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다린다”···끝나지 않은 LG 스토브리그, 결국 해 넘기나
우승 잔치를 벌인 LG의 스토브리그 마침표는 결국 해를 넘길 듯 보인다.
자유계약선수(FA) 김민성의 잔류 협상과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마무리 고우석의 진로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차명석 LG 단장은 26일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고 했다.
LG는 지난 21일 임찬규, 24일에는 함덕주와 FA 계약을 완료하고 발표했다. 옵션이 많아도 총액이 각각 50억원과 38억원에 이르는 계약이다. LG는 이미 외국인 선수 3명 계약도 완료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오스틴 딘과 케이시 켈리 재계약을 완료했고 새 투수 디트릭 엔스 계약도 지난 14일 일찍이 발표했다.
여러 구단들이 가장 힘겨워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 구성을 가장 일찍 완료했고, 가장 길어질 듯 보였던 선발 투수와 핵심 불펜 FA 잔류 계약도 마무리 지었지만, 베테랑 FA 내야수 김민성 계약이 최후까지 남았다.
김민성은 베테랑 내야수다. 올해는 112경기에서 316타석에 나가 타율 0.249에 OPS(출루율+장타율) 0.703, 타점도 41개로 적지 않게 올렸다. 한 자리에 주전으로 출전하지는 않지만 내야 거의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다. LG는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으로 뛴 2루수 신민재나 3루수 문보경 등 젊고 아직은 경험 적은 내야수들이 많아 김민성의 존재를 반드시 필요하다 여기고 잔류 협상을 해왔다.
김민성의 계약 규모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작을 수밖에 없다. 이에 가장 먼저 계약하리라는 외부 전망과 달리 김민성의 계약은 LG의 내부 FA 중 가장 늘어져 마지막까지 남았다. LG는 최종 단계까지 협상을 진행했다. 구단은 ‘최종 제안’을 건넸고 선수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상 구단은 선수의 결정만 남았다고 보는 단계인데 최종안을 건넨 지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다.
무엇보다 LG는 고우석의 포스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장을 낸 고우석의 포스팅은 다음달 4일 오전 7시 마감된다. 그 안에 계약 소식이 나오지 않으면 LG에 잔류한다. 그 때까지는 LG가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다.
메이저리그 FA 시장은 ‘초특대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계약이 늦어지면서 다른 투수들의 계약도 연쇄적으로 지연됐다. 계약 마감 시한이 정해져 있는 고우석의 계약도 어쩔 수 없이 이에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은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연말 휴가로 돌입하는 터라 FA 시장도 다시 사실상 중단된다. 결국 고우석의 진로는 ‘연시’로 넘어가 결정되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계약 마감이 미국 현지 시각 1월 3일 오후 5시(동부 기준)라 협상이 어느 정도 충분히 진행된 단계가 아니라면 새해로 넘어가도 시간이 많지는 않다.
고우석이 미국 구단과 계약하면 LG는 고우석이 없는 마운드 구상으로 전환해야 하고, 고우석이 잔류하게 되면 재계약 협상에 돌입한다. 김민성에 대해서도, 고우석에 대해서도 LG는 이제 기다린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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