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부하자”… 최태원·정의선 등 재계 총수 美 CES 출동
“인공지능(AI)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저도 궁금하다. 다만 5년 안에는 꽤 많은 변화를 몰고 올 변화의 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공부를 이유로) 저도 미국 소비자가전쇼(CES)에 가게 될 것 같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8일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작년에 CES에 참석한 최 회장은 다음 달 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2024 CES’에도 참석한다.
올해 CES 주제는 모두가 전력을 다해 분주히 움직이라는 메시지의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이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CES의 아젠다로 AI와 환경을 꼽았다. 그는 “그간 기업들이 환경을 주제로 CES에 많이 나갔는데 환경에도 많은 AI 형태가 필요한 시대가 왔다”며 “환경의 설루션을 찾는 AI 프로그램이 많이 등장할 것이고, 우리도 계속 개발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내년도 CES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구자은 LS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이 대거 출동한다.
SK는 내년 CES에서 1850㎡ 규모의 그룹 통합 전시관을 운영하고 대규모 출장단을 꾸린다. 최 회장을 비롯해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박원철 SKC 사장 등 그룹의 주력 계열사 CEO들이 총출동한다.
SK그룹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다양한 AI 서비스 확장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이 출시한 AI 비서 서비스 A.(에이닷)은 지난달 아이폰 통화 기능 녹음과 녹취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사용자가 40만명을 돌파했다. 또 AI를 활용해 통화하면서 통역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CES에 참석해 현지에서 글로벌 배터리 파트너사들과 논의를 진행한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게 된 최창원 의장은 CES에 불참하고 국내에 머물며 업무 파악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년 만에 CES 현장을 찾는다. 현대차그룹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단독 부스를 마련해 매년 참가해 왔다. 정 회장은 2022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스팟’과 함께 등장에 관심을 끌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 송창현 현대차그룹 SDV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는 현대차 컨퍼런스에 참석해 미래 신기술과 사업 방향을 공유한다. 신재원 현대차그룹 AAM본부장(사장) 겸 슈퍼널 대표는 슈퍼널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생태계 구축 전략을 발표한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과 정재욱 현대위아 사장 등도 참관할 계획이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CES 기조연설에 나선다.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바다에 이어 육상 인프라로 확장하겠다는 HD현대의 비전이다. CES에서 한국 기업이 기조연설을 하는 건 삼성전자·LG전자에 이어 세 번째다.
HD현대는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을 위해 구글과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했다. 생성형 AI란 텍스트나 오디오, 이미지 등 기존에 수집한 자료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AI 기술을 말한다. HD현대의 선박 제조나 자율주행선박 등 사업의 많은 부분에서 AI 활용이 가능하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신사업 전사 콘퍼런스인 ‘LS 퓨처 데이’에 참여한 우수 프로젝트 리더들과 함께 CES에 방문한다. 구 회장은 작년 1월 취임한 이후 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한 미래 기업 변신을 비전으로 내놓은 바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CES에 참석해 글로벌 기업의 부스를 방문하고 미래 사업 방향을 모색한다. 박 회장의 CES 방문은 2020년에 이어 4년 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현재로선 CES 참관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상무로 재직하던 2013년까지 CES에 참석했으나 부회장에 오른 2014년 이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구 회장도 2018년 회장에 취임한 후 CES를 방문한 적이 없다. 삼성과 LG는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 주요 전자 계열사 CEO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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