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팬들의 소원이 이정후의 개성 발휘라고? 왜 그렇게 간절할까, 다 이유가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과감한 전력 보강을 천명해 2023-2024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의 주인공 중 하나로 떠오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정후(25) 영입으로 힘찬 시동을 걸었다. 다만 아직 그 뒤의 추가적인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지구 라이벌이자 타도의 대상인 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라는 거물을 모두 쓸어 담으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확보된 사실상의 유일한 값어치있는 ‘현금’인 이정후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정후에 각별한 공을 들인 끝에 결국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라는 거액의 베팅해 유니폼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키움에 줘야 할 약 1800만 달러 상당의 포스팅 금액까지 합치면 총액이 1억3000만 달러를 넘어간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어린 시절부터 관심 있게 지켜본 대표적인 팀이다. 특히 몇몇 국제 대회에서 이정후가 당찬 타격을 선보이자 스카우팅 리포트를 더 구체적으로 작성하기 시작했고,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성장하고 성공하는 장면을 모두 눈에 담았다. 이정후가 올해 발목 부상으로 시즌 후반기 대부분을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구단 고위 관계자들이 고척돔을 찾아 계속해서 관찰하는 것은 인상적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시작부터 이정후에 대한 관심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들어갔다. 올해까지 샌디에이고의 감독직을 역임하며 그간 아시아 선수들과 폭넓은 유대 및 교류를 쌓아온 밥 멜빈 신임 감독 또한 아시아 선수들과 소통을 장담하며 이정후를 지목한 듯한 인상을 남기기까지 했다. 결국 예상을 훌쩍 뛰어 넘은 1억1300만 달러에 이정후를 품에 안았다.
팬들의 기대가 커지는 건 당연하다. 이정후는 아직 미지의 선수이지만, KBO리그 정상급 선수인데다 가장 근래에 열린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국제 무대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여기에 샌프란시스코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요소들을 두루 갖춘 데다 또 젊기까지도 하다. 샌프란시스코도 적극적인 이정후 마케팅을 벌일 기세다. 현시점까지, 샌프란시스코 오프시즌의 주인공인 단연 이정후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도 성탄절을 맞이한 25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각 구단 팬들의 소망’이라는 칼럼을 통해 이정후에 대한 기대치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소망으로 ‘이정후가 팀에 개성을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MLB.com은 ‘이정후가 스타인지 아닌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색이 뚜렷하지 않았던 샌프란시스코가 바라던 선수임은 분명하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원하는 경기력과 개성을 갖춘 선수’라고 조명했다.
그렇다면 MLB.com이 말하는 이정후의 개성은 무엇일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이정후가 중견수 포지션에서도 리그 평균 이상의 기량을 낼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한다. 주력은 평범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정후가 가장 빛날 수 있는 지점은 역시 타격이다. 이정후는 KBO리그 통산 884경기에서 타율 0.340, 출루율 0.407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2021년은 타율 0.360, 2022년은 0.349를 기록하는 등 이제 타격에서도 전성기를 활짝 열어 젖힌 모습이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부문 사장 또한 지난 15일 입단식 당시 “콘택트 능력을 갖춘 선수가 필요했다. 메이저리그가 최근 추구하는 야구 스타일이기도 하다”면서 이정후의 영입 배경으로 콘택트라는 절대적인 가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자이디 단장은 이정후가 상대 투수의 구종을 빨리 알아채는 좋은 눈까지 갖추고 있다면서 “특별한 기술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분명히 통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에 얼마나 필요한 색깔을 가지고 있을까. 데이터를 보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지점이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콘택트가 떨어지고, 출루율도 떨어지고, 게다가 발도 느린 팀이었다. 이정후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정후 홀로 팀의 색깔을 다 바꿀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하나의 기둥이 될 만한 선수를 영입한 것은 확실하다.
샌프란시스코는 타격의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하며 초라한 성적을 받아들였고, 결국 게이브 케플러 감독이 경질되는 아픔을 맛봤다. 그 원흉 중 하나는 좀처럼 터지지 않는 타격이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올해 팀 타율은 0.235, 팀 출루율은 0.312에 불과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팀 OPS는 0.695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26위,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꼴찌였다. 지독하게 못 치는 팀이었다.
여기에 중견수를 본 선수들의 수비력도 평균 이하였고, 그렇다고 잘 뛰는 팀도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 중견수들의 올해 타율은 0.233, 출루율은 0.303, OPS는 0.666에 그쳤다. 아무리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이라고 해도 리그 24위의 중견수 OPS였다. 출루율이 갓 3할을 넘기는 수준이라는 점도 처참했다.
좌타자들의 수준도 떨어졌다. 올해 샌프란시스코 좌타자들의 합산 타율은 0.225, 출루율은 0.317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좌타자 OPS가 0.691인데 이는 메이저리그 26위였고 역시 내셔널리그 꼴찌였다. 이에 샌프란시스코는 콘택트 능력을 갖춘 중견수를 찾았고, 이왕이면 좌타자면 더 좋다는 생각이었다. 이정후는 그에 딱 맞는 선수이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가 괜히 MVP 출신 타자인 코디 벨린저를 제치고 이정후를 선택한 건 아니었다.
확실한 주전 선수들이 많은 팀도 아니다. 타격이 안 되다보니 여러 선수를 실험했고, 그 실험들이 상당수 실패로 끝나며 타선 리빌딩이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2021년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는 단 2명, 2022년은 3명이었고 올해도 3명(라몬테 웨이드 주니어, J.D 데이비스, 타이로 에스트라다)에 머물렀다. 올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최고 타율 타자는 에스트라다였는데 3할에 한참 못 미치는 0.271에 불과했다. 에스트라다는 지난해에도 팀 최고 타율 타자였으나 0.260으로 ‘팀 리딩히터’라는 표현이 무색했다.
확실한 거포는 없지만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은 꽤 되는 샌프란시스코다. 올해 팀 최다 홈런의 주인공인 윌머 플로레스(23개)를 비롯해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선수가 8명에 이른다. 그러나 죄다 타율과 출루율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고, 보다 못한 샌프란시스코가 이번 오프시즌에 건진 선수가 바로 이정후다. 이정후로서는 2할 후반대 타율만 기록해도 그간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느끼지 못했던 ‘콘택트 히터’로서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으니 나쁜 환경은 아니다.
컴퓨터들도 이정후가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점친다. 대표적인 컴퓨터 통계 프로젝션인 ‘스티머’는 이정후가 내년 476타수에서 타율 0.282, 출루율 0.342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타율 대비 출루율이 다소 낮은 편에 속하지만, 그래도 0.280 이상의 타율이 기대대로 나온다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없던 타자가 하나 생겨나는 셈이다. 조정 OPS(OPS+)는 108로 리그 평균보다 소폭 높을 것으로 봤고, 예상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2.2로 연간 1800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후가 이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샌프란시스코의 투자는 성공적으로 시작될 수 있고, 이정후도 메이저리그 연착륙과 4년 뒤 옵트아웃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이정후의 색깔이 샌프란시스코를 변신시킬 수 있을지, MLB.com의 말대로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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