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코번 수비는 이렇게' 삼성 전 수비 전략 그리고 페이크

김우석 2023. 12. 2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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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연승을 이어갔다.

서울 SK는 25일 크리스마스에 벌어진 2023-24 정관장프로농구에서 자밀 워니, 오세근, 안영준 활약에 힘입어 코피 코번, 이정현이 분전한 서울 삼성을 89-74로 이겼다.

이날 결과로 SK는 6연승과 함께 16승 8패를 기록하며 창원 LG와 공동 2위로 뛰어 올랐다. 삼성은 4연패와 함께 20패(4승)째를 당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전반전 SK가 45-36으로 9점을 앞섰다. 1쿼터 25-18로 7점을 앞섰던 SK는 2쿼터 시작 후 연거푸 속공을 성공시키며 14점차 리드를 가져갔다. 삼성은 공격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속공까지 허용하며 점수차를 내주고 말았다.

중반을 넘어서며 삼성이 힘을 냈다. 계속 코번을 이용한 공격을 성공시키며 점수차를 좁혀갔다. SK는 공수 모두 집중력이 떨어지며 추격을 허용했다. 결국 SK가 9점만 앞선 채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3쿼터, 다소 산만한 흐름 속에 SK는 달아나지도, 삼성을 좁혀가지도 못했다. SK가 계속 7~9점차 리드를 이어갔다. 종료 2분 여를 남겨두고 잠시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나갔고, SK가 워니의 연속 득점으로 한 걸음 달아났다.

4쿼터, SK가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 높은 집중력을 가져갔다. 과정과 결과가 좋았다. 종료 4분 여를 남겨두고 79-61, 18점을 앞섰다. 삼성은 작전타임을 사용하는 등 해법을 찾으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변화는 없었다. 크리스마스 S더비 승자는 SK였다.

이날 경기 포인트 중 하나는 삼성 주포인 코피 코번에 대한 수비였다. 현재 삼성에서 코번이 갖고 있는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게임 전 전희철 감독은 ”코번 공격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탑에서 픽 게임과 하이 포스트에서 다이브를 하는 플레이 그리고 로우 포스트에서 포스트 업을 하는 방법이다. 다이브를 했을 때 득점 확률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효과적으로 적용되었다. 코번은 31분 24초를 뛰면서 25점 21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록만 보면 실패라 할 수 있는 숫자다. 하지만 코번 슈팅 성공률은 38%에 불과했다. 무려 18%가 하락한 숫자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56.9% 성공률을 유지하고 있었음을 감안할 때 분명 성공적인 수비라 할 수 있었다.  

SK의 코번의 수비 방법을 돌아보자.

1쿼터 SK는 워니를 주요 매치업으로 사용하며 최부경을 더블 팀으로 활용했다. 코번은 4점에 그쳤다. 야투 5개를 시도했고, 한 개만 림을 갈랐다. 로우 포스트에서 시작되는 포스트 업과 하이 포스트에서 림으로 다이브하는 코번을 적절히 제어한 결과였다. 자유투로 2점을 더했을 뿐이다. 1쿼터, SK는 25-18로 앞섰다.

2쿼터, SK는 수비 방법에 변화를 주었다. 더블 팀을 배제했다. 의아했다. 그리고 13점을 허용했다. 워니가 7분 동안, 윌리엄스가 3분 동안 코번을 수비했다. 코번은 세트 오펜스 상황에서 총 10번의 공격을 시도했다. 6번은 왼쪽 로우 포스트에서, 두 번은 오른쪽 로우 포스트를 사용했다. 두 번은 각각 하이 포스트와 탑에서 시작한 공격이었다.

10개 야투를 시도했고, 4개를 성공시켰다. 자유투는 6개를 얻어 5개를 점수로 환산했다. 팀이 만든 18점 중 13점이 코번 손에서 나왔다.

3쿼터, SK는 수비를 섞어 사용했다. 코번은 세트 오펜스 상황에서 단 4번 공격을 시도했다. 더블 팀 장면은 두 번 존재했다. 2점에 그쳤다. 전반전 힘을 많이 쏟은 코번의 움직임과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 시점이었다.

4쿼터는 큰 의미가 없었다. 일찌감치 승부가 기울었기 때문.

 

SK는 기선 제압이 필요했던 1쿼터를 제외하곤 코번을 향한 수비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2쿼터 13점을 실점하면서도 코번을 압박하지 않았다. 더블 팀이나 헬프 디펜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3쿼터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했다. 

게임 후 전 감독은 ”오늘 수비 작전 중 하나는 코번에서 득점을 주는 방향으로 잡았다. 국내 선수 득점을 최소화 시키자는 것이 수비 핵심이었다. 선수들이 잘 이행해 주었다. 실점을 70점대로 묶은 것을 칭찬한다.“고 말했다.

 

결국 SK는 코번을 미끼로 삼는 더블 팀을 1쿼터에 사용하며 삼성 공격 방향에 혼란을 주었고, 이후 국내 선수 수비에 집중, 실점을 원했던 점수로 묶어내며 승리를 거둘 수 있다. 


벤치의 선택과 집중 그리고 선수들의 효과적인 작전 수행이 맞물리며 연승을 이어간 SK였다. 최근 실점 1위 팀다운 수비력이 배경이 된 경기었다.

전 감독의 게임 전 인터뷰는 늘 흥미롭다. 상대 전적이나 확률 그리고 흐름과 매치업 간 상생과 경기 전략 등을 자세히 털어 놓는다. 이날 주요 수비 작전이었던 ‘삼성 국내 선수 득점 최소화’는 영업 비밀로 남겨 놓았지만, 코번 수비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적용하며 6연승의 기쁨을 누리며 EASL 경기를 위해 기분좋게 필리핀으로 향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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