참여했다. 최강창민은 "고맙고 아름답다는 문구가 들어간다. 사실 저희 둘의 동방신기가 지금까지 같이 함께 시간을 보내오고 같은 추억을 만들어 갔던 카시오페아를 생각하면 정말 고맙다. 그래서 앞으로 더 건강하게, 좋은 곳을 향해 걸어나가자는 약속 같은 곡이다"고 밝혔다.
동방신기는 그룹을 자평하며 여러 수식어를 내놓았다. 우선 최강창민은 "얼마 전에 일본 애니메이션 '블루 자이언트' 보고 그런 생각이 들더라. 굉장히 작은 스테이지 위에서 연주자들이 열정적으로 땀을 흘리며 연주하는 모습을 보는데, 작품 안 관객 뿐만 아니라 극장 안에서 보고 있는 관객들마저 매료되고, 진심으로 응원하게 됐다"며 "저희는 무대도 그렇고 팬 여러분과 함께 하는 공간에서 그 어느 때보다 진심으로 저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다 소진하려고 한다. 뜨거운 불꽃 그 이상의 파란색 불꽃처럼 모든 걸 소진한다. 저희의 그런 불꽃의 뜨거움을 팬 여러분이 사랑해 주시는 게 아닐까"라고 평했다.
이어 "요새 뭔가를 하나 꾸준히 하는 것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뭔가 엄청난 특별한 걸 준비했다가 잠깐 쉬었다가, 이런 게 아니라 항상 꾸준했던 거 같다. 그래서 수식어로 하면 '성실'이라고 생각한다. 지루하고 재미 없는 답변일 수도 있지만 요즘 들어 성실함이라는 게 그 어느 때보다 빛을 발하는 단어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유노윤호는 '와인'을 언급했다. 그는 "와인도 숙성될 수록 그 맛과 향이 진해진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저희도 맛과 멋이 풍겨지는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음악도 있지만 무대에 의해 더욱 빛난다"고 강조했다.
동방신기는 지난 20주년을 딛고 앞으로의 20년도 '성실'과 '진심'으로 맞이하겠다고 다짐했다. 유노윤호는 "제가 무대에 올라갈 때마다, '왜 우리가 동방신기인지 보여주자'고 얘기한다. 저도 이렇게 외치는 게 부끄럽지만, 기합이자 암묵적인 약속이다"며 "부족하고 못할 수 있지만 그 에너지를 전달하는 입장에서 자신감은 있다. 부족할 순 있지만 추억은 만들어 드릴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활동도 준비돼 있다. 대표적으로 이들은 오는 30일과 31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고 팬들과 만난다. 최강창민은 "동방신기의 9번째 앨범 뿐만아니라 여태까지 동방신기가 사랑을 많이 받은 노래를 기억해 주시는 팬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20주년을 맞이한 만큼 20년 전 풋풋하고 예뻤던 소녀 팬 분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분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곡을 멋지게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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