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소방관 '미지급 휴게수당' 지급 의무 없다…200억 사라지나
소송 주도한 소사공노 경기본부 "신뢰 문제"…항소 제기 예고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경기도 소방관들이 경기도로부터 받지 못한 200억 원 규모 '휴게수당'을 되찾기 위해 벌인 소송전에서 법원이 경기도 손을 들어줬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수원지법 제1행정부(부장판사 곽형섭)는 경기도 소방관들이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제기한 미지급 수당청구 사건에 대해 원고 청구 기각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경기도)가 제소 전 화해에 2010년 공제한 휴게수당까지 지급하겠다는 취지 의사를 표시하는 언동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에 원고(경기도 소방관)가 시효를 중단하는 등 권리행사가 불필요하게끔 믿게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소 전 화해는 휴게시간 공제(2010년 3월)이전인 2010년 2월 이뤄졌고, 이는 공제된 휴게수당의 소멸시효 진행이 시작되기 전인 만큼, 이를 제소 전 화해에 포함할 여지가 없다"며 "제소 전 화해는 초과근무수당 확정판결에 따라 2006년 12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금액을 지급한다는 것으로 2010년부터 공제한 휴게수당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경기도 소관이 주장한 소멸시효 완성 관련 신의성실 원칙 위반에 대해서는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고 권리 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이 사건은 경기도 소방관 2638명이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10년여 전 받지 못한 휴게수당을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으로 인정, 지급해 달라며 제기한 내용이다.
앞서 2009년 대법원은 대구 상수도사업소 소속 공무원이 제기한 소송에서 '예산 범위와 상관없이 공무원이 일한 만큼 수당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전국 각지에서 여러 직급 공무원이 초과근무수당을 달라는 소송전에 돌입했다.
소송전이 한창이던 2010년 2월 경기도와 경기도 소방관은 소송 없이 법원 판단을 보고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제소 전 화해' 약속을 했다.
이후 법원은 2011년 전국 각지 소방관들이 낸 소송에 대해 '수당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했고, 2019년 대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경기도 역시 '제소 전 화해'로 약속한 750억 원가량(2012년 379억 원, 2019년 371억 원)을 경기 소방관들에게 지급했다.
그러나 소송전이 벌어지던 2010년부터 2013년 사이 '휴게시간 공제'가 이뤄진 것이 문제가 됐다.
경기소방은 '지방공무원보수업무 등 처리지침'에 근거해 2010년 3월부터 2013년 1월까지 2년 11개월간 현장 소방공무원의 1일 최대 2시간을 휴게시간으로 공제했다.
이 지침은 2012년 개정됐고, 2013년 3월부터는 휴게시간과 관계없이 모든 소방관들이 초과근무수당을 받게 됐다.
경기 소방관은 '제소 전 화해'가 2010년 2월 이뤄진 만큼, 이후 2년 11개월간 미지급된 휴게수당을 초과근무수당으로 인정해 지급해 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기간 공제된 경기지역 소방공무원 6176명의 수당은 2021년 12월 기준으로 327억 원(원금 216억 원, 법정이자 111억 원)에 달한다.
경기도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제소 전 화해'로 약속한 부분 수당에 대해 모두 지급했고, 제소 전 화해에 포함되지 않은 2010년~2012년 공제 휴게수당은 시간이 흐르면서 '소멸시효'가 완성돼 현재는 지급 의무가 사라졌다고 맞섰다.
이에 경기도 소방관은 경기도가 미지급 휴게수당에 대해 시간을 끌다가 소멸시효를 완성, 신의성실 원칙을 어겼다고 소송전에 돌입했다.
재판부는 소멸시효가 도래한 점과 제소 전 화해에 휴게수당 부분이 포함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경기도의 손을 들어줬다.
휴게수당은 임금채권으로 민법 제163조에 따른 3년 단기 소멸시효 적용 대상이다. 때문에 2010년~2012년 발생한 휴게수당 소멸시효가 2013년~2016년 완성됐다.
이번 소송을 주도한 소방을사랑하는공무원노동조합 경기본부는 항소를 제기할 예정이다.
정용우 소사공노 경기본부 위원장은 "경기도 소방관은 도지사를 믿고 기다렸는데,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것은 단순한 금전 문제가 아닌 신뢰 문제다"며 "경기도 소방관이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도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o@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월매출 4억' 정준하, 자영업자 고충 토로…"너무 화나 경찰 신고"
- 태권도 졌다고 8살 딸 뺨 때린 아버지…심판이 제지(영상)
- 김숙 "한가인에게 너무 미안해서 연락도 못 해"…무슨 일?
- 허윤정 "전 남편, 수백억 날려 이혼…도박때문에 억대 빚 생겼다"
- 채림, 전 남편 허위글에 분노 "이제 못 참겠는데?"
- '8번 이혼' 유퉁 "13세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혀 굳어"
- "김병만 전처, 사망보험 20개 들어…수익자도 본인과 입양딸" 뒤늦게 확인
- '마약 투약 의혹' 김나정 누구? 아나운서 출신 미스맥심 우승자
- 박원숙 "사망한 아들에 해준 거 없어…손녀에 원풀이"
- "아내 숨졌다" 통곡한 신입에 모두 아파했는데 기막힌 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