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굴뚝에서 돈 번다···"탄소만 골라내 액화탄산 생산"

군산=김경택 기자 2023. 12. 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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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전북 군산 SGC에너지(005090) 열병합 발전소.

SGC에너지는 지난 5일부터 대기 중으로 배출했던 이산화탄소를 액화탄산으로 만들어 본격적으로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SGC에너지는 CCU 설비로 하루 300톤, 연간 1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액화탄산으로 만들고 있다.

SGC에너지의 CCU 사업 매출은 현재 톤당 30만 원 선인 액화탄산 가격과 톤당 1만 원 선인 탄소배출권 가격을 고려하면 연 31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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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C에너지 군산 열병합발전소 가보니
CCU설비로 연 車 5만대 배출량 포집
액화탄산 10년치 판매계약도 마쳐
내년엔 5만톤 규모 추가 증설 돌입
반도체급 초고순도 공급 예정도
20일 전북 군산 SGC에너지 열병합발전소 굴뚝 앞으로 CCU(이산화탄소 포집·활용) 설비인 흡수탑과 재생탑이 위치해 있다. 군산=김경택 기자
[서울경제]

20일 전북 군산 SGC에너지(005090) 열병합 발전소. 흩날리는 눈발을 뚫고 들어서자 평소처럼 하얀 연기를 내뿜고 있는 발전소 굴뚝 앞에 아파트 18층 높이의 거대한 은색 탑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란히 서 있는 두 개의 탑은 최근 상업 가동을 시작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설비로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탄소를 즉각적으로 분리하고 포집하는 역할을 한다.

SGC에너지는 지난 5일부터 대기 중으로 배출했던 이산화탄소를 액화탄산으로 만들어 본격적으로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이병목 SGC에너지 기술담당 전무는 "드라이아이스 용도로 만드는 액화탄산은 이미 10년치 판매 계약을 완료했다"며 "정제 장비를 추가해 반도체급 초고순도 액화탄산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GC에너지는 국내 최대 규모이자 민간 발전사로는 가장 먼저 CCU 설비를 도입해 액화탄산을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탄소중립을 실천하면서 액화탄산 판매 수익과 탄소배출권 수익을 동시에 올릴 수 있는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일찌감치 투자에 나선 덕분이다. SGC에너지는 2021년 말 한국전력공사의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도입하고 지난해 5월에는 설비 구축을 위해 570억 원을 투자했다.

CCU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우선 발전 과정에서 나온 가스를 불순물을 없애는 전처리를 거쳐 흡수탑으로 이동 시킨다. 흡수탑에서는 액체 상태인 흡수제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포집하고 바로 옆에 위치한 재생탑에서 증기로 가열해 고순도의 이산화탄소를 뽑아낸다. 이후 액화 저장설비에서 영하 20도까지 압축·액화하는 과정을 거쳐 순도 99.9% 이상의 액화탄산이 만들어진다. 생산된 액화탄산은 레일처럼 생긴 300m 길이의 배관을 지나 500톤 씩 저장이 가능한 3개의 탱크에 저장하는 식이다.

SGC에너지는 CCU 설비로 하루 300톤, 연간 1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액화탄산으로 만들고 있다. 연간 10만 톤은 승용차 5만 대가 연간 배출하는 탄소량과 동일한 수준이다.

현재 생산하는 액화탄산은 드라이아이스 용도로 쓰이지만 앞으로는 정제설비 등을 추가해 반도체급 초고순도 액화탄산을 공급할 계획이다. 드라이아이스 용도의 액화탄산은 이미 10년 치 선판매가 완료된 상황이다. 이 전무는 “향후 SGC에너지가 생산한 액화탄산은 반도체 세정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도 판매를 확대될 계획”이라며 “조만간 설비 추가 증설을 통해 액화탄산 생산량을 현재보다 50%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증설에 들어가면 현재 10만 톤 수준인 액화탄산 생산 규모는 연간 15만 톤으로 늘어난다.

전북 군산 SGC에너지 열병합발전소 내 CCU설비 중 액화탄산 저장 탱크의 모습. 군=김경택 기자

액화탄산은 조선(용접), 유통(드라이아이스), 식품(탄산음료), 반도체(세정), 농업(성장촉진제)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된다. 경제적 부가가치가 크다는 의미다. 글로벌 이산화탄소 이니셔티브(GCI)는 2030년 CCU 시장 규모를 최대 8370억 달러(약 1090조 원)로 전망했다.

SGC에너지의 CCU 사업 매출은 현재 톤당 30만 원 선인 액화탄산 가격과 톤당 1만 원 선인 탄소배출권 가격을 고려하면 연 31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아직 까지 수익성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향후 탄소배출권 시장 확대와 신사업 등을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박준영 SGC에너지 부회장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약 177만 톤 수준으로 감축해 나갈 계획"이라며 "CCU 기술에 머무르지 않고 에너지 재활용을 통한 다양한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군산=김경택 기자 tae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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