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책임 회피 여전…미등기 임원으로 136개 회사에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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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의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가 136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일가가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회사는 136개 181개 직위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미등기 임원으로 총수 일가가 재직하는 것은 크게 바람직하지는 않고, 더구나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 많이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는 것은 더욱더 부정적"이라며 "제도적 장치의 실질적 작동 측면에서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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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기임원 재직비율, 하이트진로·DB·유진·중흥건설·금호석유화학 많아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 직위에 57.5% 재직
이사등재 비율은 16.6%로 5년 만에 증가
사외이사 반대 안건 0.2% 불과 '거수기' 지적
공정위 "총수일가 미등기임원, 바람직하지 않아"
대기업집단의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가 136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 챙기는 회사가 여전히 많다는 지적으로 하이트진로·DB·유진 등이 미등기 임원 재직비율이 높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분석'을 26일 공개했다.
공정위는 73개 집단 소속 2735개 계열회사(상장사 309개, 비상장사 2426개)를 대상으로 총수 일가 경영 참여, 이사회 구성·작동, 소수주주권 작동 현황 등을 분석했다. 총수 일가 경영 참여 현황 분석은 총수 있는 64개 집단 소속 2602개 계열회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우선 분석 대상 회사 중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433개로 집계됐다. 총수있는 대기업집단 계열회사의 16.6% 수준이다. 2018년 21.8%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감소하다 5년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등재된 회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셀트리온(88.9%)·KG(74.2%)·SM(64.3%) 순이었다. 반면 삼천리와 이랜드, 미래에셋, 태광, DL 등 5개 집단은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총수 일가 이사 등재 회사 비율이 올해 처음으로 상승 전환한 것은 책임경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유와 경영 분리 및 경영 전문성의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 챙긴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총수 일가의 '미등기 임원 재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일가가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회사는 136개 181개 직위로 파악됐다. 계열사 중 비율은 5.2%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재직중인 회사 비율은 하이트진로(46.7%)가 가장 높았고, DB(23.8%)·유진(19.5%)·중흥건설(19.2%)·금호석유화학(15.4%) 순이었다.
특히 미등기 임원들이 갖고 있는 직위중 절반 이상인 57.5%(104개)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의 직위였다.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는 총수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갖고 있거나, 해당 회사가 50% 초과 보유한 자회사를 말한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미등기 임원으로 총수 일가가 재직하는 것은 크게 바람직하지는 않고, 더구나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 많이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는 것은 더욱더 부정적"이라며 "제도적 장치의 실질적 작동 측면에서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의 비중은 51.5%로 지난해의 51.7%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과반을 유지했다.
이사회 상정 안건 중 원안 가결률은 99.3%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전체의 0.7%인 55건 이었고 이중 사외이사가 반대한 건은 0.2%인 16건에 불과했다. 이사회 내 견제 기능을 해야 할 사외이사가 안건 대부분에 찬성표를 던지며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한 셈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비재무적 성과를 중시하는 ESG경영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ESG위원회 설치회사 비율이 대폭 증가했다. 최초로 통계를 집계했던 2021년(17.2%) 대비 52.1%로 3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관련 현황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공개해 시장의 자율적 감시를 활성화하고 대기업집단의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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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손경식 기자 chilj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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