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입자 애니온 현상·액체 정전기…올해 국내 6대 과학기술 대표 뉴스 선정

“LK-99는 실패한 연구” 대표 뉴스서 탈락

새로운 준입자 애니온 현상 발견과 액체에서 발생하는 정전기 현상을 세계 최초로 정립한 연구 성과가 올해 과학기술 분야 주요 뉴스에 선정됐다. 연구개발(R&D) 예산 삭감도 정책 분야의 주요 뉴스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26일 2023년 6대 과학기술 주력분야 주요 뉴스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작년까지는 10대 뉴스를 선정했지만, 올해는 6대 과학기술 주력 분야별로 10대 뉴스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액체 정전기 현상을 정립한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실렸다./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6대 주력 분야는 이학, 공학, 농수산, 보건의료, 종합, 정책 등이다. 과총은 언론에 발표된 과학기술 뉴스 가운데 과학기술, 산업, 경제 발전 기여도와 과학기술 생태계 혁신 기여도, 과학기술 대중화 기여도를 기준으로 최종 심의를 거쳐 주력분야별 주요 뉴스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분야별 10대 뉴스 중에서는 대표뉴스를 1건씩 선정했다.

이학 분야에서는 심흥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연구팀의 특이 준입자 애니온 현상 발견이 대표 뉴스에 선정됐다. 심 교수 연구팀은 새로운 입자인 가환 애니온의 기본 성질을 이용해 가환 애니온의 존재를 규명했다. 물리학의 난제인 비가환 애니온 발견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공학 분야에서는 액체에서 발생하는 정전기 현상을 세계 최초로 정립한 연구 성과가 대표 뉴스에 선정됐다. 그동안은 고체 물질의 마찰 대전열만 정립돼 있어서 고체와 액체 사이의 정전기 현상에 대한 연구가 쉽지 않았다. 김동성 포스텍 교수 연구팀과 최동휘 경희대 교수 연구팀은 액체의 정전기 현상을 세계 최초로 정립하는데 성공했다.

농수산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밀 ‘스피드 육종’ 기술을 개발한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식량과학원의 연구 성과가 주요 뉴스에 이름을 올렸다. 육종에 저온 처리 기술을 도입해 밀품종 개발 기간을 기존 13년에서 7년으로 단축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장과 이승표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제세동기의 단점을 보완한 신기술을 개발한 뉴스가 대표 뉴스로 선정됐다. 이 기술은 부정맥 발생 부위를 최소 충격으로 치료할 수 있는 다채널 전기 자극 어레이로 동물 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종합 분야에서는 한국이 남극해 해양생물 보존 관리를 선도하는 뉴스가 선정됐다. 한국은 남극 조업규범을 가장 잘 준수한 국가로 선정됐다.

정책 분야에서는 내년도 정부 R&D 예산 삭감이 대표 뉴스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도 R&D 예산을 올해보다 3조4000억원 삭감하면서 시작된 논쟁이 4개월 가까이 이어졌다. 결국 국회에서 일부 예산 삭감이 철회되면서 당초 정부안보다 6000억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예산 삭감액이 조정됐다.

다양한 뉴스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LK-99′는 올해 과학기술 대표 뉴스에 선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과총 관계자는 “분야별로 위원회에서 우수한 연구 성과를 위주로 선정하다 보니 과학자들 입장에서 (LK-99는) 성공하지 못한 연구로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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