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담배 3갑짜리' 조롱받았지만... 이탈리아, 또 극찬 "괴물처럼 뛰고 번개처럼 떠났다"

박재호 기자 2023. 12. 2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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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김민재. /AFPBBNews=뉴스1
포효하는 김민재. /사진=나폴리 공식 SNS
나폴리가 김민재(27)를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인피롤레'는 26일(한국시간) 올해를 돌아보며 세리에A와 나폴리에 굵은 족적을 남긴 김민재의 특집 기사를 실었다. 매체는 "나폴리에 우승을 안기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김민재. 그 남자의 2023년을 돌아보자"라고 운을 뗐다.

매체는 "김민재가 뮌헨으로 떠날 때 나폴리 팬들은 번개가 한번 쳤을 정도로 아쉬운 느낌을 받았다"며 "김민재를 보내는 나폴리 동료들도 아쉬움이 컸다. 김민재가 세리에A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적어도 베수비오 화산(나폴리 인근의 화산)의 그림자 밑에서 이런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민재는 우연히 나폴리에 입단했다. 하지만 그 우연은 때론 기묘한 속임수처럼 김민재는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만들었다"고 극찬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든든한 수비를 발판 삼아 33년 만에 스쿠데토를 들어 올렸다. 이적 첫 시즌이자 빅리그 무대 첫 경험이었지만 적응기조차 필요 없이 리그 초반부터 끝까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리그 35경기에 출전하며 패스 정확도 91%, 걷어내기 122회, 태클 시도 55회, 가로채기 41회 등 거의 모든 수비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세트피스 상황 등에서 공격에도 적극 가담해 2골2도움을 올렸다. 세리에A 최고 수비수로 떠오른 김민재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리그 '올해의 수비수'와 '올해의 팀'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나폴리 시절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오른쪽). /AFPBBNews=뉴스1
매체는 '김민재의 2023년은 분명 괴물이었다'고 찬사를 쏟았다. "김민재가 오기 전 나폴리 팬들은 몇 시즌 동안 최후방 수비를 든든하게 책임졌던 칼리두 쿨리발리와 작별해야 했다. 팬들은 쿨리발리 수준의 선수를 찾는 것이 불가능한 줄 알았다. 하지만 크리스티아노 지운톨리 단장은 김민재 영입을 추진했다. 미지의 선수에게 도박을 한 그의 결정을 향해 비판도 있었다. 김민재를 향해 담배 브랜드인 KIM을 빗대어 '담배 3갑에 3유로(약 4200원)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본인을 데려온 이유를 증명했다. 어떤 공격수와 붙어도 맞설 피지컬과 기술을 보여줬다. 올해는 나폴리와 김민재 모두에게 승리였다"고 돌아봤다.

김민재의 인생 경기로 꼽히는 AC밀란전을 떠올리며 거듭 칭찬했다. 당시 김민재는 경기 막판 디아슬의 헤더를 발끝으로 막아내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관중석에서 김민재의 플레이를 지켜보던 AC밀란 레전드 말디니가 머리를 감싸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매체는 "김민재의 명경기 중 하는 AC밀란 원정이었다. 당시 김민재는 로쏘네리의 모든 공격을 무력화시켰다"고 설명했다. UCL 무대 활약도 돋보였다. 나폴리는 리버풀, 아약스 등과 조별리그 같은 조에 묶였지만 조 1위로 당당히 16강에 진출했다. 김민재의 철벽 수비가 있어서 가능했다. 16강에서 프랑크푸르트를 격파하고 8강에서 비록 AC밀란에 패했지만 나폴리 구단 역사상 첫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김민재(왼쪽). /AFPBBNews=뉴스1
훌련 중인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AFPBBNews=뉴스1
김민재(왼쪽). /AFPBBNews=뉴스1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활약을 발판삼아 올 여름 '독일 명가' 뮌헨으로 이적했다. 뮌헨 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파리 생제르맹 등 여러 빅클럽들이 러브콜을 보냈지만 김민재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끄는 뮌헨을 최종 선택했다. 김민재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한 뮌헨은 아시아 역대 최고 이적료인 5000만 유로(약 710억 원)의 이적료를 지불했다.

매체는 "김민재가 나폴리의 계약(바이아웃)을 봤을 때 그가 여름에 떠나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뮌헨은 바이아웃 조항을 노렸고 결국 이적은 이뤄졌다. '번개' 같이 빨랐던 이적은 김민재의 업적을 더 위대하게 만들었다. 번개처럼 지나간 김민재의 업적을 나폴리 사람들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구단 역사상 최고 수비수를 봤다는 것을 마음에 담고 있다"고 전했다.

나폴리에서 활약에 힘입어 김민재는 올해 발롱도르 최종 순위 22위에 오르는 기염을 이루기도 했다.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 풋볼'은 지난 10월 프랑스 파리의 샤들레 극장에서 시상식을 진행했다. 김민재는 수비수 중 가장 높은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함께 후보에 오른 요슈코 그바르디올이 25위, 후벵 디아스는 30위였다. 올해 최고의 수비수는 김민재였던 셈이다. 김민재보다 낮은 순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23위), 아스널의 에이스 부카요 사카(24위),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랑달 콜로 무아니(공동 28위) 등이 있었다. 프랑스 '레퀴프'는 김민재의 후보 선정과 관련해 "나폴리에서 엄청난 운동 능력, 빌드업 활약을 펼치며 칼리두 쿨리발리를 완벽히 잊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2023년 발롱도르 최종 22위에 오른 김민재. /사진=발롱도르 공식 홈페이지.
김민재(가운데). /AFPBBNews=뉴스1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AFPBBNews=뉴스1
이밖에 김민재는 아시아 출신 수비수 역대 최초로 발롱도르 후보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한국 선수가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건 김민재가 4번째다. 2002년 설기현을 시작으로 2005년 박지성, 2019년과 2022년 손흥민이 후보에 올랐다. 손흥민은 지난해 아시아 역대 최고 기록인 1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동안 아시아 선수에게 발롱도르는 공격수와 미드필더에게만 허락된 영역이었다. 1998, 1999년 나카타 히데토시(일본), 2002년 설기현, 2005년 박지성, 2007년 유니스 마흐무드(이라크), 2019년, 2022년 손흥민까지 공격수와 미드필더가 아니면 발롱도르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수비수로서 엄청난 존재감으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가 발롱도르 후보에 오르고 뮌헨에서 맹활약을 이어가자 나폴리 언론에선 김민재를 너무 싼 가격에 뮌헨으로 넘겼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바이아웃 5000만 유로(약 715억원)가 수비수치고 비싼 액수에 속하지만, 김민재의 경이로운 활약에 비하면 비교적 저렴했다는 주장이다.

이탈리아 '에어리어 나폴리'는 "나폴리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최고의 선수들 대부분을 지켰다. 주축 공격수 빅터 오시멘과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중원 핵심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가 팀에 남았다. 딱 하나의 예외가 있다면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바이아웃 5000만 유로(약 715억원)로 뮌헨으로 이적했다"며 "나폴리가 김민재를 너무 싸게 팔았다. 모두가 나폴리를 비웃을 것"이라고 전했다.

터키 언론도 세계 최고 수비수로 떠오른 김민재(26)를 극찬했다. 터키 '아잔스 스포르'는 이날 김민재의 발롱도르 순위 소식을 전하며 "페네르바체에서 뛰었던 김민재가 맨체스터 시티 센터백 듀오를 제쳤다"고 기뻐했다.

터키와 김민재는 인연이 깊다. 김민재가 2021년 베이징 궈안에서 페네르바체로 이적해 유럽 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곳이다. 터키 언론은 김민재가 페네르바체에서 뛸 당시 "마치 벽 같다"고 자주 극찬을 쏟아낸 바 있다. 리그 31경기 포함 공식전 40경기를 소화한 김민재는 페네르바체에서 활약을 발판 삼아 한 시즌 만에 세리에A의 나폴리로 이적했다.

터키 '아잔스 스포르'는 해마다 급상승한 김민재의 이적료에 주목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단 300만 유로(약 42억원)로 페네르바체로 왔다. 이어 한 시즌 만에 이적료가 1800만 유로(약 257억원)로 뛰어 나폴리로 이적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거함' 뮌헨으로 5000만 유로(약 714억원)로 이적했다"고 설명했다.

경사는 이어졌다. 김민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국제선수상까지 휩쓸었다. AFC는 지난 10월 31일 카타르 도하의 카타르 내셔널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2022 AFC 어워즈에서 김민재에게 '2022 올해의 국제선수상'을 수여했다.

국제선수상은 AFC 가맹국 선수 중 자국 리그를 떠나 해외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시상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한국 선수로는 손흥민이 2017년, 2019년, 2023년 세 차례 수상한 것이 전부였다. 김민재는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 수비수로는 최초로 수상하며 한국 축구의 역사를 또 새로 썼다. 수비수로는 초대 수상자인 나가토모 유토(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AFC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재는 나폴리가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세리에A 리그에서는 16번의 클린시트, 2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나폴리가 33년 만에 스쿠데토를 따내는 데 기여했다"고 전했다. 수상은 나폴리 시절 활약 덕이었다.

김민재는 뮌헨 이적 후 분데스리가에서도 괴물 수비수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마티아스 더 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 등 정상급 센터백 사이에서 김민재는 주전 중앙 수비수로 연일 출전 중이다. 분데스리가 리그 15경기 전 경기 선발로 나섰다. DFB 포칼 1경기, UCL 1경기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를 소화했다. 혹사 우려까지 나올 정도로 토마스 투헬 감독의 절대적 신뢰를 얻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11에도 뽑혔다. 김민재는 평균 평점 7.14로 센터백 중 가장 높았다. 분데스리가 1위를 달리고 있는 바이어 04 레버쿠젠과 2위 뮌헨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해리 케인,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 김민재가 이름을 올랐다. 레버쿠젠에서는 빅터 보니페이스, 알렉스 그리말도, 플로리안 비르츠, 조나탄 타, 오딜롱 코소누 5명이 선정됐다. 17골을 기록 중인 세루 기라시(슈투트가르트)와 골키퍼 올리버 바우만(TSG 1899 호펜하임)이 남은 두 자리를 차지했다.

김민재(가운데)의 경기 모습. /AFPBBNews=뉴스1
직전 슈투트가르트전에서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넣으며 엄청난 포퍼먼스를 과시했다. 후반 18분 뮌헨의 코너킥 상황에서 알렉산더 파블로비츠가 오른쪽 코너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나폴리 소속이던 지난해 9월 라치오전 이후 1년 3개월 만에 터진 골이었다. 득점 후 '베테랑' 토마스 뮐러, 중앙 수비 파트너인 다욧 우파메카노가 김민재를 껴안으며 축하했다.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뮌헨은 3-0으로 승리했다.

다만 케인의 골을 도왔던 김민재의 도움 기록이 취소됐다. 김민재는 후반 10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상대 수비수와 경합에서 이겨내며 헤더로 패스했다. 이를 케인이 문전에서 머리로 밀어 넣어 득점을 완성했다. 분데스리가 데뷔골과 데뷔 도움을 같은 날 동시에 터트린 순간이었다. 경기 후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김민재의 올 시즌 공격포인트를 1골1도움으로 표시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난 19일 김민재의 도움 기록이 없었다.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김민재의 헤더가 상대 수비수 머리에 맞았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의 슈투트가르트전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릴 수 있었지만 아쉬운 판정 속에 득점이 취소되기도 했다. 데뷔골이 터지기 전엔 전반 24분 프리킥 상황에서 알렉산더 파블로비치가 올려준 킥을 김민재가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뒤늦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오른쪽). /AFPBBNews=뉴스1
유럽 현지의 호평이 잇따랐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경기 최고 평점인 8.82를 부여했다. 또 다른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도 최고인 8.3을 줬다. 다만 '풋몹'은 멀티골을 넣은 케인에게 최고 평점인 9.0을, 김민재에겐 두 번째로 높은 8.6을 부여했다. 독일 '키커'는 김민재에게 최고 평점인 1을 줬다. 키커의 경우 활약이 좋을수록 평점이 낮다. 평점 1은 양팀 통틀어 김민재가 유일했다.

'유로 스포르트'도 김민재는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하며 "김민재와 뮌헨 수비진은 지난 프랑크푸르트전(1-5 패)에서 최악의 밤을 보냈다. 팬들은 김민재가 구단 레전드인 프란츠 바켄바우어, 루시우, 클라우스 아우겐트할러, 하지 마르티네스 등 전설적인 선수로 평가받기에 부족하다고 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김민재는 경기를 지배했다. 공수 모두 맹활약했다"고 평했다.

수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슈투트가르트 공격진을 상대고 걷어내기 6회, 가로채기 6회, 태클 1회를 기록했다. 패스성공률은 93%(39/42)로 뮌헨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올 시즌 16골을 몰아치며 득점 부문 2위 올라있는 '폭격기' 세루 기라시를 철저하게 막았다. 기라시는 이날 슈팅 한 차례만 때렸을 뿐 별다른 활약을 펼쳐지 못했다. 후스코어드닷컴, 풋몹은 기라시에게 양팀 공격수 중 가장 낮은 평점을 부여했다. 기라시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며 여러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뮌헨, 레버쿠젠 등 강팀과 경기에선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현지에선 기라시를 꽁꽁 틀어막은 뮌헨 수비진을 칭찬했다. 축구 전문 90MIN은 "우파메카노는 기사리를 쉽게 상대했다"며 "슈투트가르트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김민재 공중볼 능력을 저지하지 못했고 그 결과 김민재는 골망을 두 번이나 흔들었다"고 전했다.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 /AFPBBNews=뉴스1
슈투트가르트전에서 맹활약한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 이후 처음으로 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지난 19일 2023~2024 분데스리가 15라운드 베스트11을 선정했다. 김민재는 3-5-2 포메이션에서 중앙 센터백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진출 후 처음으로 라운드 베스트11에 뽑혔다. 뮌헨 동료인 해리 케인은 최전방 투톱 공격수에 치지했고 알폰소 데이비스는 왼쪽 센터백에 자리했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김민재를 '괴물'(The Monster)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김민재는 슈투트가르트전에서 그라운드 전후방을 가리지 않고 압도적인 포퍼먼스를 보여줬다. 뮌헨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고 칭찬했다. 이어 "전반전에 헤더로 골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로 취소된 후 결국 후반전에 골을 넣었다. 이에 앞서 케인의 골을 돕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호평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혹사 우려가 나올 만큼 연이은 강행군에 가끔 집중력이 흐트러져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김민재의 패스미스가 실점으로 연결되는 일이 발생하자 현지 매체에서는 이를 혹사에 따른 집중력 저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달 글로벌 매체 '유로 스포츠'는 "태클과 실책 사이의 김민재, 괴물이 두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며 김민재가 지난 하이덴하임, 자르브뤼켄전에서 일으킨 패스미스가 실점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11라운드 하이덴하임전에서 김민재는 2-1로 앞선 후반 25분 뮌헨 진영 최후방에서 볼을 잡아 앞으로 패스했지만 얀-니클라스 베스테가 재빨리 볼을 가로채 위기를 맞았다. 김민재가 돌파하는 베스테를 향해 황급히 태클했지만 오히려 김민재의 발에 맞고 굴절돼 볼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민재의 패스미스와 태클 모두 아쉬운 순간이었다.

김민재. /AFPBBNews=뉴스1
자르브뤼켄과 DFB 포칼컵에서도 김민재는 빌드업 과중 중 패스미스를 저질렀다. 전반 추가시간 김민재가 수비진영에서 중원의 프란스 크레치히에게 패스했다. 하지만 전방압박을 하는 루카스 보에더에게 볼을 빼앗겼다. 이후 보에더가 골문으로 쇄도하는 파트리크 존트하이머에게 전진 패스했다. 존트하이머는 김민재의 태클을 피해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후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상대의 압박을 받던 크레치히에게 패스한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유로 스포츠는 "뮌헨이 앞선 상황에서 이적생 김민재의 치명적인 실수로 동점이 됐다"며 "좋은 발밑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김민재의 패스미스 실책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도 김민재는 토마스 투헬 감독의 신뢰를 받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민재의 현재 패스성공률은 93%에 이른다. 세리에A 시절과 마찬가지로 높다. 가끔 결정적인 순간에 패스미스를 하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잘못된 패스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했다"고 거듭 지적했다.

뮌헨 출신 전설이자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인 로타어 마테우스가 김민재를 비판하기도 했다. 마테우스는 지난 뮌헨이 4라운드 라이프치히 원정에서 2-2로 비기자 "김민재는 뮌헨의 불안요소다. 기대만큼 해내지 못하고 있다"며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탈리아에서 해낸 업적을 봤을 때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제 김민재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다. 김민재 없이 리그를 치러야 하는 뮌헨에게 아쉽지만 한국 축구가 반세기 넘게 이루지 못한 아시안컵 우승 한을 풀기 위해서는 김민재의 존재가 필수다.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 /AFPBBNews=뉴스1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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