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깎인 만큼만…소주 출고가 ‘선제적 인하’, ‘소비자 체감’될까

정윤성 기자 2023. 12. 2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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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기준판매비율 도입을 앞두고 롯데칠성과 하이트진로 등 국내 주류업체가 잇달아 소주 출고 가격 인하 시기를 앞당기는 분위기다.

다만 올해 이미 비용 부담 상승 등을 이유로 공장 출고가를 7%가량 인상한 상황이라, 실제 소비자가 식당가 등에서 체감하는 가격 인하 효과는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류 업체의 소주 출고 가격 인하는 기준판매비율 적용으로 소주에 붙는 세금이 10%가량 인하된 데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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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이어 롯데칠성음료도 출고가 인하 시기 앞당겨
제반 비용 올라 실제 인하 효과는 ‘미미’…식당가 소주값 인하 가능성도 적어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26일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제품인 '처음처럼'과 '새로'의 출고가격을 오는 27일부터 각각 4.5%, 2.7% 인하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부의 기준판매비율 도입을 앞두고 롯데칠성과 하이트진로 등 국내 주류업체가 잇달아 소주 출고 가격 인하 시기를 앞당기는 분위기다. 다만 올해 이미 비용 부담 상승 등을 이유로 공장 출고가를 7%가량 인상한 상황이라, 실제 소비자가 식당가 등에서 체감하는 가격 인하 효과는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제품인 '처음처럼'과 '새로'의 출고가격을 오는 27일부터 각각 4.5%, 2.7% 인하한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는 "연말 주류 가격 조기 안정화를 위해 애초 계획보다 이른 오는 27일부터 인하된 가격에 소주 제품을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 22일 출고분부터 소주 제품인 '참이슬'과 '진로'의 출고가를 10.6% 내렸다. 무학과 대선주조, 보해양조 등 지역 소주도 기준판매비율 적용 전에 출고가를 인하한 바 있다.

주류 업체의 소주 출고 가격 인하는 기준판매비율 적용으로 소주에 붙는 세금이 10%가량 인하된 데 따른 조치다. 기준판매비율은 주류세 부과 기준인 과세표준을 낮추는 일종의 세금할인율이다. 현행 과세표준이던 반출가격에서 기준판매비율만큼을 뺀 가격에 세금이 붙는다. 세금이 깎인 만큼 출고가가 내려가는 것이다.

내년 1월1일 출고분부터 적용되는 소주의 기준판매비율은 22%다. 예컨대 당초 참이슬 소주의 출고가는 반출 가격 586원에 세금 661원(세율 72%)이 붙어 1247원이었다. 이제는 반출 가격에서 22%를 경감한 457원이 과세표준이 돼 세금이 529원으로 줄고, 전체 출고가도 1115원으로 10.6% 내려간다.

주류업체의 선제적 인하 조치에도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가격 인하를 체감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소주 가격이 인상된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하이트진로는 '참이슬'과 '진로'의 출고가를 각각 6.95%, 9.3% 인상했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신병 가격 등 전방위적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지만 인상폭을 최소화해 적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원재료, 공병 등 부자재와 원가 상승 부담을 이유로 내년 1월1일부터 '처음처럼'과 '새로'의 반출 가격을 각각 6.8%, 8.9% 올린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세금 부담이 낮아지면서 실제 출고 가격은 기존 대비 4.5%, 2.7% 인하되는 것이다. 세금 인하 조치로 인상분은 상쇄됐지만 인하폭은 미미한 셈이다.

업계는 박리다매가 가능한 편의점·대형마트 등에서 소폭 인하를 예상할 수는 있지만, 식당가 등에서 가격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전기세, 임대료, 인건비 등 제반비용을 주류에 포함하는 식당에서 몇십원 낮아지는 출고가를 반영해 가격을 다시 책정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통상 소주 공장 출고가가 100원가량 오르면, 식당에서는 1000원을 인상하는 관행이 반복돼 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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