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커피값으로 강남빌딩 한조각 투자”…내년 4월에 더 쉬워진다

한국거래소 전경 [자료=연합뉴스]

부동산, 음악 저작권을 쪼개 투자하는 조각투자에 대한 증권시장의 시범 개설 준비가 내년 4월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카사코리아, 뮤직카우 등 자체 플랫폼 내에서 운영하는 조각투자 시장도 점차 거래가 활성화되자 새로운 증권시장의 태동을 향한 증권가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6일 매일경제의 취재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조각투자 방식의 신종증권 시장 개설 준비 완료 시점을 내년 4월 하순으로 보고 준비에 나서고 있다.

거래소의 통상적인 시스템 개편 주기가 4월 하순이다. 해당 시점에 맞추어 제도와 규정, 그리고 관련 시스템 등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예탁결제원도 거래소의 신종증권 시장 개설 준비 과정에 맞춰서 전자등록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현재 수용방안을 마련하는 단계이고 내년도부터 본격적인 비정형증권 전자증권 시스템 구축을 개시할 예정”이라며 “신종증권 시장이 개설된 뒤에도 문제없이 운영되도록 충분한 테스트 시간을 염두하고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3일 금융위원회가 조각투자 방식의 신종증권 장내 시장 개설을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신규 지정한 뒤부터 시범시장 개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거래소가 금융위에 ‘KRX 신종증권(투자계약증권·비금전신탁수익증권) 시장 개설’을 혁신금융서비스 신청하면서 가시화하기 시작한 장내 시장이 내년 상반기 개설로 구체화한 상황이다.

거래소는 지난 20일 신종증권시장 개설 대비 업계 설명회를 개최하고 관계자들에게 시장개설 준비사항을 공유하고 관련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26일에는 케이옥션의 자회사인 투게더아트가 한국거래소의 신종증권시장에 대한 상장 준비에 착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설명회에서 한국거래소가 미술품, 한우 등 투자계약증권 형태를 띤 조각투자 상품에 대해 상장이 불가하다는 방침을 밝혔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투자계약증권 자체가 못 나가는 게 아니다”며 “지금 발행된 투자계약증권 상품들은 소유권이 붙어있는데 소유권을 이전하려면 공증절차가 필요하기에 소유권 개념을 분리한 형태로 만들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으로 한국거래소가 개설에 착수한 시장 외에도 금융위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 조각투자상품을 자체적으로 유통하는 업체들도 있다.

카사코리아, 루센트블록, 뮤직카우 등이다. 국내 1호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업체인 카사코리아는 2020년부터 자체 플랫폼 내에서 유통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카사코리아는 “조각투자업계로는 최초로 2019년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은 만큼 책임감이 큰 편”이라며 “1분기 이내에 우량 건물 추가 상장을 통해서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 활성화에 더욱 기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음악 저작권 조각투자 업체인 뮤직카우 관계자는 “음악수익증권 거래 플랫폼을 오픈한 시점 전후로 계좌개설 인원이 크게 증가했다”며 “MCPI(음악저작권지수) 상승 등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긍정적 지표들을 지속해서 확인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뮤직카우는 현재 신규 상품을 내보이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한 상황이다.

2022년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출시한 루센트블록은 부동산 조각투자 업체 중 최초로 전자증권 제도를 도입한 곳이다. 루센트블록에 따르면 2023년 12월 22일 기준 소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누적 회원 수가 30만명에 도달했다.

전문가들은 조각투자 증권시장의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장되는 상품의 투자 가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혁선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조각투자 유통시장의 성공은 결국 금융소비자의 효용이라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이 투자할 만한 좋은 상품이 나오느냐가 관건이다”며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사모펀드 시장을 초토화시킨 것처럼 잘못된 상품이 나오지 않도록 막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