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재미를 찾아 모험 떠나다
모바일 벗어나 콘솔·패키지 등 영역 확대
'P의 거짓' 등 북미·유럽 겨냥 콘텐츠로 인기
이용자 피드백 수렴해 게임 환경 개선 노력도
국내 게임사들이 그동안 치중했던 모바일게임에서 범위를 넓혀서 콘솔, PC게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가면서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그간 해보지 않았던 장르에 진출해 더 폭넓은 이용자 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게임 본연의 재미까지 담아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 같은 국내 게임사들의 다변화 행보는 '재미 없는 국산게임'이라는 국내 이용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북미와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국내 게임사들의 3분기 IR 자료에 의하면 게임사별 해외 매출 비중은 넥슨 37%, 엔씨소프트 35%, 넷마블 85%, 크래프톤 93%, 카카오게임즈 16% 등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크래프톤은 대부분이 아시안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매출로 나타났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콘솔 게임과 패키지 게임으로 영역을 넓히는 게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 '더 파이널스',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평점 사이트에서 9점대를 기록하며 'Must Play'(꼭 해야 하는 게임) 훈장을 받았으며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서 '올해 최고 베스트 게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P의 거짓'은 북미와 유럽시장의 판매 비중이 73%를 기록하며 국산 게임이 북미·유럽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입증해 보였다. 외신이 이 게임을 '올해의 최고 롤플레잉 게임'으로 꼽기도 했다. 넥슨의 '더 파이널스'는 베타 테스트 당시 24만명의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했다. 넥슨은 슈팅 게임을 선호하는 북미 이용자를 잡기 위해 게임 내에 '라스베이거스'를 구현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서 성공한 사례도 있는 반면 실패한 경우도 많다. 가장 많은 PC게임을 선보인 넥슨의 경우 '워헤이븐'과 '베일드 엑스퍼트'가 아픈 손가락이다. '베일드 엑스퍼트'는 2021년 알파 테스트를 거치며 이용자에게 알려진 게임으로, 지난 5월 얼리 액세스(앞서해보기) 형식으로 출시됐으나 지난 14일 7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게임의 흥행과 실패는 당연한 과정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기 시작한 지 3~5년밖에 되지 않은 만큼 실패 속에서 얻는 게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비교해 글로벌 유수의 게임사들은 수년간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 가운데 다양한 장르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게임들이 완성도를 눈에 띄게 높여가고 있고, 시행착오 속에서도 '콘텐츠' 면에서 탄탄한 스토리를 쌓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에 보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이용자를 만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넥슨은 6월 '퍼스트 디센던트'를, 엔씨소프트는 '프로젝트 BSS'와 '배틀크러쉬'를, 넷마블은 '데미스 리본', '칠대죄: 오리진', 'RF 온라인 넥스트'를,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 '인조이' 등을 이용자에게 선보인다.
이들 모두 국내 대표 오프라인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에서 데모 버전을 시연한 게임들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특히 퍼스트 디센던트는 '지스타2022' 출품 이후 PC, 콘솔 이용자들에게 크로스 오픈 베타 테스트를 거쳤는데 넥슨에 따르면 200만명의 글로벌 이용자가 참여해 북미 지역 이용자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콘솔 플랫폼 이용자 비중이 50%에 달했다.
게임사들의 도전이 이어지면서 '정교한 소통'이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많은 게임사들이 정식 출시에 앞서 게임을 일부 공개해 이용자의 피드백을 파악한 후 콘텐츠를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영화가 공개되기 전 흥행 여부를 알 수 없듯이 게임도 정식으로 출시하기 이전에는 게임 이용자에게 성공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 파악하기 힘든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게임을 출시한 후에도 이용자들이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각종 편의성 패치 등을 선보이면서 장르를 처음 접한 이들도 유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테스트에 앞서 미리 설정해 둔 동선이나 사용할 스킬 등에 대해 이용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지 사전에 반응을 파악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면서 "생각치 못한 피드백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피드백일수록 제대로 들여다 보고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드백 중에서는 명확하게 이 부분을 개선해 달라는 것도 많지만 분명하지 않은 것도 있다"며 "게임사들은 수백만명 이상의 반응을 모으고 분류해 정돈한 다음 게임에 녹여낼 수 있을 지 검토하면서 게임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결국 이용자들이 함께 게임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해외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데이브 더 다이버'와 'P의 거짓' 모두 게임을 출시한 후 손을 놓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게임의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이용자들을 위한 편의성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특히 기존 모바일과 온라인 PC 게임의 서비스 노하우를 녹여냄으로써 다른 콘솔 및 패키지 장르작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이러한 행보는 결과적으로 국내 게임 이용자들의 호응으로 이어졌다. 이용자들이 "이런 게임이 성공해야 한다"는 등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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