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출산?… 결혼해도 애 안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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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혼 남녀의 비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남자는 '결혼자금부족'이 35.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결혼과 일을 잘하기 어려워서(15.2%)', '출산과 양육이 부담(9.3%)' 순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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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혼 남녀의 비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혼자 비율도 30% 남짓에 그쳤다.
통계청은 26일 '저출산 통계지표' 중 주요 지표(안)을 통계청 지표누리를 통해 공개했다. 이 통계지표는 저출산과 관련된 현황과 정책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지표로, 출생아 수나 혼인건수와 같은 정량적 지표 뿐만 아니라 자녀·결혼에 대한 견해 등 정성적 지표까지 망라한 것이다.
저출산 통계지표 체계는 △출산력, 혼인력 등 출산현황 △결혼·출산의 선행조건인 양육·돌봄 등 결정요인 △출산현황과 결정요인에 영향을 주는 가족정책 등 3개 영역과 11개 분야의 세부 지표로 구성된다.
공개된 지표에 따르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은 2000년 29.28세에서 2022년 33.72세로 상승했고, 여성도 같은 기간 26.49세에서 31.26세로 올라갔다. 혼인건수는 꾸준히 줄어 2000년 33만2090건에서 2022년 19만 1690건으로 감소했다.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결혼에 대한 견해'를 묻는 조사에서는 '해야한다'는 응답이 2년 전(32.7%)보다 2.2%포인트 감소한 30.6%에 그쳤다.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응답이 전체의 57.0%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6.0%였다.'결혼을 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선 미혼자의 9.9%만이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36.8%인 '약간 동의'를 합쳐도 46.7%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약간 반대'가 34.4%였고, '전적으로 반대'가 18.9%로 과반이 넘었다.
'결혼하지 않는 이유'는 남녀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미혼 남자는 '결혼자금부족'이 35.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결혼과 일을 잘하기 어려워서(15.2%)', '출산과 양육이 부담(9.3%)' 순으로 조사됐다. 미혼 여자는 '결혼과 일을 잘하기 어려워서(23.3%)'가 가장 높았고, 이어 '결혼자금부족(22.0%)'과 '출산과 양육이 부담(12.5%)' 순이었다.
남성의 경우 경제적인 문제가 결혼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주로 작용하고, 여성은 가정과 일의 병행이 어려운 부분을 주된 미혼 이유로 꼽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별 가사노동시간과 육아시간은 여전히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기준 여자는 매일 193분을, 남자는 56분을 가사노동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전인 1999년에는 여자는 매일 235분, 남자는 33분을 가사노동에 투입했다. 격차가 202분에서 137분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성별 간 차이가 컸다. 육아시간도 여성이 190분, 남성이 61분으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번에 '저출산 통계지표' 주요 지표(안)을 우선 제공하는 것은 우리나라 저출산과 인구 감소의 시급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관련 부처의 시의성 있는 정책 추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이형일 통계청장은 "내년 완성되는 저출산 통계지표 체계를 위해 현재 가용 가능한 통계자료와 데이터를 검토 중이며, 저출산과 인구위기 대응 정책의 실질적 자료제공이 가능한 지표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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