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후외교 이끈 셰전화 특사 물러날 듯…후임에 류전민 전 유엔 사무차장 거론

이종섭 기자 2023. 12. 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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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전화 중국 기후변화사무 특사(오른쪽)가 지난 7월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기후 외교를 이끌었던 셰전화(解振華) 기후변화사무 특사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후임으로 류전민(劉振民) 전 유엔 사무차장이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셰 특사는 2015년부터 기후변화사무 특별대표를 맡아 중국의 기후변화 대응 업무를 이끌어 왔다. 그는 칭화대를 졸업하고 우한대에서 환경법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중국 국가환경보호국에서 20년 넘게 근무하고 환경보호국장까지 지내며 환경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2007년부터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기후 협상 업무 등을 담당하는 부주임으로 일했고, 기후변화 특별대표에 임명된 2015년에는 중국의 파리기후변화협약 가입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 출범 이후에는 중국 기후변화사무 특사로서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의 카운터파트가 돼 미·중 양국의 기후변화 대응 협력 논의를 이끌었다.

올해 74세인 셰 특사는 연령 문제 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SCMP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를 마지막 활동으로 셰 특사가 거의 40년에 걸친 환경·기후외교 분야 경력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그가 기후 행동에 준비가 돼 있지 않았던 중국을 세계 기후 지도자가 되기 위한 야망을 가진 나라로 변화시킨 원동력이었다고 말한다”며 “셰 특사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을 위해 10여년간 기후협상을 벌인 전문가이며 미·중 관계가 최악이던 시기에도 기후 외교를 이끈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셰 특사 후임으로 거론되는 류전민 전 차장은 유엔 주재 중국대사와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및 부부장을 지낸 정통 외교관료 출신이다. 그는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유엔 경제사회처 사무차장으로 일했다. SCMP는 류 전 차장에 대해 “영어를 잘하고 의사소통에 능하며, 매우 침착하고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세평을 전했다.

니스 그룬버그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학연구소 수석 분석가는 SCMP에 “케리 미 기후특사도 곧 퇴임함에 따라 서로를 잘 아는 두 사람이 무대에서 떠나고 미·중 기후 대화는 ‘리셋’이 될 수 있다”며 “류 전 차장의 경험은 관련 조직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유익한 지식이 될 수 있고,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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