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과도한 경쟁시스템이 저출산 원인이면 고칠 것”

김현빈 2023. 12. 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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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교육을 비롯한 모든 과도한 경쟁시스템이 저출산의 직접적 원인이라면 이를 고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바람직한 교육정책과 돌봄정책, 복지정책, 주거정책, 고용정책은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서 "좋은 정책을 다 모은다고 해서 저출산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20년 이상 경험을 통해 국민 모두가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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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국무회의 주재... "엄중 인식하고 다른 차원 고민해야"
통계청 11월 고용률, 실업률 언급...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5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교육을 비롯한 모든 과도한 경쟁시스템이 저출산의 직접적 원인이라면 이를 고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한 각오”로 저출산 문제 해법을 주문하면서 한 발언으로, 저출산 문제 극복이 내년에도 국가의 당면 과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해야 한다"고 언급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5회 국무회의에서 “저출산 문제는 우리가 상황을 더욱 엄중하게 인식하고 원인과 대책에 대해서 그동안과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해야 한다"면서 저출산 문제를 주요 화두로 꺼냈다.

윤 대통령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저출산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바람직한 교육정책과 돌봄정책, 복지정책, 주거정책, 고용정책은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서 "좋은 정책을 다 모은다고 해서 저출산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20년 이상 경험을 통해 국민 모두가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산에 대한 인센티브가 확실한 저출산 대책이 되기 위해서는 보편적 지원뿐 아니라 실증적 분석을 통해 꼭 필요한 것을 찾아내 확실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과도한 경쟁시스템을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과도한 입시 경쟁 풍토와 이에 따른 사교육비 부담이 아이를 낳고 기르기 힘든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어서다. 현 정부 들어 킬러 문항 배제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일부 현실화됐지만, 과열 경쟁체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9회 대한민국 공무원상 시상식에서 권문경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해양수산연구원과 배우자에게 대통령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새로운 천안함 국민과 응원

윤 대통령은 민생 보듬기 정책의 지속 방침도 천명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은퇴한 고령자들이 소득감소에도 건강보험료가 늘거나, 재산과 자동차에 부과된 과도한 보험료 등을 사례로 들며, 보건복지부 등 해당 부처에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올해 첫 국무회의에서 약속했던 3대(연금·노동·교육) 개혁에 대해선 완수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의료 개혁과 관련해서 “의사 정원 확대와 의료사고 처리시스템 합리화, 공정한 보상체계 확립 등을 포함한 큰 틀의 방향은 마련됐다”며 연초 정부 발표를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13년 만에 배치된 새 천안함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더 강해진 천안함이 압도적인 힘에 의한 평화를 만드는 선봉장이 될 것”이라며 “새롭게 태어난 천안함의 장병들이 함정 안에 천안함 46용사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새기며 전투의지를 다졌다. 새로운 천안함의 장병들을 국민들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경기 평택의 해군 2함대사령부 항구에 13년 만에 배치된 신형 천안함은 과거 초계함이 아닌 호위함으로 탈바꿈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세종시 국립박물관단지에서 열린 국립어린이박물관 개관식에서 어린이들에게 목도리를 둘러주고 있다. 서재훈 기자

대내외 경제 수치 언급... "역대 정부 비해 높은 고용률과 낮은 실업률"

윤 대통령은 경제 부문과 관련해선 "올 한 해 우리는 고금리와 고물가, 보호무역주의와 공급망 분절 등 전례 없는 글로벌 복합위기를 헤쳐왔다"며 경제 지표를 국무위원들과 공유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와 달리 우리 정부는 민간의 활력을 바탕으로 시장경제 원칙과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한 결과"라고 평가하며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1월 기준 15~64세 고용률이 1989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인 69.6%, 실업률 역시 역대 최저치인 2.3%를 기록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정부의 노동정책을 언급하며 "파업으로 인한 근로 손실 일수가 역대 어느 정권보다 평균 3분의 1 수준 정도로 뚜렷하게 감소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키웠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해서는 ‘한일관계 개선’ ‘한미일 북한 핵대응 체계 구축’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동맹’ ‘중동 지역 경협 확대’ 등을 언급하며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는 국민의 경제적 자유를 확대하고 후생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를 존중하는 국가들과 강력히 연대하고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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